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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동차 노동자 Dec 07. 2021

《민중의 세계사》를 읽고

자본주의에 맞서 싸우는 투사와 혁명가여, 이 책을 읽자.

“지구 종말 1분 전” 지난해 1월 영국의 트럼프로 불리는 총리 보리스 존슨이 한 말이다. 그가 기후 변화, 코로나19 팬데믹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의사가 없어 보이지만 말이다.


각국의 지배자들도 경제 위기, 기후변화, 코로나19 팬데믹, 제국주의 갈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해답을 찾기 보단 종말을 행한 질주를 멈추지 않고 가속페달을 밟아 왔다.


인류의 존속 자체가 의문시 될 때 특정한 역사적 사건보다는 세계사의 큰 그림을 탐구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고(故) 크리스 하먼

크리스 하먼은 저명한 마르크스주의자이고 한평생 자본주의에 맞서 싸워온 혁명가다. 그가 남긴 수많은 저작은 자본주의에 맞서 싸우는 투사와 혁명가에게 엄청난 영감을 준다. 그중에서도 필자는 감히 민중의 세계사가 가장 탁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은 2005년 경이다. 방대한 세계사를 고대부터 현재까지 두루 다루면서도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다. 인류 역사가 “계급투쟁의 역사”라는 마르크스의 주장을 이해하기 쉽게 다루면서 계급 간의 상호 연관성도 등한시 하지 않았다. 당시 감옥에 있었던 난 이 책을 보면서 내가 품었던 사회 혁명 이상에 대한 확신이 더욱 분명해 졌다.


15년이 지난 지금 이 책을 다시 꺼내든 것은 나의 신념을 다시 한 번 다지기 위해서였다. 책을 꼼꼼히 읽어가며, 계급 투쟁의 부침에 따라 기복이 심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고 시야를 넓혀 역사에서 교훈을 배우고 오늘날 실천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난 서평이나 글을 쓰는 것이 서툴고 어색하지만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노동 운동의 투사들이나 사회 혁명을 꿈꾸는 이들, 그리고 평등한 미래를 꿈꾸는 청년들이 이 서평을 보고 한 명이라도 이 책을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용기를 냈다.




크리스 하먼은 인류 역사 대부분인 원시공산제 사회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지배하는 자와 지배받는 자로 나눠져 있지 않았고 전쟁과 탐욕으로 얼룩진 야만적 세계가 아니었다고 지적한다.


그는 “과거를 이해하는 것은 미래를 개척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아일랜드 혁명적 사회주의자 제임스 코널리의 ‘유일하게 참된 예언자는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는 자들이다.’”말을 인용하며 책의 목적이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분투하는 혁명적 투사들의 무기가 되길 바란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주류 역사관은 위인 사관을 중심(이다.)...... 왕과 영웅 등의 서사시를 중심으로 다루거나 이에 반대해 아래로부터 역사관은 위인 사관이 무시하는 민중들의 투쟁을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상호 연관성’을 놓칠 수 있는 약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므로 지배계급의 위인사관, 이에 대비되는 아래로부터 역사관에 내포한 약점 모두에 빠지지 않기 위해선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상호 연관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크리스 하먼은 책을 쓰는 내내 두 가지 편견, '첫째 : 인간 본성이 이기적이고 탐욕적이란 통념', '둘째 : 인간 사회가 과거에는 변해왔을지 모르지만 더는 변하지 않는다는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다.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이런 편견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모두 7부로 돼 있다. 내가 책의 내용 전체를 요약 소개 하는 것은 능력 밖의 일이다. 아주 약간만 소개할까 한다.



계급 사회의 등장

처음 시작은 계급 사회의 등장을 다룬다.


우리는 흔히 부자와 가난한 자, 왕과 노예, 양반과 상놈 즉 지배 집단과 피지배 집단으로 분열한 계급 사회가 태곳적부터 정해진 자연의 섭리인 것처럼 배워왔다.


