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물든다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너에게 물든다


아직 오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머리끝이 보이진 않지만

다가오고 있는 기운이 느껴집니다.

발끝의 방향이 어디를 가리키고 있는지

알아챌 수가 없지만

너와 나의 거리에 있는 공기의 압력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마음이 향해있다면 닿게 된다는 것,

끊이질 않고 전해지고 있는 이음의 운명이

양귀비꽃 길 사이를 지나서,

5월이 마음먹고 늘어놓은 작약 꽃밭을 누비며

나에게 이어지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불란서 국화가 발산하고 있는 향기보다 진한 밀도로

이미 너에게 물들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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