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개운한 관계 정리법
후회는 해도 미련은 남기지 말자. 후회는 불쑥 찾아왔다 가는 단발성 감정이다. 그러나 미련은 두고두고 마음을 간지럽힌다. 세 번을 전화해도 받지 않고 답이 없는 사람은 첫 번째로 정리해야 한다. 나를 무시하는 사람이다. 무시받고 참는 것은 속 알 머리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내가 아쉬운 처지에 있다면 더더욱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재수 없는 사람이다. 내 생애에서 제일 먼저 빼버려야 한다. 아무 연락이 없다가 자신에게 필요할 때만 연락을 해오는 사람이 두 번째로 끝내야 할 관계다. 내가 필요할 때에는 답이 없을 확률이 많다. 나를 이용가치가 있는 사람 정도로만 생각하고 저울질을 멈추지 않는 사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나에게는 별로 이용할만한 가치로운 것도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일 것이다. 세 달 이상 한 번도 연락을 하지 않아도 안부가 궁금하지 않은 사람이 그다음 차례다. 나에게도 그에게도 서로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란 말은 서로에게 무관심한 관계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 나를 궁금해하지 않거나 내가 궁금해하지 않는 사람이 앞으로 궁금해질 확률은 극히 낮다. 휴대폰의 무게를 줄이자. 궁금하지 않은 이름을 삭제하자. 수백 개의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다고 관계의 부자는 아니다. 적은 전화번호라도 자주 통화버튼을 누르고 나의 벨소리를 즐겁게 울려주는 목소리가 반갑다면 행복한 시간을 살고 있는 것이다. 일 년에 한두 번 만날까 말까 하는 사람을 위해서 마음을 할애하며 살지 말자. 얼굴을 보면 웃지만 헤어지고 나서면 기억에 남지 않는 사람은 나와 지속해야 할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악수를 했다고 모두가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닌 것과 같다. 견고한 관계란 마음을 주고받아야 하고 단단하게 서로를 배려해야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