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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FRAU Aug 25. 2021

야호

여행일기(스위스)

표지 사진 : Stanserhorn, Luzern / Photo by. @JOFRAU


8월도 지나가는데 스위스의 여름은 아직 오지 않았다. 무더웠던 작년과 다르게 올해 스위스의 여름은 유난히 비가 잦다. 가을 날씨처럼 선선하고 서늘하다. 스위스와 다르게 진정한 여름 같았던 휴가지에서 돌아오니 선선한 날씨의 스위스가 조금은 반갑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아직도 여름이 오지 않은 것 같아서 이렇게 여름이 가고 갑자기 가을, 겨울이 올 것만 같아서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주말엔 푹 쉬자. 아, 날이 좋으면 산에 가고."


금요일 저녁, 남편은 간단명료하게 우리의 주말 계획을 제안했다. 그리고 토요일 아침, 날이 좋았다. 


우리는 간단히 배낭을 꾸리고(물, 삶은 달걀) 집을 나섰다. 어제까지만 해도 구름이 많았는데 언제 날이 흐렸었나 싶을 만큼 맑은 하늘이 호수처럼, 바다처럼 푸르렀다. Stanserhorn(슈탄저호른), 맑은 날씨를 만끽하며 오늘 우리의 목적지로 향했다.


스위스 대부분의 산은 하나의 봉우리 즉, 정상에 도달하기 위한 여러 가지의 길이 있다. 일반적으로 등반을 해서 올라가는데 등반하는 길도 여러 가지가 있어서 난이도, 거리, 예상 소요 시간 등을 확인하고 원하는 길을 선택해서 가면 된다. 또한 등반을 하지 않고 정상에 갈 수 있는 방법도 있는데 바로 산악열차 혹은 곤돌라가 그 방법이다. 이렇게까지 만들 수가 있나 싶을 만큼의 산악열차와 곤돌라는 정말 빼놓을 수 없는 스위스의 관광 포인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한 마다로 강력추천. 우리는 휴가에서 축적된 피로를 고려해 개방형 열차인 푸니쿨라와 개방형 곤돌라(CabriO:카브리오)를 타고 올라가고, 2시간 10분 정도 걸리는 코스로 내려오기로 했다. 날씨도 좋고, 잊지 않고 삶은 계란도 챙겼고 모든 게 완벽했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지만 2층에 자리를 잡기에는 충분했다. 개방형 곤돌라인 카브리오는 일반 곤돌라와 다르게 2층으로 되어 있는데 2층이 천장 없이 오픈되어 있어서 보다 스릴 있고 생생하게 스위스의 자연경관을 볼 수 있다. 끝없이 펼쳐져 있는 푸른 하늘과 겹겹이 포개져 있는 스위스의 산들 그리고 맑은 루체른 호수까지 어느 것 하나라도 놓칠 수 없는 모습이었기에 하나하나 정성껏 눈에 또 마음에 담았다. 



슈탄저호른에서 루체른 호수



슈탄저호른에 도착한 후 정상에 올라 또 한 번 멋진 풍경을 눈에 담은 뒤 우리가 계획했던 루트로 하산을 시작했다. 어렵지 않은 코스여서 무난히, 무사히 잘 하산할 수 있었다. 물론 가는 도중에 소들이 본의 아니게 길을 막고 있어서 돌아가느라 조금 애를 먹었지만 그것도 나름 재미있는 추억이 되었다. 



스위스 산에서 이 표시를 기억하세요! 잘 가고 있다는 뜻이니까 :)



하산을 하면서도 그림 같은 풍경에 잠깐 넋을 놓기고 하고, 잠시 쉬어가는 시간에도 눈앞에 펼쳐진 풍경 덕분에 진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자연 속에 파묻히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 느낌이 싫지 않았고 오히려 좋았다. 자연이 나를 품는 느낌, 마음껏 즐기고 돌아가라고 더욱 예쁜 모습들로만 채워져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자연이 주는 선물을 오늘도 주저 없이 받아가며 눈도 마음도 제대로 힐링할 수 있었다. 


내가 알고 있던 스위스의 싱그러운 여름이 이곳에 있었다. 



JOFRAU in Stanserh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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