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전기차는 친환경 자동차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보급을 위해 보조금을 지원할 정도입니다.
최근 잇단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공포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친환경 자동차가 자칫 기피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앞섭니다. 전기차는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해 장점이 큰 데 이번 일로 보급이 지연된다면 인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가 직접 나서 전기차 화재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고자 잇따라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은 못 미덥기만 합니다.
부산지역 공영 주차장에 전기차 화재 예방 시설 확충이 시급합니다. 부산시는 전국 최초로 전기차 화재 예방 관련 조례도 만들었으나 예방보다 대응 시설에 집중돼 있습니다. 이마저도 예산이 부족해 시설 확충이 지지부진하기만 합니다.
전기차 주차장에 방화벽, 물막이판, 차량용 질식소화덮개, 전용주차구역 및 충전시설 감시 전용 CCTV, 충수용 급수설비 등 화재 예방·대응 시설 설치를 시가 권고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시가 제시한 시설은 예방 시설이 아닌 불이 났을 때 대응하기 위한 시설에 가깝습니다. 전기차는 화재 발생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조례에 명시된 대응 시설도 제대로 갖춘 공영 주차장을 찾기가 쉽지가 않다는 점입니다. 조례마저도 강제성이 없고 예산의 한계도 있습니다.
부산보다 조례 제정에 후발주자인 서울 강남구의 경우, 지난 6월 실내 공영 주차장 3곳에 온도 상승을 조기에 감지하는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했습니다. 서울 서초구는 전기차 충전시설이 있는 공영주차장 23곳을 대상으로 열화상 카메라 설치를 추진한다고 합니다. 반면 부산시 소유 주차장은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한 열화상 카메라가 비치되지 않았습니다.
전기차는 화재가 발생하면 진화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예방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입니다. 예방보다 더 좋은 정책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