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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효설 Aug 26. 2023

D+34. 오늘은 짧은 글

주말을 즐긴 백수

 망했다. 오늘도 13시간이나 잤다. 계획해 놓은 일은 하나도 실천 못했다. 하루를 허투루 보냈다는 생각에 식단이고 글이고 다 망했다. 계획도 잘 세워놨는데, 왜 이렇게 실천이 어려운 건지. 바깥을 나다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지 않았다는 걸 깨닫고 늦은 시간 키보드 앞에 앉았다.

다들 어떻게 갓생을 살고 있는 거지? 유튜브나 브런치만 봐도 슬기롭게 자기 생활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나는 어떤가. 하루를 허투루 보내놓고 지금 맥주에 팝콘을 먹고 있지 않나. 후회라는 걸 할 줄 모르는 건가? 살이 쪄서 허리가 아파와도 먹는 걸 멈추지 못하고, 몸이 둔해져도 운동을 하지 않는다. 한 번 자기 비하가 시작되자 멈추지 않는다. 다 싫다. 살찐 것도 싫고, 글 쓰는 것도 싫고, 뭘 실천하려는 것도 싫어!

 그런데 어쩔 수 없다. 모든 건 내가 선택했다. 글쓰기도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고, 살이 찐 건 내가 먹고 안 움직여서 그런 거고, 이상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 매일 계획을 세워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매 순간 나는 선택하고 있다. 오늘도 11시에 일어났지만 더 자기를 선택해 1시에 기상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누구도 원망할 수 없다. 나 자신을 원망하기와 내일의 계획을 세우기 중 결국 내일의 계획 세우기를 선택하고 만다.

 내일의 계획을 세우다 보면 또 긍정적으로 변한다. 오늘의 나는 이루지 못한 일을 내일의 나는 해낼 것 같다. 매일 이런 생각으로 사는 건 좋지 않지만, 오늘처럼 자괴감이 드는 날엔 오히려 이런 생각이라도 하는 게 낫다.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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