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제이 Mar 27. 2023

강사는 어떻게 해야 할 수 있나요?


"선생님, 저기... 강사는 어떻게 해야 할 수 있는 건가요?"


강연을 시작한 뒤로 꽤 자주 받는 질문이다.

어떤 이들은 그저 생소한 직업에 가벼운 호기심으로 질문을 던지지만, 또 어떤 이들은 '이런 걸 물어봐도 되는 건가.'하는 고민을 수도 없이 거친 뒤에 떨리는 마음을 간신히 억누르며 말을 건넨다. 목소리가 떨리고 손에는 힘이 꽉 들어간 채로.


나에겐 여섯 가지 직업이 있다.


교육콘텐츠 회사 대표

학원 운영자

입시컨설턴트

자녀교육서 작가

웹소설 작가

진로진학 강사(강연자)


하지만 이 중에 유독 직업 자체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웹소설 작가와 강사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 두 직업은 공통점이 있다.


첫째. 많이들 한다고는 하는데 내 주변에선 본 적이 없다.

둘째. 인터넷에 검색을 해 봐도 딱히 되는 방법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다.


특정 자격증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필수 경험이 필요한 것도 아닌 두 직업은 '대충 뭘 하는 지는 알겠는데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는' 직업인 셈이다.

하지만 나는 강사만큼 심플한 직업이 세상에 또 있을까 싶다.


강사가 되는 법?


간단하다.

강의를 팔면 된다.


강사는 강의를 파는 사람이지 않나.

그러니 강의를 팔 수 있다면 이미 모든 준비는 끝이 난 셈이다.

이후에는 그저 기술적인 테크닉 -예를 들어 기관 강의 제안받는 법, 강의 계획서 쓰는 법, 강의 잘 하는 법, 온라인 강의 론칭하는 법, 교안 작성법 등- 이 필요할 뿐이며, 이는 일단 시작한 뒤, 하나씩 배워가며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을 팔 수 있느냐.'하는 것이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내가 팔 수 있는 강의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한들, 청중이나 기관이 찾지 않는 주제라면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것이고, 내가 팔 수 있는 강의가 조금 부족하고 어설퍼도 사람들이 갈급하게 찾는 주제라면 순식간에 유명 강사가 되어 전국을 무대로 종횡무진 달릴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강사가 되고 싶다.'며 조언을 구하는 이들에게 다시 하나를 되묻는다.

'무엇을 팔고 싶으세요?'라고.


이 때 대답은 크게 두 가지로 갈렸다.


- 원대하고 막연한 꿈(평화, 사랑...)을 이야기하며 말이 맺어지질 못하고 계속 이어지지 않는 대답

- 조금 식상하고 사소할지라도 명확하게 한 문장으로 끝나는 대답.


누가 강사가 될 확률이 비교적 높을까?

당연히 후자다.


자, 당신이 강연 섭외 담당자라고 상상해 보자.

자신의 강의를 한 문장으로 설명하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강의를 맡길 수 있겠는가?


여기서 잠깐!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직업을 "누군가의 필요를 대신 해결해주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그의 정의대로 직업을 살펴보자면 의사는 아픈 이의 고통을 해결해줌으로서 돈을 받는 것이고, 요리사는 배고픔과 미식의 욕구를 해결해주는 사람인 셈이다.


당신은 청중의 어떤 필요를 대신 해결해 줄 수 있는가?

이에 대한 답을 내렸다면, 그것이 바로 당신의 강의 주제가 될 것이다.


강의 주제가 해결되었다면 강사가 되기 위한 준비 중 절반은 끝이 난 셈이다.

이제부터 남은 건 실전이다.


앞으로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