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공공기관 방송채널 EBS가 창사 이례 가장 ‘핫’했던 해였다.
유튜브에서 ‘김명중 씨’라며 EBS 사장 이름을 거침없이 부르는 펭귄 ‘펭수’가 전 국민적인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에서 데뷔한 펭수는 툭툭 내뱉은 센스 있는 말들과 직설적인 말투로 10대부터 60대까지 폭넓은 인기를 얻었다.
많은 사람들이 펭수를 볼 때마다 해방감과 힐링감을 느꼈으며, 펭수는 단순히 인기 캐릭터를 넘어서 인플루언서로 자리 잡았다.
펭수의 몸값은 1회 광고료만 5억 원에 달했다고 한다.
EBS의 펭수와 같이 거의 대부분의 공공기관들은 캐릭터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잘 활용하고 있는 기관들은 흔치 않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공공부문의 캐릭터는 고양시의 ‘고양이’, 국립공원공단의 ‘반달이’ 등 손에 꼽을 정도이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도 2012년에 ‘랜디’라는 거북이 캐릭터를 론칭했다.
하지만 거의 10년 가까이 캐릭터 활용이 전무했다.
캐릭터는 SNS와 만날 때 큰 시너지 효과를 보인다.
캐릭터는 딱딱한 공공기관의 이미지를 친근하게 만들어 줄 수 있고, 어려운 메시지도 말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똑같은 정책브리핑이라도 글로만 나열하는 것보다는 캐릭터가 설명해 주는 ‘카드뉴스’가 국민들이 보기에는 훨씬 쉽고 편하다.
SNS는 그 자체로 쉬운 것, 재미있는 것이기 때문에 ‘캐릭터’가 갖는 특징들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LX도 인스타그램에 랜디를 활용한 지속적인 이미지를 업로드하고 있다.
정책이나 사업적인 내용도 있지만, 감성적이나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콘텐츠들을 캐릭터를 활용해 전달할 때 많은 반응들이 있었다.
캐릭터라는 매개체는 공공이라는 어렵기만 한 장벽을 한 커플 벗겨줄 수 있는 윤활유와 같다.
자신의 기관만의 캐릭터가 없다면 만들어서 활용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기관의 CEO가 나와서 설명하는 메시지보다 전달력이 훨씬 우수할 것이다.
단순히 캐릭터의 JPG파일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서 인형탈 등을 이용해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가 위치한 전북혁신도시 한국전기안전공사는 ‘미리’라는 캐릭터의 인형탈의 머리에만 뒤집어쓴 주인공을 활용해 전기안전에 대한 메시지도 ‘미리’의 일상을 인스타그램에 주기적으로 올리고 있다.
그리고 ‘미리’가 등장하는 콘텐츠의 조회 수는 다른 콘텐츠보다 월등히 높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캐릭터가 있다면 최대한 활용해라.
재미있지 않으면 SNS를 볼 이유가 없다.
재미와 정보를 한 번에 전달하는 기관 SNS를 운영하고 싶다면, 국민들이 좋아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SNS는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운영하고 있는 만큼 우리 기관만의 확실한 성과를 내기란 쉽지가 않다.
주기적인 이벤트를 개최해 방문자를 끌어모으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질’이다.
항상 찰떡같은 비유로 밑에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시던 내가 모신 사장님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횟집에 회를 먹으러 갔는데 달라는 회는 안 나오고 콘치즈, 튀김, 샐러드 같은 것만 나오면 아무리 그것들이 맛있다고 해도 다시 그 집을 가지는 않는다.
횟집에서는 좋은 회를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본질이다.”
SNS의 본질은 유익하고 재미있는 콘텐츠이다
. 우리 기관에서 국민들을 위해서 제공해야 하는 콘텐츠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해야만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는지 고민한다면, 너도나도 다 하는 SNS 홍보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