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_ 2 : 야끼만두를 기억하시나요?
유난히 습하고 더웠던 긴 여름이 지나고 어느새 낙엽이 쌓여가는 가을 안에 있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이럴 때면 어릴 적 먹었던 군만두가 생각이 납니다.
비 오는 날에 왜 파전이 생각날까요? 달궈진 기름에 밀가루가 익어 가는 냄새 때문이지 않을까요? 거기에 묻어나는 예전의 추억들까지.
우리의 뇌는 맛의 추억을 기억한다고 합니다. 맛이 추억을 불러오는 거죠. 너무 신기하지 않나요?
어쨌든,
군만두 하면 오래전 중국집에서 바삭하게 튀겨주던 만두가 최고였지요. 특히, 중국집 아들로 태어나 오래 동안 아버지 가게에서 자란 저로썬 군만두는 추억이 묻어 나는 소울푸드(soul food)입니다. 그때는 야끼만두라고 했지요.
중식인데 일본어와 한국의 조합이라니….., 명칭에 대한 기원은 저도 잘 모릅니다.
야끼만두는 원래 기름이 넉넉한 돼지고기, 부추, 양배추, 파를 잘게 다져 잘 섞어 얇게 편 만두피에 싸서 튀기는데 제가 어렸을 때는 연탄을 부셔 화력을 만드는 화덕에 후라이빵(wok)을 올리고 기름을 넉넉히 부은 후 바삭하게 튀겼었죠.
만두피가 뜨거운 기름에 부풀어올라 마이야르반응을 일으키면서 진한 갈색으로 맛있게 부풀어 오르다 툭 떠질듯한 모양으로 바삭하게 튀겨집니다. 호호불어 한입 배어물면 속은 촉촉한.
군만두가 완성되면 얇게 자른 나무로 만든 도시락에 노란 고무줄을 두어 번 감아 담아 가져가곤 했지요.
매일매일 아버지와 엄마, 그리고 식당 식구들이 아침부터 만두피를 밀어 속을 넉넉히 넣은 만두를 빚었습니다.
이젠 너무 귀한 음식이 되었습니다.
아쉽지만 오늘은 모대기업 냉동만두를 튀겨 맥주 한잔 하려고 합니다.
그 옛날 야끼만두가 그립네요.
사진출처: Damine 공작소: https://m.blog.naver.com/daruine/10006067570
의정부 신래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