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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산동 이자까야 Aug 21. 2024

"전쟁터에서 죽을 순 없다"

러시아가 탈영, 병역기피로 골머리를 앓는다고 합니다. 그동안 러시아는 인해전술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러왔습니다. 지금까지 죽거나 다친 병사는 50만 명 추산됩니다. 러시아 젊은이 사이에는 "전쟁터에 끌려가면 총알받이가 돼 죽는다"는 말이 상식으로 자리 잡혔습니다.

러시아 인권단체들은 복무지를 벗어나거나 징병을 피해 달아난 이들이 최소 5만 명으로 집계합니다. 체포된 뒤 부대 복귀나 입대를 선택해 혐의가 무마된 이들까지 합하면 훨씬 많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법원 통계에서 탈영이나 병역기피 혐의로 입건된 사건만 1만 건이 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탈영과 병역기피가 만연한 이유는 전쟁터에서 죽을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서방 군사정보 당국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전에서 죽거나 다친 러시아 병사를 50만 명 정도로 추산합니다. 


러시아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점령지를 지키고 확대하고자 인해전술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적인 우위를 앞세워 우크라이나 진지를 향해 계속 진군하는 방식으로, 병사들이 '총알받이'가 되는 전투가 많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최근 러시아 쿠르스크를 급습해 본토 일부를 점령했으나, 러시아는 이를 격퇴하기는커녕 후퇴하는 양상을 보여주는 점도 병력 부족 탓으로 지목됩니다.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 진격에 약 2만 명을 투입했습니다. 미국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쿠르스크를 탈환하려면 이와 비슷한 규모의 제대로 훈련된 병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인해전술로 병력을 소모한 탓에 전투에 숙련된 정예병이 소진됐습니다. 이 때문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지에서 병력을 끌어다 써도 사태 해결에 필요한 수준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옵니다. 


러시아는 병력을 최대한 긁어모으고자 우크라이나전이 발발한 뒤 탈영이나 병역기피에 대한 처벌 수위를 최고 징역 15년과 재산 압류로까지 크게 높였습니다. 징병 대상자는 자동으로 출국이 금지됩니다. 탈영병 가족은 경찰에 끌려가 조사를 받는 등 협박을 받습니다. 탈영병이나 병역 회피자가 잡히면 처벌과 전쟁터 투입을 두고 양자택일을 해야 합니다. 


그보다 훨씬 심한 대가를 치르는 사례도 전해집니다. 용병단 바그너 그룹의 일원으로 전장에 나선 한 군인은 2022년 영내 내에서 둔기로 즉결 처형을 당했습니다. 전투기를 몰고 우크라이나로 귀순한 조종사는 올해 2월 스페인에 은신하던 중에 괴한에게 암살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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