하지만 계급이 출현한 것은 고작 5천 년 전의 일이다. 우리에겐 5천 년은 어마어마하게 오랜 세월 같지만 인류 역사 수백 만 년의 기간을 보면 ‘세발의 피’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자본주의가 지구의 지배적 체제로 자리 잡은 건 고작 2백 년 남짓인데 영원할 것처럼 주장하는 자들의 몰역사적 거만함이 안쓰러울 뿐이다.


원시공동체 사회는 우애와 협력을 기본으로 수백 만 년 간 수렵 채취하며 살아왔다. 지배계급도 왕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물론이고 여성차별이나 남성우월주의 라는 개념조차 없었다. 이런 원시 공동체 사회는 불과 2-3백 년 전까지 일부 지역에서 유지돼 왔고 결코 궁핍하지 않았다. 하먼은 "한 저명한 인류학자는 이 사회를 '원시 풍요사회'라고 불렀을 정도다."고 지적한다. 인간 본성이 탐욕과 이기심이 가득하다면, 차별이 존재하지 않았고 우애와 협동이 삶의 원천인 원시공동체 사회가 수백만 년 동안 존속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를 보면 인간 본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발전과 함께 변해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계급은 왜 출현했고 어떻게 변해 왔을까? 하먼은 계급 출현과 고착은 그 사회의 필요에 따라 오랜 시간 불균등하게 진행돼 왔다고 지적한다.


계급은 수렵 채취 사회에서 신석기를 발명하고 농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인구증가와 정착을 위해 비옥한 땅을 경작하기 시작하면서 출현했다. 경작을 위해선 “배수와 개관 공사”를 하고 자연재해와 흉년을 대비해 곡식의 저장과 비축, 필요시 배급을 관리할 사람이 필요했다. “곡식의 관리자는 사회에서 가장 권위 있는 집단으로 변해, 잉여를 모으고 저장하고 분배하면서 나머지 인구의 삶을 감독했다. “창고와 창고관리자는 사회 위에 군림하면서 사회 번영을 보장하는 권력처럼 보이게 됐고 대중의 복종과 찬양을 받았다. “창고는 최초의 신전이 있었고 창고 관리자는 최초의 사제였다.” 계급 출현을 촉진한 농업의 발전과 함께 기호와 문자 수학이 발전시켰다. 창고관리와 배수 관계를 위해선 수량과 넓이 등을 측량하고 표기하는 기호와 문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런 과정이 지속되면서 창고 관리, 배수와 관계를 지도하던 소수의 집단이 서서히 지배 집단으로 변해가기 시작한 것이다.


한 사회가 정착 생활을 하며 자연재해나 침략 등 위기에 처했을 때 그 사회의 생존을 위해서 필요했던 정신노동(배수와 관계, 창고관리)와 육체노동(농업, 목축)의 분리는 생산력의 급격한 발전을 촉진했지만 계급 발생의 원인이기도 했다.


가족과 여성 차별에 대한 핵심적인 마르크스주의 고전인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

계급의 출현과 함께 여성 지위에도 중대한 변화가 생겼다. 쟁기를 끓고 동물을 길들이는 힘든 노동은 남성에게 더 적합했고 이로 인해 여성들의 지위는 점점 부차화 되기 시작한 것이다. 엥겔스는 “여성의 세계사적 패배”가 바로 이 시기에 시작 됐다고 지적했다. 남성과 함께 공동 결정권자에서 의존적이고 종속적 지위로 밀려난 것이다.


하지만 초기 계급 사회에서 사유재산은 존재하지 않았다. 사유재산은 계급 출현 이후 한참 후 지배계급이 자신의 부를 대물림하며 서서히 발생하기 시작했다.


