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은 원래 '디폴트'값이다.
공부 잘하는 사람 되기(정신 1-1. 호르몬의 작용.)
'작심삼일'이라는 말은 '마음먹은 일이 3일을 지나지 않는다.'는 뜻으로 보통 어떤 일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으나 시작한 지 3일이 채 되지 않아 흐지부지 되는 경우를 뜻하는 사자성어이다. 사람이 어떤 일을 시작함(계획함)에 있어서 처음에는 뭐든지 할 것처럼 '흥분'되고 그것을 이루었을 때를 생각하며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보통 '루틴'에서 벗어나는 일은 인간에게 어마어마한 노력을 요구(스트레스)한다. 그것은 그 일을 시작하고 계획하는 사람이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세상이 흘러가는 이치 중에 거의 확실히 적용되고 있는 이론 중의 하나가 '엔트로피' 이론이다. '물리'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모든 에너지는 보존되지만 여러 가지 다른 형태(물리적, 전기적, 위치적 등)에서 최종적으로는 열 에너지 형태로 변형(환)되어 보존되는다는 뜻이지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적용을 하자면 세상의 모든 현상은 '무질서함'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설명한 이론이다. 세상 모든 만물은 질서 정연한 상태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학교 운동장 조회 시간을 예로 들어보자. 처음에는 학생들이 반별로 줄을 맞춰 잘 서있다. 하지만 교장선생님 훈화 말씀이 길어질수록 줄 옆으로 튀어나오는 사람들이 생기고 털썩 주저앉는 사람도 생길 수 있고 시간이 더 지속될수록 질서 정연한 상태에서 줄이 흐트러져 줄이 삐뚤어지게 될 것이다. 집 청소를 생각해봐도 정말 매일매일 해야 겨우 보통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조금만 손을 놔도 금세 어지럽게 된다(무질서한 상태). 세상 모든 이치가 그렇다는 것이다. 질서가 지켜진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비용이 든다. 세상(우리가 존재하는 세계, 만물) 자체가 편한 상태, 흐트러진 상태를 원한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결심(작심)'하는 것은 '루틴(일상)'이라는 지금의 편안한 상태를 깨뜨리는 일이다. 왜 결심을 할까?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원하기 때문이다. 더 똑똑한 사람이 되고 싶거나, 더 부자가 되고 싶거나, 더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거나. 지금처럼 살아서는 후에는 (노화로 인해) 지금처럼 살기도 힘든 것이 세상의 이치다. 이루었을 때 돌아오는 보상이 더 큰 일일수록, 결심을 하는 일을 지속해야 하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체력적으로 더 힘든 일일수록, 심적 암박이 더 큰 일일수록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더 커진다. (High risk, High return.)
일단, 지금보다 나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지금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어떤 일을 마음먹는다는 것 자체가 정말로 대단한 일이다. 정말. 세상에는 그런 생각이나 노력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렇다면 이루었을 때 더 좋은 일임을 알면서도 왜 사람의 결심을 3일은 넘기기가 너무도 힘든 것일까?
그것은 사람이 특정 스트레스에 대해 버틸 수 있는 생물학적 시간이 3일이기 때문이다. 세상 만물의 이치인 엔트로피의 법칙을 이겨내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루틴에서 벗어나 목표를 가지고 노력할 수 있는 시간이 3일이기 때문이다. 이 마법 같은 3일이 지나고 나면 '원래의 나'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다 똑같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람에게는 스트레스에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두 가지 주된 호르몬(아미노산 하나의 크기부터 단백질에 이르기 가지 다양한 성상을 가지고 소량으로 우리 몸에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현상들을 일으키는 물질의 총칭. 성별을 결정하기도 하고 비타민류처럼 없으면 생명을 잃기도 한다.)이 있다. 코티솔과 아드레날린(ad+renal/epi+nephr 에피네프린이라고도 함. 신장 신장 곁의 '부신'이라는 기관에서 대부분 생성)인데, 이 두 호르몬은 면역반응에 관여하여 몸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세포들이 움직이기보다는 지금까지의 루틴을 깨는 방향으로 작용하도록 스트레스가 몸을 억압하는 것을 덜 부담스럽게 느끼게 도와주고,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개선시킴에 따라 전반적인 피로감을 줄여준다.
이 호르몬이 작용하는 기간이 대략 3일이다. 그래서 새로운 결심으로 지금까지 나와는 다른 내가 되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시간이 3일 주어지게 된다. 3일이 지나 열심히 흐트러지는 것은 내가 의지가 약하고 못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다. 모든 사람이 결심을 할 때마다 이런 일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정말 계획을 수행하거나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그 3일이 지난 후부터이다.
사랑을 하면 역시 아드레날린, 도파민, 엔도르핀이라는 호르몬이 생성되는데, 이 호르몬이 작용하는 기간 동안에는 마치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람이 된다. 훨씬 더 친절해지고 체력도 증가해서 늦은 시간 데이트를 마치고 집에 데려다주고 집에 돌아와서도 밤새 통화를 해도 다음 날 아침 예전보다 더 쌩쌩하게 일어날 수 있다. 사실 사랑을 할 때 나오는 호르몬이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하고 썸 탈 때와 연애 초반에 가장 많이 생성되는 호르몬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기간의 사람을 진짜 그 사람의 본성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오히려 이 호르몬의 작용이 끝났을 때 그 사람의 모습이 본래 그 사람의 모습이다. 결혼하고 나면 연애 초반이랑 달라져서 속았다고들 하는데, 그게 아니라 연애 초반이 좀 정상이 아닌 상태이고, 그 이후가 진짜 원래의 그 사람의 모습이다. 호르몬의 힘을 무시하지 말라. 성별을 결정하는 것도 호르몬이고, 극소량이지만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내가 어떤 일을 시작하고 3일 만의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이 하기 싫고, 원래와 같은 생활을 하는 나로 돌아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결코 나를 무능력하다거나 무기력하다거나 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사람으로 몰아세울 일이 아니다. 스스로 비관하지 말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작심삼일'이라는 '디폴트'값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