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 자연 처방전
주말이면 늘 자연의 품으로 가고 싶었다.
자연이 주는 푸르름과 생명력,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생기가 나를 끌었다.
도심이 주는 매력도 있지만, 내가 원하는 생기와 따스한 숨결은 자연 안에서만 느낄 수 있었다.
넓은 들판과 나무, 다양한 식물과 곤충이 어우러진 자연 속에서 느리고 여유롭게 천천히 흘러가는 하루가 좋았다. 마음껏 뛰논 아이들의 꾀죄죄한 모습, 땀에 젖은 머리와 새빨개진 볼은 사랑스럽고 충만함을 느끼게 했다. 하루 종일 좋아하는 곤충을 관찰하고, 채집하고, 먹이를 주다가 풀잎, 꽃잎, 돌멩이 몇 개로 소꿉놀이를 하며 꺄르르 웃는 모습은 행복감을 주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저절로 “아, 좋다. 편안해. 평온해. 내가 너무나 원했던 시간이야”라는 말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사실 남편과 나는 오랫동안 공존하는 취미가 없었다.
취향, 가치관, 생각, 성향, 모든 것이 달라서 각자가 추구하는 길을 걷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최근에는 남편과 나의 공통된 접점이 생겼다.
‘자연.’
원래는 자연에 큰 감흥이 없던 남편인데, 근래 들어 자연의 품을 찾기 시작했다. 매일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근처 황톳길에서 맨발 걷기를 한다고 한다. 예전에는 잘 느끼지 못했던 자연의 매력을 이제는 마음으로 느끼게 됐단다. 내가 자연을 노래할 때마다, 남편은 ‘날씨가 덥다, 춥다, 실내가 좋다’며 집이나 편안한 키즈카페를 선호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도 나와 같은 마음을 품게 된 것이다.
지지난주에는 함께 황톳길에서 맨발 걷기를 하고,
지난주에는 가족 모두 첫 등산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힘들어, 포기하고 싶어.”라던 둘째 아이도 조금씩 산을 오르며 자연의 품에 스며들었는지 “끝까지 가볼래.”라며 날다람쥐처럼 앞장섰다. 사람이 많아 중간에 내려가자는 남편의 말에 아이들은 “정상에 갈 거야.”를 외쳤고, “여기까지 왔는데 정상은 가보자.”는 나의 말에 힘을 얻어 결국 우리 모두 정상에 올랐다.
밧줄을 잡고 험난한 구간도 있었지만, 위에서 손을 내밀어 주고, 아래에서 손을 잡아주는 어른을 마주하며 첫째 아이는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어.”라는 마음을 자연과 사람을 통해 배웠다.
산에서 먹는 도시락은 꿀맛이었고, 다 함께 새빨개진 얼굴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행복을 만끽했다.
아이들은 자연이 주는 따스한 품을 온몸으로 깊이 받아들였다.
남편도 “이렇게 다 같이 나오니 좋네. 아이들도 좋아하고”라며 새로운 경험을 나눴다.
나 역시 평소 좋아하는 산을 가족과 함께 오르며 자연의 부드러운 온기를 마음으로, 몸으로 흠뻑 적셨다.
배고픈 상태로 내려와 먹는 밥은 꿀맛이었고, 밥을 먹고 아이들은 정상에 또 가자며 대단한 체력을 뽐냈다.
힘든 순간, 불평과 불만이 나오는 순간, 내 뜻대로 되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 순간들을 마주했지만, 한 발 한 발 현실에 내가 할 수 있는 걸음을 걸으며 아이들은 그 시간을 헤쳐나가는 법을 배웠다. 먼저 가라며 배려해 주고, 무서운 순간 손을 잡아주는 어른을 보며 서로 따스한 마음을 나누는 순간도 경험했다. 평온하고 고요한, 자연의 품에서 모든 순간이 값지고 감사하다는 것을 느꼈다.
서로를 더 안아주고받아주며 평온함이 어우러진 시간을 자연 안에서 쌓아갔다.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법을,
남편은 마음을 열고 함께 하는 시간을,
나는 있는 그대로 우리가 걷는 행복을 느끼며 그렇게 위로를 받았다.
자연의 품에서
자연의 곁에서
서로를 품고 사랑하며
같은 길을 걷는 우리가 더욱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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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9년 만의 남편의 사진 실력이 늘었다.!
나날이 서로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는 것도 하나의 행복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