계급 출현은 고대 문명(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인더스, 황하 등)의 생산력을 극대화 시키며 과학, 철학, 예술의 발전을 촉진했다. 하지만 성장의 열매는 지배계급에게 집중됐고 이를 떠받치고 있었던 노예와 농민들의 삶은 궁핍하고 비참했다. 지배자들은 과학과 문명의 발전을 촉진하며 자연 통제력을 높이려는 시도를 통해 사회 전체를 발전 시켰지만 일정 시간이 흐른 후 자신들의 부와 지위를 과시하는 기념물(피라미드, 바벨탑, 진시황릉)제작과 사치, 쾌락에 몰두했고 사회 변화를 불러올 그 어떤 변화에도 보수적으로 반응하며 사회 발전의 장애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런 사회가 오래 유지될 수는 없었다. 고대 문명은 서구나 아시아에서 모두 사회는 내부 반란과 외부의 침입에 의해 몰락했다. 봉건제 사회 역시 비슷한 길을 걸었다.


그리고 서구중심주의 역사관을 비판하며 고대 중국의 진나라 문명이 로마제국에 결코 뒤지지 않았고 중세 시기 중국 송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앞(섰다.)”고 지적한다. “기술 혁신(으로)……. 금속을 녹이는 데 목탄 대신 석탄을 이용했고....... 1044년 (유럽보다 2백 40년 앞서) 화약을 사용했다....... 지도 제작술은 세계에서 가장 앞섰다. “인쇄술이 발전한 덕분에 역사상 처음으로 대량의 중간 계급 수요를 겨냥한 서적들을 출판했다....... 유럽보다 5백 년 앞서서 책을 인쇄 했다.”고 지적한다.


그 외에도 중동은 이슬람 혁명으로 문명이 꽃을 피웠다. 아프리카와 메소아메리카 문명 역시 발전했다. 하지만 이 사회들 역시 지배계급은 사회가 생산한 부를 독점하며 자신들만을 위한 탐욕에 소비했고 결국 내부 반란과 외부의 침입에 의해 역사에서 사라져 갔다.



불균등 결합 발전

중세 시대를 지나 서구 유럽이 자본주의로 이행이 상대적으로 빨랐던 것은 유럽인들이 우월함 때문이 아니라 역사의 ‘불균등 결합 발전’의 사례 일뿐이다. 그렇다고 우연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았다. 당시 지배계급인 왕과 봉건영주들은 영국의 자본주의적 발전을 가로막고 있었다. 영국 부르주아지는 ‘영국혁명’(1642-46년)기간 도시 중간계급과 노동계급을 동원한 ‘신형군’을 조직했다. 신형군이 선두에서 왕을 단호하게 처형하고 봉건영주들의 저항을 분쇄했다. 1791년 프랑스 대혁명 당시 로베스 피에르와 마라, 당통 등은 ‘자코뱅’을 조직해 구 지배계급(왕과 영주)의 저항을 분쇄하고 자본주의가 유럽의 주요한 사회체제로 발전하는 길을 연 것이다.


1789년 1월, 프랑스혁명 당시 제3신분 여성들의 청원 행렬 장면

이런 단호한 계급투쟁을 통해 부르주아지는 혁명의 승자로 부와 권력을 자신들의 수중에 집중시키며 세계 구석구석 자본주의를 확산시켜 나갔다. 하지만 함께 싸웠던 노동자들과 승리의 열매를 나누지 않았다. 지배계급이 왕과 귀족에서 부르주아지로 대체 됐을 뿐 자본주의적 속박은 노동자와 농민들의 삶을 짓눌렀다. 자본주의적 착취 체제는 가혹하기 짝이 없었다. 산업혁명 초기 영국 노동자들의 평균 수명은 고작 20-30세였다. 대영제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동안 농민은 토지에서 쫓겨나거나 굶주렸고 노동계급은 장시간 노동과 아동 노동(평균 4-10세)의 야만성에 피폐해져 갔다.


