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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달이 Jan 26. 2022

'게으른' 완벽주의자에게.

공부 잘하는 사람 되기(정신 2-1. Just do it. Nike.)

'완벽주의(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완벽주의는 어떠한 것을 이루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보다 완벽한 상태가 존재한다고 믿는 신념(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EC%99%84%EB%B2%BD%EC%A3%BC%EC%9D%98)이다. 완벽주의자는 어떠한 일을 할 때 보다 더 완성형의 모습을 꿈꾸며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부어 성취했을 때, 아주 큰 업적을 이뤄낸다.


하지만 완벽주의자들이 그들이 원하는 만큼의 수준으로 어떤 성취를 이뤄내는 일은 쉽지 않다. 백과사전의 정의에서 보듯, 완벽주의는 정의(진실, 진리)가 아니다. 일종의 신념이다. 신념은 모두에게 통용되는 것은 아니고, 긍정적 방향성을 가지든 부정적 방향성을 가지든 자신의 가치관에 맞으면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는 일종의 확신(믿음)이다. 올바르고 굳센 신념은 어떤 일을 추진하고 세상을 바꾸는 역할을 하지만, 어긋난 신념은 편협하여 본인만 선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너vs나 편 가르기를 조장하기도 한다.


더닝 크루거 효과(요약하자면, 어중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을 설명하는 이론)와 관련하여 강호동이 했던 말 중에,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은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아니다.
안 읽는 사람도 아니다.
한 권의 책을 읽은 사람이 제일 무섭다.

이런 말도 있고, 이경규는

무식한 자가 신념을 가지면 무서워진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


개인이 신념을 가진다고 해서 무조건 옳고 좋은 것은 아니다. 물론, 그 신념대로 해서 생긴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능력이 있으면 괜찮지만 신념'만'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막연하게 이렇게 하는 게 옳다 생각하고 '안되면 말고.'의 태도를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며 일은 그런 자들이 저지르고 그것을 보완하고 수습하는 것은 그것을 지켜보며 미리 대비했던 타인들의 역할이 된다.


게으른 완벽주의자는 완벽주의라는 신념을 가지거나 완벽주의를 가졌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지만, 실제로 그에 따른 성취를 위한 의지나 수용력, 능력, 추진력, 지구력은 따르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완벽주의라는 신념의 부작용이 나타난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룬 것 없는 사람이 어디 가서 "아.. 내가 좀 완벽주의가 있어서.."라고 하는 것은 자랑이 아니다. 세상에 어떤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이것은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선언과 같다. 유튜브의 동기부여 영상 중에 보면 '내 비법을 모두 가르쳐 주겠다. 왜? 99퍼센트는 어차피 시작도 안 할 거니까.' 이런 식의 도발하는 썸네일을 가진 영상도 많이 있다. 이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그림을 보고 그것을 따라그리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해서 절대 그 그림을 똑같이 따라 그릴 수 없는 것과 같다. 내가 마음을 먹고 이루고 싶은 목표를 만들고 그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고 그것대로 척척 되지 않는다. 충분히 동기부여가 되는 목표인지 확인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내가 세운 계획들을 지금의 내 능력으로 이룰 수 있는 지를 먼저 체크해야한다. 지금 나는 더하기 빼기도 못하는 상황인데, 미적분이 목표에 필요해서 미적분을 계획에 넣는다고 그 계획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목표를 위해 미적분이 필요하다면 나는 더하기 빼기 다음 미적분을 이어주는 부분부터 계획에 넣어야 한다.


게으른 완벽주의자들은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본인에 대한 냉철한 파악(평가) 없이 아주 원대한 계획(꿈)을 세운다. 생전 영어단어를 외워보지도 않은 사람이 이제부터는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매일 영어단어를 100개씩 외우기로 한다. 생전 아침에 7시 전에 일어나 보지도 않은 사람이 미라클 모닝 실천한다고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운동을 하겠다고 한다. 매일 야식을 먹던 사람이 오늘부터는 절대로 야식을 먹지 않겠다고 한다. 소위 완벽주의자들의 계획은 대부분 이런 식이다. 지금까지 자신들이 살아온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게 '무'에서 '유'를 창조하려고 한다. 또는 '유'를 바로 '무'로 돌리려 한다.


우리 몸의 생존'항성성'이라는 기본 원칙을 지킴으로서 이루어진다. 혈당 농도, 혈압, 심박수, 체온, 수면시간 등 특정 범위를 정해놓고 뇌와 각종 기관들에서 여러 작용을 통해 정상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조절을 한다. 게으른 완벽주의자들이 세우는 계획우리 몸이 생존의 범위에서 위협을 느끼게 만들고 결국 엄청난 스트레스(압박)로 작용하게 된다. 앞에 작심삼일에 대한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그 압박을 흥분 등의 다른 기분으로 덮어주는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은 지속력이 약 3일밖에 되지 않아 그 작용이 끝난 뒤에는 더 쉽게 계획(일)을 포기하게 된다. 내가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큰 목표를 가진 계획일수록 우리 몸에서는 더 큰 스트레스(압박, 부담)로 느끼는 것이고 더 쉽게 작심삼일을 불러일으킨다.


