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에세이시
모든 날이 괜찮을 거야
괜찮을 거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남발하기 시작한 이후로 정말 괜찮아지는 것만 같았다. 마음을 쇄놰시켜서 긴장을 물러지게 했던 것이다. 매사에 괜찮아지기 위해서는 머리를 통해서 가슴에 전달되는 정보체계를 혼란시켜야 한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일상이 중요하거나 사소하거나 심난한 불씨가 남으면 괜찮아질 수가 없다. 걱정에 대한 판단의 감각을 마비시켜야 불편한 상태의 지속을 차단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괜찮다는 말에 중독되어 버렸다. 끊어낼 수 없는 마약의 단어가 되었다. 괜찮을 리가 없는 이별에게도 괜찮을 거라는 약을 복용한다. 남용하지 않으면 견뎌내기 힘든 금단증상에 빠져들었다. 생각이 날 때마다 무저갱 같은 그리움에 빨려 들어가도, 애가 타는 아픔에 경직될 때에도 괜찮을 거란 향정신성 약효에 의존한다. 괜찮아, 어떤 날에 있을지라도, 모든 날을 사는 동안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