부르주아지는 자본주의를 전 지구적으로 확산시키며 이전 시대의 유물들을 모조리 파괴하고 자신들의 왕국을 건설해 나갔다. 한편에선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공산당 선언에서 한 말 “부르주아지는 자신들의 무덤을 파는 사람들을 생산한다”는 예언을 실현하듯 노동계급의 수도 급격히 증대하며 발란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영국 노동자들은 1800년대 역사상 최초의 총파업을 벌이며 위대한 차티스트 운동을 벌였다.



하늘을 뒤흔든 파리코뮌

6부 '뒤집힌 세계'의 11장 '하늘을 뒤흔들다: 파리코뮌' 에서 프랑스 노동자들은 1871년 프러시아와 전쟁에서 항복하려는 부르주아지에 맞서 봉기해 파리를 직접 통치 하기 시작했다. ‘파리코뮌’이라 불린 새로운 종류의 권력은 “보통의 의회 대표들과 달리, 코뮌에 선출된 사람들은 유권자들이 즉시 소환할 수 있었으며 그들의 수입은 숙련 노동자의 평균임금을 넘지 않았다....... 그들은 낡은 국가를 해체해 계급 사회 등장 이후 가장 민주적인 자신들만의 새로운 사회 구조로 대체했다.” 코뮌은 “빵집의 야간작업 금지, 고용주의 종업원에게 벌금 부과 금지, 소유주들이 문을 닫은 모든 작업장이나 공장을 노동자들의 협동조합에 넘겨주기, 미망인에게 연금을 지그하고 모든 아동에게 무상교육 제공, 임대료를 체불한 세입자 강제퇴거 금지” 등을 실행했고 국제주의를 표방해 “군국주의 기념물을 부수고 독일 노동자를 노동부 장관에 임명했다”.


최초의 노동자 권력을 본 부르주아지들은 자신들이 타도한 왕과 영주처럼 타도될 운명에 처할 것을 두려워하며 국제적으로 단결해 ‘파리코뮌’을 무자비하게 분쇄했다.


독일 군대의 지원을 받은 프랑스 부르주아지는 ‘파리코뮌’을 파괴 한 후 단 하루 만에 1천 9백 명을 총살했다. 이는 프랑스 대혁명 시기 ‘공포정치’(1793-1794)때 보다 많은 사람을 학살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2-3만 명을 학살 했고, 4만여 명을 감옥에 갇혔으며 5천명은 유배에 처해졌다.


‘파리코뮌’은 파괴 됐지만 노동계급의 위대한 저항은 47년 후 1917년 전 세계 인구 10분의 1이나 되는 강대국 러시아에서 재현돼 노동자혁명이 승리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안타깝게도 러시아 혁명은 고립됐고 자본주의 강대국의 침략과 내전, 독일혁명의 패배로 인해 내부에서 파괴당했다. 그틈에 스탈린이 반혁명을 일으켜 옛 볼셰비키 지도자와 당원 대부분을 학살했고 ‘일국 사회주의’라는 미명 하에 국가자본주의로 역사의 수레를 후퇴시켰다. 러시아 노동계급의 패배와 스탈린의 반혁명이 승리한 것은 인류에게 끔찍한 재앙이었다.




