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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명 사회, 당신의 이름을 갖고 싶다면 가져야 할 습관

by 이완

감정을 다루는 습관은 삶을 바꿉니다. 의지가 아닌 감정으로 습관을 만듭니다. _이완



30대 대기업 직장인도 희망퇴직 하는 요즘

<업종불문 '희망퇴직 칼바람'... 20개 그룹 중 8곳 인력 구조조정> 24년 11월 29일, 한국경제 기사 제목이다. 올해 희망퇴직을 경험한 터라, 아직 그때 느꼈던 아픔과 당혹스러움이 생생하다. 회사 생활이 아직 10년 차가 되지 않은 30대 중반 또래 모임에도 조금씩 희망퇴직 이야기가 나온다. 희망퇴직 통보를 받고 고민하고 있는 친구들도 몇 있다. 어떤 사람들은 30대의 희망퇴직은 이직 보너스 아니냐고 말하지만, 실제로 희망퇴직 대상자가 되면 막막하다. 생각보다 취업 시장은 만만치 않고, 기존 회사보다 나은 곳을 찾다 보면 선택권은 줄어든다. 희망퇴직 대상자가 되어, 여러 절차를 밟으며 배신감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대기업만 들어가면, 인생의 대부분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았지만 세상이 바뀌어 버린 듯했다. 더 이상 대기업도 나를 보호해 줄 수 없는 세상에서, 그동안 취업만 답으로 생각했던 내가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고 무서웠다.


지속적으로 불릴 내 이름을 얻기 위해선, 생산자가 되어야 한다.

시대의 마음을 캐는 마인드 마이너(mind miner) 송길영 작가는 최근 2개의 책을 냈다. 시대예보라는 타이틀 아래, 첫 번째 책은 '핵개인의 시대' 두 번째 책은 '호명 사회'다. 시대에 변화에 나타난 사회의 모습과 그 속에서 개인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분석과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회사가 더 이상 개인을 지켜주지 않으며, 또 개인은 회사의 보호를 기대할 필요가 없어지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한다. 그동안 회사 명함을 얻기 위해 스펙을 쌓고, 지원서를 내고, 인적성과 면접을 통과해, 인턴과 계약직을 겪은 우리에겐 좀 당황스러운 변화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변화는 시작되었고, 기술의 변화와 직장의 유동성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에게도 변화에 적응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변화에 미리 대응하지 않으면 갑작스럽게 찾아온 희망퇴직 통보처럼 당장 내일이 걱정되는 상황이 닥칠지 모른다. 회사 없이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이 나를 불러줄 이름을 만들어야 한다. 자신의 고유한 자질과 재능을 파악하고, 지속 가능한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송길영 작가는 호명 사회 내 이름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에 대해 2가지 질문을 던지기를 권한다.


1. 나는 어떤 자기다움을 추구하는가?

2. 나의 자기다움은 타인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


지금까지는 회사 명함으로 내 가치를 인정받았다면, 이젠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어진 명함이 필요하다. 회사에 입사하려 겪었던 수많은 과정처럼, 새로운 명함을 얻기 위해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 새로운 명함에는 정해진 과정과 답이 없다. 언제까지 서류를 내고 누가 면접을 보는지 알 수가 없다. 필요한 서류나 방법이 하나도 정해지지 않았다. 방법을 찾기 위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우린 콘텐츠 생산자가 되어야 한다.


진짜는 시간으로 증명되고, 시간은 습관으로 쌓인다.

회사에 기댈 수 없다면, 빠른 경제적 자유를 찾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월 1,000만 원 벌기라는 키워드로 수많은 기술과 강의가 넘쳐난다. 하지만 그런 방법들이 지속적인 경제적 부를 장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기업들 역시 흐름에 뒤쳐져 힘겨워한다. 개인이 얻은 돈이 되는 스킬이 시장에서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기술이 지속되더라도, 그 스킬을 아는 사람이 늘어나면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경쟁에 이길 수 있다면 경제적 자유를 얻을 가능성이 있지만, 지속적인 방법을 위해서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는 콘텐츠 소비의 전문가다. 오랜 시간 다양한 콘텐츠를 봤다. 몇 장면만 딱 봐도 스토리와 작품의 느낌을 안다. 콘텐츠를 보고 평가도 한다. 전문가인 당신이 어떤 콘텐츠를 보게 되는지 질문을 던지면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나의 경우 콘텐츠 제작자가 정말 그 주제에 대해 진심인지가 중요하다. 나는 노홍철의 책, 예능, 유튜브 콘텐츠를 좋아한다. 초기 노홍철의 유튜브 콘텐츠는 아주 짧고, 녹음이 잘 되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없었다. 그의 라이브스타일이 진짜임을 알기에 재밌게 봤다. 그의 지난 시간들을 옆에서 보며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누군가에 진짜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시간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래 지속하기 위해서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그 과정 자체가 나만의 스토리가 될 것이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이제라도 꾸준히 무언가를 쌓아야 한다. 시간을 쌓는데 습관만큼 좋은 것은 없다. 내가 매일 글을 쓰고 있는 이유다.


빠니보틀은 29세 백수에게 어떻게든 살 길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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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니보틀은 200만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여행 유튜버다.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전재산 2,000만 원을 들고 여행에 떠났다. 한 달에 100만 원만 소비하기로 결심했고, 구독자 1,000명을 모으지 못하면 다시 직장인의 삶으로 돌아가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나이가 33살이다. 33살에 직업을 그만두고, 그는 유튜브에 자신의 여행 기록을 올렸다. 처음에는 반응이 없었지만 한 달 뒤 한 콘텐츠가 뜨면서 구독자 8만 명 달성했다.

그는 자신이 롤모델이라는 구독자에게, 어떻게든 살 길은 있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가 했던 말 중에서도 한국에는 정해진 답이 있어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에 두려움이 많아진다는 말에 깊게 공감했다. 희망퇴직 후 이직을 하는 것조차도 큰 두려움이었다. 하지만 그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고 많았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행으로 자신만의 이름을 만들어냈다. 그는 어떻게든 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 나이가 얼마든 중요하지 않다.


매일 쓰는 습관

당신도 호명 사회에 자신만의 이름을 갖고 싶다면, 매일 30분 무엇이든지 만들어서 공유하길 권한다. 나는 매일 글을 쓴다. 누군가에게 나처럼 글을 쓰라고 조언할 정도로 무엇도 이룬 것은 없다. 다만 성과가 보이지 않아도 이 과정을 계속하는 것은 이 습관의 반복이 분명 내가 원하는 길로 도달할 것이란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 확신은 퍼스널 브랜딩을 공부하며 얻었다. 여러 퍼스널 브랜딩 책을 읽으면서도 모호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건지 알 수 없었다. 한 책에서 그 답답함을 풀 수 있었다. '오프라인 사업만 10년 한 39세 김 사장은 어떻게 콘텐츠 부자가 됐을까?'란 상당히 특이한 책이었다. 그 책은 소설형태로 어떻게 주인공이 콘텐츠로 퍼스널 브랜딩을 완성해 나가는지 말해준다. 가장 좋았던 건, 꾸준하되 지속 가능한 퍼스널 브랜딩의 방법을 안내해 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매일 30분씩 써서 창작하는 습관을 만들라고 했다. 그 30분으로 만든 글들이 나의 자원이 되어 새로운 형태로, 더 깊은 맥락의 콘텐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쓰는 습관이 생기면 콘텐츠를 자유자재로 제작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그때 내 이름도 사람들이 불러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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