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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Nov 21. 2024

당신에게 100억이 있다면 어떻게 사용하시겠습니까?

이 질문에 독자님은 어떻게 답을 하시겠습니까? 실제로 1주일 전에 코치님께 이 질문을 숙제로 받았다. 코칭을 받기 시작한 뒤로 짤막한 일기를 쓰는 것도 숙제인데 그러고 보니 일기라고 따로 쓰고 있진 않았던 것 같다. 아무래도 매일 브런치에 글을 쓰고, 생각날 때마다 소셜 미디어에 짧은 기록을 남기다 보니 별도로 일기를 쓸 생각을 못했다는 게 떠올랐다.


100억. 100억이라. 감조차 오지 않는다. 100억이라는 숫자가 익숙한 이유는 딱 한 가지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에서 참 많은 사람들의 자기 확언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가령 '나는 10년 뒤 100억 부자가 되어 있을 거다'라던가, '나는 100억 부자가 되어서 선한 영향력을 나누고 살아간다'라는 식이다. 


근데 만약 이 분들에게 같은 질문을 건넨다면 무어라고 답할까?


나에겐 너무 어려운 질문이었다. 결국 자산 운용에 대해 이리저리 검색도 해봤다. 챗GPT가 가르쳐 준 방법은 이랬다.


이 표를 보는 순간 3가지를 느꼈다.


첫째, 나에게는 재정 관리에 대한 개념이 전무했다는 사실이다.


정말 살면서 경제관념이 너무 없이 살았음을 절실히 깨닫는다. 혹여라도 오해할까 싶어 말하지만 개념이 없이 살아도 될 만큼 차고 넘치는 자산을 보유해서가 절대 아니다. 말 그대로 개념이 없었다. 과거를 돌아보면 직장에서 월급을 받을 때도 나의 소비 생활은 미래의 자산을 끌어다 사용하는 게 일상이었다. 그러니 투자는 고사하고 저축도 할 게 없었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처럼 초기 투자자금이 크면 클수록 벌어들이는 돈의 절댓값도 크다. 그 말인즉슨 반대로 말하면 추기 자금이 작으면 수익률과 상관없이 수익금도 작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이 말을 하는 이유는 나의 경제관념이 없음에 대해 변명이라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벌이가 크던 작던 어쨌거나 과거의 나는 벌어들이는 족족 쓰기 바빴음을 인정한다.


둘째, 100억이 있다고 해도 이 중에 나를 위해 쓰는 돈은 겨우 5% 뿐이라는 사실이다.


'돈이 많으면 어떻게 쓸까?'에 대한 질문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있다. 여행. 그것도 1등석을 타고 세계 일주를 하는 여행. 고급 호텔을 이용하는 여행. 고급 풀빌라에서 편안한 쉼을 누리는 여행. 그다음은 주거 환경 개선이다. 50평형대 집으로 이사를 가고, 차는 실내가 넓고 안전 시스템이 잘 갖춰있는 고급 SUV. 그다음은 좋은 카메라를 사고, 좋은 디지털 기기들로 세팅하고, 1인 사무실을 얻고, 좋은 가구들로 채워 넣는 상상이 이어졌다.


그런데, 우리 GPT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르면 나를 위해 쓰는 돈은 겨우 5%에 불과하다. 물론 100억에 5%라면 적은 돈은 아니다. 그래도 자그마치 5억이다. 위에 나열한 것들 중 많은 이사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커버할 수 있는 금액일 것이다. 


중요한 건 나는 일단 소비를 먼저 생각했다는 것이고, GPT는 자산 증식을 위한 투자 포트폴리오가 우선이었다는 점이다. 벌써 오래전이지만 첫 직장에 들어갔을 때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에서 그룹 회장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기억난다. 


"여러분, 부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줄 알아요? 버는 것보다 덜 쓰면 돼요."


셋째, 이게 꼭 100억이 아니어도 적용해 볼 수 있는 게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이제라도 나의 경제관념에 대해 반성하고 있으니 그렇다면 앞으로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GPT가 만들어준 비율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솔직히 아직 옳고 그름을 판단할 지식이 없긴 하지만 언제든 나에게 맞는 적정 비율을 찾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100억이라는 큰돈을 위의 자산관리 방법에 따라 관리를 하게 된다면 앞으로 살아가면서도 분명 자산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꼭 100억이어야만 가능한 것일까? 아니다. 월 소득 300만 원 이어도 적정 비율의 자산관리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만약 챗GPT를 사용 중이라면 자신의 현실을 반영하여 자산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고 해보자. 정말 기갈난 방향을 제시해 줄 테니.


단, 자산규모가 크던 작던 상관없이 나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의 비율은 항상 절대적으로 작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월 소득 300만 원일 경우에는 자기 계발 및 소비를 위한 비중은 20%, 60만 원이었고, 여기에 가계 부채 조건을 추가하면 해당 항목은 사라진다는 점에 놀라지 마시길.


개인적으로 돈 공부를 하는 것에 그리 관심이 있지는 않다. 안 그래도 최근 코칭을 받으면서 더 확실히 알게 되었다. 나는 돈에 대해서는 큰 가치를 두고 사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그럼에도 오늘의 경험을 통해 돈에 대해 너무 무지했음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건 사실이다.


2025년에는 무조건 돈 공부를 목표에 넣어야겠다. 혼자서는 절대 안 할 테니 관련 모임을 찾아 들어가는 것도 고려해 봐야겠다. 그래도 내 아이에게 돈에 대해서 가르쳐 줄 수 있는 아빠여야 하지 않겠나.


다시 한번 묻고 싶다. 만약 이 글을 읽은 독자님이라면 100억이라는 돈을 어떻게 사용하실 건지. 당신도 나와 같은 상황이라면 같이 힘내보자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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