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2 1998년에 발생한 IMF가 어때서
주인장이 대학을 졸업할 당시 1999년의 분위기는 세계멸망이 어쩌고 밀레니엄버그 y2k가 어쩌고 하며 싱숭생숭한 해였다.
1999년은 노스트라다무스가 세계멸망을 예언했다고 알려져 있어서 주목을 받기도 한 해이다. 실제로 1999 대한민국이라는 힙합 프로젝트 앨범에서는 MCMXCIX라는 이름의 노래로 이 예언을 노래했다.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같은 해에 나왔던 '천리안 98' CD에도 있었다. 하지만 그냥저냥 별 일 없이 넘어갔는데, 일각에서는 '물질문명이 종말하고 정신문명이 시작됐다'는 여전한 드립을 치고 있다. 그리고 이때 진짜 지구 종말이 오는 줄 알고 인생이 망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아무튼 1999년이 무사히 지나간 탓에 묻혔고, 노스트라다무스와 전혀 무관한 마야 문명 달력 때문에 2012년 지구멸망설이 주목받는가 싶었더니 그것도 그냥 넘어갔다. 이후 유일하게 떡밥이 남은 종말론 관련 예언은 2038년 하나만 남게 되었다. 중도진보정권이 한해 전부 여당이었던 최초의 해이다.
그전 해인 1998년은 대한민국에 IMF가 터지면서 일자리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믿거나 말거나 한 정보이지만 나무위키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일들이 벌어졌다.
1998년 이 해는 한국에서 문민정부에서 국민의 정부로 이어지는 해이자, 헌정사상 최초로 권력이 보수정당에서 중도진보 정당으로 넘어가는 순간이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UN에서 지정한 '세계 해양의 해'이기도 했다.
하지만 새 정부 앞엔 해결해야 할 온갖 문제가 쌓였고, 대다수 국민들은 이 한 해를 정권교체보다 IMF, 외환위기, 실업난, 노숙자라는 네 단어로만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엄청나게 많은 회사들이 부도/화의/법정관리 등으로 흑역사를 맞게 되었다. 이 해에는 초중고교 학생들과 대학생들 가방에 태극기가 달리기도 했다. 금 모으기 운동도 있었으며 게다가 직장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도 1998년 이 해이며, 노사 갈등도 전보다 더 과격해져 집회, 시위만 터지면 시가지는 돌과 화염병, 쇠파이프 천지가 됐다.
주인장은 안경사 국가고시를 보고 1999년 2월 지방대학 안경광학과를 졸업했다. 2월 초, 마침 아빠의 발령으로 다른 도시로 가족이 모두 이사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사장 없이 직원 혼자였던 안경원 안에서 주인장은 지방대 근처 도시의 안경원에 취업한 친구들 소식을 전화로 간간이 전해 들었다.
-이번에 취업한 애 있잖아. 걔 안경사 초봉이 글쎄 30만 원이래.
-월급도 짠데 오전 9시 출근해서 오후 9시 퇴근한대. 근무시간이 무려 하루 12시간이래.
-주말에는 쉬지도 못하고 평일에 쉬는데 그것도 한 달에 4번이래.
-5주인 달은?
-그래도 4번만 쉰 대. 달로 치니까 그냥 넘어가는 거지.
-우리 주말에 경조사 챙기기는 글렀다.
-누가 안경사 전망이 좋다고 한 거야. 속았다 정말
IMF로 취업이 힘들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 처음부터 안경원을 차릴 생각은 없었던 주인장은 안경사의 근무시간이 일단 마음에 들지 않았다. 월급이 30만 원이면 하루 12시간 일하고 만원을 받는 셈이다. 안경사 일을 배우는 게 아무리 독일의 도제식이라지만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따끈한 안경사 면허증이 나오니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안경일을 하고 싶어졌다. 인맥을 동원해 어찌어찌 경기도의 한 안경원에 자리를 구했다. 근무시간괴 월급은 먼저 취직한 친구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석 달 정도 다녔을 무렵 이런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에이 나는 안경사 못해 먹겠다.
IMF가 궁금하다면 1997년부터 IMF 시기를 그린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참고해 보자.
https://m.blog.naver.com/totoroyr2/223318452023
개봉일 / 2018.11.28.
등급 / 12세 관람가
장르 / 드라마
러닝타임 / 114분
배급 / CJ ENM
감독 / 최국희
출연 /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뱅상 카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