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토리와 같이 잠을 자다 보니
토리 뒤척임에 새벽에 잠을 깰 때가
종종 있다.
모든 강아지들이 다 그런지 모르겠지만,
토리는 간혹 자다 일어나서 혼자 우두커니
앉아 있을 때가 있다.
그러면 나는 토리한테 '잘 자'라고
얘기를 해주면서 등을 쓰다듬어 주면
이내 눕기 때문에 이렇게 잘 자란 말을
해주기 위해 일부러 나도 일어나
토리 등을 만져준다. 그러다 보면
나는 그 시간 이후로 잠을 한숨도 못 자고
그대로 출근하는 날도 있고, 어떤 날은
운 좋게 잠시 잠을 깬 후에 다시 잠이 오면
좀 더 잠을 자다가 출근을 하기도 한다.
이런 일이 일주일에 2~3회 있고, 토리가
깨는 시간이 새벽 1~2시 사이이다.
그래서 이런 일이 연달아 계속되면서
부족한 수면 탓인지 내 입술이 부르텄다.
내가 피곤하면 제일 먼저 몸에서 보내는
적신호이다.
그런데 나는 토리 뒤척임에 눈을 뜨게 되면,
안 일어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내가 등을
만 저주면 토리가 금방 잠들 걸 알기 때문이다.
사실 토리는 내가 출근하면 집에서 푹 자면
될 테지만, 이렇게라도 함께 하고 싶다...
또 자는 토리 얼굴에 귀를 갖다 되고,
숨소리는 고른지 온몸을 살살 마사지를
하면서 어느 부분에서 특별히 아이(?)가
놀라거나 하는 곳은 없는지를 살핀다.
나름 마사지를 가장한 문진을 하는 거다.
토리랑 지내면서 어디 아플 때 표현을 못하는 게
가장 아쉽고, 답답한 부분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토리 몸 구석구석을 살핀다.
정말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는 사람이상의
유대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거 같다.
어쩌다 이렇게 빠르게 우리는 한 가족이
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나의 감정에
가끔 나 자신도 놀랍기도 하다.
토리는 소형견이라 그런지 사람품을
참 좋아한다. 퇴근하고 오면 품에
안겨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 때 보면
하루의 피로가 싹 날아갈 정도이다,
물론 퇴근하고 오자마자 바로 산책을
나가야 하긴 하지만 세상 어느 누가 나를
이리 반겨줄까 싶을 정도로 반기는
모습을 눈에 담고 또 담아도 따뜻하다.
토리를 입양하고 한 해가 지나니,
토리도 한 살 더 먹겠단 생각이 들고
나는 또 유기견인 토리 나이를 알 수없으니
갑자기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강아지의 나이는 사람의 나이보다
짧으니 더 많이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하는 것이 또 안타깝고, 아쉽기도 하다.
동물, 특히 강아지는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확실히 인지하는 거 같다.
주인이 나는 물론이거니와 그래도
자주 만나는 언니들을 잘 따른다.
어떨 땐 내가 있는데도 언니 앞에
가서 엉덩이를 데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 기특하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하다.
토리가 한 살 한 살 더 먹고, 그러다
어느 때는 지금보다 힘이 좀 달릴 수도 있겠지만,
(아직 그런 모습은 상상도 안되지만..)
자연의 섭리이고, 그때 나도 그만큼 나이를
먹을 테니 같이 늙어간단 마음으로 서로의
그런 모습도 편안히 받아들여야겠다.
토리야 이제 곧 설날이고, 우리 이제
진짜 한 살 더 먹는 거야, 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니 크게 신경은 안 써도 돼~~
재작년 추운 겨울에 널 만나 우리
작년에 아름다운 벚꽃길을 따라 산책도
하고 했었지? 올 해는 좀 더 예쁜 곳에서
더 멋진 추억 많이 만들자~!
토리여서 좋고, 내가 너의 주인이어서
고맙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