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그리 Jul 21. 2023

관계에서 나를 지키는 법

친구, 지인 편- 흔들리지 않고 줏대 있게

친구나 지인과의 관계는 10-30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누구를 가까이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사고방식, 생활환경, 바라는 꿈 모든 것이 바뀐다. 어릴 때부터 제대로 된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 학부모들은 학원을 보내는데, 학원을 꼭 공부를 더 시키기 위해서만 보내는 것이 아니다. 방과 후에 다른 친구들은 모두 학원을 가는데 나만 집에 있으면 외롭고,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기에 태권도, 미술, 글짓기 여러 학원에서 어릴 때부터 다양한 관계를 경험하도록 부모들은 돕는다. 대치동, 목동에서 사교육이 극성인 것도 그 동네에서 관계를 형성하고 어릴 적부터 가까운 친구를 만들어 공부하는 환경 자체를 만들기 위함도 있다. 따라서 서울의 부동산은 늘 학군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친한 친구사이에 절교를 하고, 상처를 받고, 서로를 힐난하는 사례가 참 많다. 얼마 전에 간 지인의 결혼식에서도 내가 아는 지인의 가장 친한 친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싸웠기 때문이다. 반대로, 과거에는 전혀 친하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 둘도 없는 친구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인생에 이렇게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친구사이에서 원만한 관계를 이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친구나 지인과의 관계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 중요한 마음가짐이 있다. 바로 내가 잘돼야 친구도 존재한다는 것. 내가 내 할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 친구의 속사정을 들어줄 여유는 있을 리 만무하고, 반대로 내가 밥벌이를 못하고 있으면 친구도 내가 부담스러워할 것을 알기에 나와의 만남도 꺼린다. 직장을 구하든, 사업을 하든, 공부를 하든 뭐든 좋다. 진짜 내가 잘돼야만 알아서 친구가 날 찾고 보다 원만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 나를 배제한 채 주변을 퍼주는 그런 한심한 행동은 지양해야 한다.

 원만한 관계유지의 첫번째는 말보단 귀를 열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본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실제와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 그들이 먼저 얘기하는 것을 내 주장과 다르다고 해서 비난하거나 조롱하지 않는다. 대립적인 의견이라도 일단 경청을 하자. 경청은 곧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며, 그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그 이야기가 본인에게도 삶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무리 많아도 내 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듣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친구관계에서 늘 현재보다 미래를 봐야 한다. 지금 내 상황이 이 친구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가? 내가 이 친구보다 지금 더 돈이 많다고 우쭐대는가? 상황은 언제나 가변성을 띤다. 미래에 이 친구가 더 잘나고 성공할 수 있고 나는 하루아침에 쫄딱 망할 수도 있다. 그저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다면, 내가 조금 더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면 술 한잔 사주고 마는 것이다.

 4년 전 대뜸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회계사 준비를 하던 친구는 어느덧 합격해서 날 찾아왔다. 어릴 적 공부는 안 하고 한 길만 파던 친구들은 어느새 자리를 잡아 결혼도 하며 잘 살고 있다. 인생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에 현재 상황에만 국한되어 그들을 단정 짓지 않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친구를 대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친구는 필요할 때 찾는 것이다. 누군가는 나에게 말한다. 넌 어떻게 필요할 때만 찾냐고. 하지만 나는 자신 있게 친구는 필요할 때 찾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계여야 그 관계는 유지된다. 그것이 지식이 됐든 기회가 됐든 돈이 됐든 서로 필요할 때 도와주며 관계를 더 돈독히 하는 것이다. 그저 술 한잔 하며 학창 시절 얘기, 과거얘기에 매몰된 만남은 아무런 인생에 의미도 없고 재미도 없다. ’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그 자체다.

 관계 자체에서 실망할 수 있기에 애초에 내가 필요한 순간이 왔을 때 그들에게 맹목적으로 기대는 하지 않되, 도움을 받았다면 그 이후에 나도 친구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당당해야 하는데 이는 앞서 말한 내가 먼저 잘돼야 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마지막으로 경조사는 꼭 챙기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너무 바빠 일에 치여 아무리 친해도 내 주변 사람들을 챙기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경조사를 챙기면 그 고마움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크다. 받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장담컨대 많지 않다. 말은 사양하면서도 99.9% 좋아할 것이다. 부담스러운 관계가 아니라면 나에게 선물을 베푸는데 그 누가 마다할 것인가. 요즘은 카카오톡에 생일인 친구 목록이 뜬다. 매번 선물하기도 어쩌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계속 관계를 이어가고픈 친구가 있다면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라도 건네보자. 내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올 것이다.

  또 결혼식에는 못 가더라도 장례식에는 꼭 참석하는 것이 좋다. 결혼은 내가 아니라도 축하해 줄 사람들이 많다. 장례식은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곁에 있는 것 그 자체로 큰 감동이다.


 인간관계는 이렇게나 힘들다. 이 모든 것도 사실상 나의 개인적인 경험이며 명확한 정답이 없다. 내가 노력한다고 해서 긍정적인 결과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외향적인 사람이라도 각자의 성격이 모두 다르기에 이를 다 맞추기가 쉽지 않다. 호의라고 생각했는데 어떤 이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이래서 친구와 지인들의 관계는 늘 조심스럽다.

 친구관계에서 나를 지키는 법은 그저 순리대로 사는 것이다. 내가 싫어 떠나는 친구를 잡지 않는다. 더 친해지려 노력하지 않는다. 그런다고 해서 돌아올 친구였으면 먼저 손을 내밀었을 것이다. 반대로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늘 내 옆에서 나를 지켜봐 주고 응원해 주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평생을 함께 할 진짜 친구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친구에게 충실하고 그들에게 내가 더 도움을 줄 수 있게 나를 키워간다면 보다 건설적이고 원만한 친구관계를 만들 수 있다. 그것이 친구관계에서 비로소 나를 지키는 법이라 믿는다.



 

이전 29화 관계에서 나를 지키는 법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