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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글 Jul 19. 2024

외면하지 못하는 이름

새글 에세이시

외면하지 못하는 이름


기억의 뒷면에 두었던 이름을 오랜만에 듣게 되면 

그리움이 물폭탄처럼 가슴으로 퍼부어집니다.

의식적으로 떼어놓았지만 잊히진 않았을 겁니다.

막바지 장맛비가 거칠게 하늘에 물고랑을 이룬 채 

융단폭격으로 지상을 유린을 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가볍지 않은 흔적을 남기고 지나가겠지요.

이름 한자, 한자에 새겨져 

세월의 무게를 추억하게 하는 사람처럼 말입니다.

잊어버리고 말아야겠다는 억지 다짐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막상 보게 되더라도 아픔대신 

아련한 보고픔이 상기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헤어짐을 감당하기에 지독한 상흔이 남았던 

이름을 대면하는 것은 여전히 적응이 안 됩니다.

아직은 시간이 오랫동안 더 필요한 듯합니다.

내가 괜찮아져야 그도 지난 시간에 대수로워질 것입니다.

기억이 외면하지 못하는 이름에는 그와 나에 대한 

생애의 한 시절이 엮여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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