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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결국 그냥 해보는 거예요

그냥 해보기로 한 당신을 응원합니다!

by 알레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어쩌면 지난 1년의 시간을, 아니 그보다 더 긴 시간을 돌아보며 내가 느끼고 고민하고 마음에 담아두었던 그 마음들, 두려움들, 불안들을 낯낯이 기록하고 싶어서였다. 그저 개인의 일기장이 아닌 굳이 독자가 있는 플랫폼에 기록을 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가 가닿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기록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닿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아무래도 내가 고민을 시작한 시점이 39, 40살 무렵이었으니 그즈음에 비슷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는 사람에게 작은 불씨라도 돼주길 기대하고 싶다.


당연한 말이지만 나의 글이 정답이 아닐 뿐만 아니라 나 역시 누군가에게 '이게 정답입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님을 잘 알고 있다. 그저 작은 위로 정도라도 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서슴지 않고 나의 생각을 기록해보는 것은 적어도 1년이라는 시간을 먼저 고민해보고 고뇌해보았다는 것만으로도 나눌 수 있는 것이 조금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미 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들은 특별해서 된 것이라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그러나 그들의 시작은 결코 그렇지 않았음을 잘 알고 있다.


삶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듯 보이지만 사실 우리는 불공평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저들의 성공 방식을 따라 한다고 해서 모두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은 불공평함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불공평한 세상을 살아가는 이 시대에 나처럼 뒤늦게 출발 선에 선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해보는 것! 자신을 믿고 그냥 한 걸음 내디뎌보는 삶!"


나의 가장 취약점을 이야기해보자면 나는 시작하기를 망설이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저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어떤 누구는 완벽주의 성향으로, 또 다른 누구는 뇌과학 적인 이유로 설명을 한다. 그러나 내가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나는 그저 용기가 없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내가 가진 것들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해왔던 것이다.


내가 아는 것, 내가 경험한 삶, 내가 생각하는 것들, 그리고 내 삶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의미 있게 다가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글쓰기를 통해 이 생각 하나는 깰 수 있었다. 이제는 전혀 다르게 생각한다. 나의 이야기에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시작하지 못하는, 용기 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가시적인 성과에 이르는 결과물을 빨리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참으로 미련한 생각이었다. 나는 언제나 전문성 또는 충분히 준비되었다고 느껴지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그제야 시작할 용기가 생겼었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우매한 생각이었는가. 이제야 확실히 깨달았다.


과연 누가 분명하게 판단할 수 있을까. 이 정도면 충분해!라고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 그건 결국 내가 가진 생각을 표현해 본 다음에, 실현시켜 본 다음에야 판단이 가능한 영역이다. 그러니 '난 아직도 준비가 덜 됐어'라는 것은 정말 메타인지가 높은 경우이거나 아니면 용기가 없거나 둘 중 하나이다. 나의 대부분은 후자에 속했다.


물론 그렇다고 무턱대고 시작하라는 것은 아니다. 시간은 주어 담을 수 없는 것이기에 자신의 현재를 분명히 알고 거기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굳이 현 단계에서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것들까지도 싸잡아 고민하는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인지를 배웠고 그것을 꼭 이야기하고 싶었다.


브런치 북 프로젝트 덕분에 지난 1년의 기록을 정리해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부디 누군가에게 닿기를 이라는 희망을 가져보지만 결국 이 이야기는 1년 전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이다. 나는 그때의 나를 만난다면 나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말해주고 싶었다. 과정은 힘들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여전히 무언가를 딱히 이룬 건 없지만, 그 사이 놀랄 만큼 단단해진 자신의 성장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이제는 온 우주가 나를 돕고 있다고 믿는다. 내 주변에는 진짜 내가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함께 한다. 나는 내가 바라는 것을 이룰 것이라고 믿기로 했고 그 믿음에 긍정의 에너지를 매일 불어넣기로 했다. 그저 해보자. 시작해보자. 그냥 해보는 거다. 인생은 발을 내디뎌 봐야 그다음을 알 수 있는 법이다.


오늘의 망설임이 신중함 일지 모르겠지만 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 내딛지 못하는 건 신중함이 아닌 주저함이다. 그러니 그냥의 힘을 믿고 시작해보자. 당신의 선택은 분명 더 멋진 내일로 이끌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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