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행복
밑지고 살아와서 다행이다.
남김을 위해 오기 부리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죄를 덜어냈다는 것이다.
필요에 조금 덜 미치고
누림을 다 채우지 않고 지금에 있다.
한구석이 빈 상태가 편안하다.
하고 싶다고 죄다 하고
갖고 싶다고 모두를 소유한다고
지고한 행복을 누린다 하겠는가.
하고 싶어함이 남아있어야 삶이 설렌다.
갖고 싶은 부족감이 있어야 힘을 낸다.
손해를 감수할 수 있어야 행복하다.
빈자리 여백을 품고 있어야 너그러워진다.
밑지고 살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