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에세이시
첫눈이었다
처음이라는 단어에 담겨져 있는 의미는
언제나 새롭게 눈뭉치처럼 마음을 뭉치게 한다.
그래선지 첫눈이 오는 날이면 예정에 없던
오래된 관심을 공유한 사람들을 만나게 한다.
내리자마자 녹기를 반복하는 눈발을 보면서
와, 하는 함성을 괴성처럼 지르며
환호와 탄식을 서로의 눈 속에 쏟아낸다.
한 해 동안 지지부진했던 삶을 마무리하기도 하고
새로운 시간을 각자의 가슴에 심어주고 싶기도 한 것이다.
십이월의 찬바람을 등에 질머지고도
함박웃음으로 만나게 하는 이들이 생을 빛나게 하는 첫눈이다.
첫말처럼, 첫마음처럼, 첫입맞춤처럼
모든 순간이 새것같이 설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