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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곤 별다방 Mar 28. 2024

첫 번째 어린이집은 민간어린이집이었다.

part 2 민간어린이집은 폐원 2달 전에 통보하면 끝이다.

딸아이의 첫 번째 어린이집은 민간어린이집이었다. 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에 위치해 있어 같은 건물에 경로당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이가 한국나이 3살 때 사정이 생겨 잠시 다닐 생각이었기에 급하게 구한 곳이었다.


다행히 어린이집을 알아본 지 1주일 만에 바로 입소가 가능했던 민간어린이집이었다. 그러나 보육연령으로 만 2세인 한국나이 4살까지만 다닐 수 있던 곳이라 아쉬웠다. 초등입학 전에 다른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으로 옮겨 적응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쭈욱 한 곳에서 보내고 싶은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딸의 두 번째 어린이집 역시 민간어린이집이었지만 만 5세인 한국나이 7살까지 다닐 수 있어 초등학교 다니기 전까지 보내려고 마음먹고 4살 때 보내기 시작했다. 맘카페의 평도 좋아서 믿고 보냈지만, 1년도 되지 않아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히고 말았다.


잘 다니던 민간어린이집이 갑자기 폐원한다는 소식을 첫째의 한국나이 4살 말인 12월에 접하게 되었다. 어린이집에 계속 보낼 것인지 묻는 재원의사도 물었던 어린이집이었기에 유치원은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유치원에 지원한다면 원하는 유치원마다 원서를 11월에 내야 했고, 추첨도 마무리되어 인기 있는 유치원은 지원할 기회도 갖지 못한 것이었다.


민간어린이집은 11월 말까지도 아무 말이 없다가 갑자기 12월에 폐원을 알리고 다음 해 2월까지만 운영하겠다고 했다. 한국나이 7세가 되기까지 4년을 보내려고 생각했던 어린이집이 보낸 지 1년도 안되어 폐원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폐원소식이 너무 말도 안 되는 일이라 생각해 여기저기 수소문해 보았지만 민간어린이집은 폐원하기 2개월 전에만 알리면 된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민간어린이집 원장의 갑작스러운 셋째 늦둥이 임신으로 어린이집 폐원을 결정한 것으로 보였다. 그로부터 2년 뒤 나도 둘째의 갑작스러운 임신사실을 알게 되며 그 당시 민간어린이집 원장의 결정을 이해했지만 한동안 참 많이 불편했다. 그 뒤로 아이를 보낼 어린이집을 결정할 때 젊은 어린이집 원장보다 폐경기가 지난 원숙한 원장님을 선호하게 된 것은 나만의 노하우다.


그 뒤로 나는 시립어린이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고정된 시간에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갑작스러운 민간어린이집 폐원은 내 일을 구하는데도 큰 지장이 생기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시립어린이집은 대기가 길어 당장 옮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 폐원한다는 민간어린이집은 주변의 다른 민간어린이집의 연락처를 적어 나눠주며 알아서 찾아가라는 안내가 전부였다.


첫째가 다니던 민간어린이집은 요즘은 휴대폰으로 확인가능한 알림장인 '키즈노트'를 사용하기 전이었다. 매일 아이들 낮잠을 재우고 담임선생님이 알림장이라고 묶인 종이에 아이의 하루일과와 다음날 준비물을 적어서 보내주었다. 담임선생님 역시 일자리를 잃게 되는 상황은 아이를 보낼 곳이 없어 당황스러운 엄마들과 마찬가지였다.


민간어린이집에 다니던 첫째가 그렸던 그림이 아닌 끼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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