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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Cho Feb 03. 2024

자는 모습은 참 예뻐요

토리가 나한테 와서 행복한지 궁금하단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오늘 자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리저리 넓은 침대를 오가며 편하게

자는 모습을 보니 다른 건 모르겠지만

이 순간만큼은 어느 구누 못지않게 편하고

행복해 보였다.

굿모닝 잘 잤오?

토리는 사람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길에서나,

애견카페에서 강아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사랑(?)을 많이 받는다. 그런 모습을

보는 내 마음도 참 감사하다, 입양을 하면서

토리가 지난 상처로 사람에 대해 마음의

문을 안 열거나 내가 알 수 없는 트라우마로

힘들어하면 어떡할까 걱정을 했었는데

아직까지 크게 눈에 띄는 이상행동은 없어

다행이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산책 때

이유 없이(?) 갑자기 는 게 문제 이긴

하다, 토리 나름대로는 이유가 있겠지만 지금

까지 내가 봐온 바로는 밖에 나온 게 좋아서,

흥분해서 그런 거 같긴 한데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겐 민폐일 거 같다.

또 한가진 다른 강아지를 보면 따라가려고

하고 더 크게 는다. 그렇다고 입질을 하거나

그런 건 아니고 만나면 좋아하는데 너무

들이대는 게 약간 문제라면 문제 이다...

물론 다 내 기준에서 이지만 좀 더 매너 있게

다가가 천천히 하면 좋겠지만 토리는

큰 개한테도 겁도 없이 사정없이 들이대서

내가 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아무튼 나는 시간 될 때마다 토리와 함께

토리가 좋아할 거 같은 곳을 찾아다니는데,

생각해 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도 산책이고,

이전에 토리 없이도 혼자서 한적한 산이나

둘레길을 많이 다니면서, 내가 혼자 오면서도

좋아서 누구와 함께 와야겠단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런 곳을 토리와 같이 오니

좋았던 곳이 더 행복해지면서 나름

뿌듯함마저 들었다. 그리고 강아지도 새로운

곳을 가게 되면 그 어느 때보다 코를 더 벌렁

거리면서 쉼 없이 냄새 맡고 뛰어다니는

걸 보면 나오길 잘했다란 생각을 하게 된다.

땅에서 코를 떼질 않는다..

그런데 문제라면 산책을 가면서 어디까지만

둘러보고 와야겠단 생각을 하면서 가는데,

내가 생각한 것보다 많이 걷고 오다 보니 집에

오면 아픈 다리가 더 아픈 게 문제이다.


거기다 집에 와서도 발도 닦고,  말리고

간단한 음식이라도 따뜻하게 만들어 주다 보니

잠시 아픈 다리를 쉴 시간이 없다. 만약 토리가

사람이라면 '다리 아프니까 좀 쉬었다

하자'라고 말을 하고 좀 쉬면 좋겠지만

산책하고 와서 시커먼 발로 계속 있게

할 수가 없어 바쁘게 움직이게 된다.

그리고 토리도 이 루틴이 익숙해서

이제 내가 주방 앞에 있으면 그 자릴

떠나지 않는다, 그래서 잠시라도  수가 없다.


그래서 요즘엔 이전엔 냉장고에  없던 채소와

두부,  닭가슴살은 늘 쟁여놓게 되고,

마지막 한 개가 남게 되면 그 한 개는 토리몫이

된다. 산책 후 나도 마지막 한 개 남은 닭가슴살

먹고 싶었지만 토리에게 양보하고 나는

시리얼을 먹는... 그런 상황... 말이다.

하지만 엄마들이 자식이 먹는 모습만 봐도

행복하단 말을  하듯이 나도 토리가

찹찹되면서 그릇까지 먹을 기새로 먹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말이 어떤 느낌인지 실감이 된다.

노른자는 안좋다고해서 흰자만 준비해봤어^^

토리 때문에 힘들 때도 있고, 산책 때마다 짓고

다른 강아지들 만날 때마다 날뛰면 그게 좀

나한텐 버거워서 화가 올라올 때도 있지만

또 토리가 편하게 자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오늘 내가 양보한 닭가슴살 한 조각, 늘

예상보다 많이 하는 산책이 나쁘진

않았구나란 생각을 하게 된다.


산책 시간이나 장소, 먹는 것도 모든 게 내가

선택해서 하는 건데 그걸 갖고 토리한테

섭섭해하거나 화낼 일은 아니지만 산책 때

만큼은 부족한 인간이다 보니 가끔 화가 나서

당장 집에 가서 로켓배송으로 목줄을 사야겠단

생각을 하면서도 아직까지 목줄하나 없는

모자란 견주이다, 늘 그래서 토리는 옷등에

달린 리드줄만 믿고 오늘 산책 때도 날뛸 거

같은데 하나 사야 할 거 같긴 하다...


토리야 엄마 초큼 힘들어,  그러니깐 말 좀

잘 들으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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