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25.
매 순간마다 우리 각자의 육신과 정신에 얼마나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생각해 보라.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25 중에서
꿈을 자주 꾸는 편이다.
자기 전에 무얼 보고 읽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꿈도 영향을 받는다.
남편도 아이들도 모두 잠든 밤, 새로 산 소설책을 들고 방에 들어왔다.
책을 읽을까, 넷플릭스를 볼까 하다가 넷플릭스를 틀었다.
시즌 2의 1화를 켰는데 어느새 4화까지 보고 있었다.
연애, 사랑, 친구, 일, 글과 관련하여 재밌게 본 감정을 적으려고 메모장을 켰다가 잠이 들었다.
메모장에 적지 못한 감정은 꿈속에 나타났다.
내용은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깨기 직전 이런 말을 중얼거렸다.
‘부모님 손잡고 보던 유등축제를 이제는 아이들 손을 잡고 보는구나.’
꿈은 뒤죽박죽이니 내용과 상관없는 말을 하기도 한다.
나는 왜 잠의 끝에 이 말을 잊지 않으려고 계속 중얼거렸을까.
눈을 뜨니 혼자 자던 침대에 온 가족이 누워 있었다.
아빠와 자고 싶어 하던 아이들을 위해 거실에 이불을 펴주었었다.
선우는 바닥이 너무 딱딱하다며 제 침대에 가서 잤고, 윤우와 남편만 거실에서 잤다.
등이 시려웠다며 아침에 침대로 온 남편, 언제 왔는지 침대 끝에 엎드려 자고 있는 선우, 이불을 감고 찾아와 가운데를 파고든 윤우.
그리고 나를 깨운 배 위의 은서까지.
다섯 식구가 한 침대에 비좁게 누워 아침을 맞았다.
‘밤에 보일러라도 한 번 틀걸.’ 나 혼자만 따뜻한 온수 매트에서 잔 게 미안했다.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아침을 준비하고 모처럼 다섯 식구가 다 같이 앉아 밥을 먹었다.
설거지를 하고 다시 거실로 왔다.
색칠하는 아이들 옆에 나도 앉아 책을 폈다.
남편은 새로 산 자전거를 이리저리 살펴본다.
나중에 아이들과 자전거 타러 갈 거라고 한다.
꿈속에서 중얼거린 말이 떠올라 우리도 유등축제 보러 가자고 했다.
깨어 있는 동안에도 잠든 동안에도 우리 몸과 정신에는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휴식하는 와중에도 멈춰있지 않다.
꿈의 메시지를 따라가야지.
축제 기간인 일요일, 가족과 함께 하기 딱 좋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