고대와 중세 시대 지배계급은 탐욕과 방탕함으로 피라미드와 바벨탑, 황릉을 짓는데 사회의 부를 탕진했고 사회 발전을 가로막았다. 오늘날 1%의 부자가 인류 나머지의 총 부보다 2배 많다. 엄청난 부를 주체하지 못하고 황당하게도 화성 식민지를 추진한다거나 우주여행을 하는데 수 조원을 탕진하고,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수백만이 죽어가지만 백신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신줏단지 모시듯 하며 이윤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기후변화가 아니라 체제 변화를!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선 세계적 협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얼마 전 개최된 유엔기후총회(COP26)에서 깡통소리만 요란했다. 그레타 툰베리가 ‘말잔치’라고 비판한 게 타당하다. 세계 지배자들은 40년 째 시간만 허비하며 ‘회의’에 ‘회의’를 거듭했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는 멈추고 있지 않다. 이로 인해 기후 재앙은 더욱 가속화해 30년 전보다 이상기후(가뭄, 홍수, 산불, 폭설, 한파, 폭염)가 3배 이상 증가했고 미세먼지는 끔찍한 수준이다. 수천만이 난민이 되거나 수백만이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제국주의 강대국들은 협력은 고사하고 경제적 경쟁과 군사적 긴장을 높이며 세계를 더욱 위험으로 밀어 넣고 있다. 인류를 한순간에 멸종시킬 수 있는 핵무기 수만 기를 개발 보유한 것도 모자라 우주를 선점하겠다며 로켓 발사에 각국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역시 뒤질세라 위성발사 시험에 수천 억을 쏟아 붇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군비로 수천 조 달러를 탕진한다(이 돈이면 기후 위기를 극복할 충분한 재원이 되고도 남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대만과 남중국해를 사이에 두고, 러시아와 나토(미국과 유럽)는 우크라이나를 사이에 두고 당장이라도 전쟁이 벌일 듯 으르렁 대고 있다.


이런 자들에게 인류의 미래를 계속 맡긴다면 과연 미래가 있을까?



집단적 저항, 혁명의 중핵


크리스 하먼은 독일의 위대한 여성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의 말을 인용해 “혁명이냐 야만이냐”고 우리에게 묻는다. 그리고 개인적 노력이나 지배집단의 개혁적 일부에게 기대는 방식으론 계급으로 분열된 각각의 사회집단에서 더 나은 사회로 나가려는 시도가 번번이 실패했다고 지적한다. 오직 집단적 저항만이 새로운 사회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이는 오늘날에도 진실이다. 그러나 역사 속의 수많은 집단적 저항이 승리하지 못하거나 절반의 승리에 멈추기를 반복해 왔다. 이는 집단적 저항이 새로운 세계로 나가기 위해 필요한 혁명적 정치(저항의 방향)와 이를 지도할 집단, 핵심중핵이 부재했기 때문이다. 승리한 부르주아지의 혁명 영국혁명은 신형군, 프랑스 혁명의 자코뱅, 최초의 노동자 혁명인 러시아 혁명엔 볼셰비키 같은 혁명의 중핵이 있었기 때문에 반혁명에 맞서 승리 할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물론 러시아 혁명은 자본주의 세계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스탈린의 반혁명으로 교살 당했지만 볼셰비키는 자본주의를 파괴하고 새로운 사회를 창조할 노동자들의 잠재력이 꽃 피울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1917년 2월 혁명 당시 푸틸로프 공장 노동자들의 행진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자본주의 사회는 스스로 치유할 능력을 상실한지 오래이다. 재앙과 파괴가 일상인 사회가 더는 지속될 수 없고 지속돼서도 안 된다. 인류의 생존과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계급투쟁의 기억 창고에서 날선 무기를 찾아 갈고 닦아야 한다. 이후 다가올 새로운 사회혁명의 시기에 승리를 위해서 말이다. 이 책은 계급투쟁의 무기고 중 최고의 무기들을 기록하고 있어 사회혁명을 꿈꾸는 이들에게 더없이 유용할 것이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각 시대에 발전했던 예술과 문화 종교가 계급사회에 영향을 받아 변화 발전했고 또 다시 계급사회의 ‘흥망성쇠’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흥미롭게 다루고 있어 더욱 풍부하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보다 흥미를 끄는 역사적 사건에 대해 더 깊이 탐구하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드는 독자가 있을 것이다. 이런 독자를 위해 크리스 하먼은 각 시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말미에 친절하게 소개한다. 필자도 이중 몇 권의 책을 사서 읽은 기억이 있다.


2021년 12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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