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오하라 미쓰요) 리뷰 2.
"애들은 부모를 고를 수가 없어. 애들은 아무 죄도 없으니까. 어른이 돕는 건 당연한 거야."
라고 말씀하셨다.
이 자리를 빌려 당시의 내 모습을 공개하자면,
항상 몸매가 확 드러나는 몸에 딱 붙는 옷을 차려입고,
짙은 화장에 긴 손톱에는 빨간 매니큐어를 바르고,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무 데서나 던힐 담배를 피워 물곤 하는 그런 천박한 모습이었다. (p.142.)
그러던 어느 날,
찻집에서 커피를 마시며 아저씨는 여느 때처럼 많은 말씀을 해주셨는데
여전히 반항심에 가득 차 있던 나는,
"이제 와서 새 삶을 살라고요?
무슨 잠꼬대 같은 소리를 하는 거죠? 내가 왜 이렇게 돼버렸는지 뭘 잘 알지도 못하면서,
결국 내가 어찌 되든 책임도 안 질 거면서,
입바른 소리로 설교하는 건 그만뒀으면 좋겠어요.
그렇게도 내가 새로운 삶을 살길 원한다면,
아저씨가 날 중학교 시절로 돌려보내 달란 말이에요." 참지 못하고 이런 말을 해버렸다.
이 말을 들은 오히라 아저씨는, 이때 처음으로 큰소리로 야단을 쳤다.
"물론 네가 잘못된 길로 들어선 건 너 혼자만의 책임은 아니지.
부모님한테도 주위 사람들한테도 책임이 있어.
하지만, 언제까지나 정신 못 차리고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하는 건 모두 네 책임이야.
자기가 잘못해놓고 언제까지나 뻔뻔스럽게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도 작작 해라!
그런다고 누가 알아줄 줄 알아?
누가 네 인생을 책임져준대? 세상이 그렇게 만만한 줄 알아?"
다른 손님들이 놀라 들고 있었던 커피 잔을 놓칠 만큼 큰소리로 아저씨는 날 혼내셨다.
'아저씨... 언제나 다정한 아저씨가, 이렇게 화를 내시다니...'
벼락을 맞은 듯 온몸에 전류가 흘렀다.
'겨우 날 인간으로 대해주는 사람을 만났다...'
나는 이 순간 태어나서 처음으로 야단을 맞아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잘못된 길로 들어선 건 너 혼자만의 책임은 아니지.
이 말이 내 머릿속에서 한없이 메아리치고 있었다.
난 처음으로 오히라 아저씨의 진심을 깨닫게 되었다.
'아저씬 진짜로 날 걱정해주시는구나..
이런 날 인간이라고, 그래도 인간 대접을 해주시는구나...'
너무나 기쁜 나머지 몸이 떨려오는 듯했다.
그러고는 이제까지 태연한 척 참고 있던 눈물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목 놓아 울었다.
창피함도 무릅쓰고 오열했다. (p146-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