'공부'에서도 이런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퇴사를 하고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든, 약학대학 입학시험(PEET) 준비를 하든,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이제 새로운 마음을 먹든, 벼락치기를 하던 중간고사를 3주 전부터 공부를 시작하든, 취직을 위한 스펙을 쌓고 자소서를 쓰는 걸 배우는 과정이든, 석사 학위 논문을 쓰든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는 모두들 분명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시작하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나름의 계획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그 계획대로 해서 목적(목표)를 이루는 경우는 많지 않다.


새로운 참고서(교과서)를 보면 앞부분만 너덜너덜하고 빽빽하고 1/4 정도만 가도 그때부터 깨끗한 책들이 너무 많다. 고등학교 3학년 수능시험 후에 참고서 등을 모아서 폐지로 버리게 되는데 그때 나오는 책 분량이 어머어마하다. 그 책들 하나하나 살펴보면 끝까지 푼 문제집은 그렇게 많지 않다. 대부분 맨 앞 단원 정도만 위편삼절의 기세로 반복해서 본 것을 알 수 있다. 이것만 봐도 공부에서 어떤 계획을 세워서 그 계획을 끝까지 추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알 수 있다.


교과 과정학생들에게 가장 장애로 작용하는 부분은 바로 개개인의 학업성취도와는 상관없이 '진도'를 나가야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이 각 파트에서 학업을 놓는 이유 중에 가장 이유는 바로 '완벽주의'이다. 수업을 들으면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알아야만 뒷부분을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진도라는 것은 그렇지 않다. 특정 수준 이상으로만 학습이 되면 뒷부분을 공부하면서 깨닫게 되는 부분이 생기고, 뒷부분을 알아야만 그 이상의 난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부분도 생기고, 따로 공부를 하지 않아도 그냥 저절로 깨닫게 되는 경우(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정말 타고난 천재가 아닌 이상, 중학교 학습과정만 가도 1번 수업을 듣고는 절대로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오랜 시간 복습하거나 스스로 숙지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시간을 투자해도 안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여러 번 수업을 들어도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것은 학생들이 보기에 성적이 좋은 학생들도 다 같이 느끼는 점이다. 성적이 좋은 친구들이라고 해서 절대 그 개념이나 과목을 처음 공부할 때 한 번 듣고 알게 되는 것이 아니다. (정말 타고난 사람이 아닌 이상) 여러 번 반복하고 시간을 투자하고 써보고 선생님께 따로 찾아가서 물어보고 그래도 이해가 안 되면 일단 넘어가서 뒷부분을 공부하며 다른 개념을 숙지하다 보면 '아, 그게 그거였구나.'라고 알게 되는 경우가 분명히 있다.


지금 당장 내가 수업을 들으면서, 문제를 풀면서 무슨 내용인지 모른다고 해서 '아, 나는 틀렸어..'라고 생각하지 말고 다른 학생들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으니 일단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는 부분까지는 이해하도록 노력해보고(절대 포기는 하지 말자.) 일단 뒤로 넘어가면 된다. '회독'이라고 하는데 어떤 책이든 한 번 읽어서는 절대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 감히 정말.. 한 번 수업 듣고 봐서는 그 책에 무엇이 적혀있는지도 기억에 잘 남아있지 않다고 봐도 무방하다. 3 회독 정도 하면 '아.. 이게 이런 내용이구나.'라는 느낌은 오게 되는데 회독 이야기를 하면 많은 학생들이 아니 한 번 읽기도 어려운데 어떻게 몇 회독을 하며, 두 달 동안 문제집 40권을 풀었다 이런 것은 어떻게 이뤄내는지 나 하고는 딴 세상 이야기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1 회독을 이뤄내는 것이 가장 힘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더라도 절대 '완벽'하게 알 수 없다. 용어도 생소한 부분이 많을 것이고, 이전에 몰랐던 개념이라면 그 개념을 내가 받아들이게 만드는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2 회독부터는 1 회독 때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1 회독 때보다 걸리는 시간을 배이상 줄일 수 있다. 3 회독 때는 1, 2 회독 때 몰랐던 내용만 보면 되니 더 빠를 것이고 이렇게 5 회독 정도 하면 그 책에 대해서는 꽤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한 권의 책의 통해 쌓은 지식으로 비슷한 수준의 책을 보거나 문제를 풀면 특별히 모르는게 많지 않아서 금방 책 한 권을 다 공부할 수 있다.


처음 시작하는 내용부터 모르다니 뒷부분의 내용은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멍청이다. 이런 함정에 빠져서 공부 자체를 하지 않는 '게으른 완벽주의자'가 될 필요가 없다. 지나친 '완벽주의'는 불안감, 소진(번아웃), 강박증, 실패에 대한 우울증, 자기 비난 등을 동반하게 된다.


'공부'는 절대 한 번에 완벽하게 할 수 없고,

대다수(거의 전부라고 봐도 무방..)의 사람들이 전혀 몰랐던 개념을 한 번에 이해할 수 없다.

너도 나도 마찬가지니,

너무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내가 무엇을 아는지 무엇을 모르는지부터 차근차근 체크하자.


다음 글에서는 '파레토 법칙'을 어떤 식으로 공부에 적용할 수 있는지, 그래서 공부에서 완벽주의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 알아보자.


이미지 출처 : https://blog.naver.com/rkgml2515/222620734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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