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2세 졸업식날.
아이들은 “선생님이랑 같이 있을거에요. 유치원 안갈거에요”하고 말하기도 하고
“선생님을 유치원에 데리고 갈거에요”하고 말하더니 막상 졸업식 날이되니 너무나 의젓하게 노래를 부르고 상을 받았다.
엄마들은 “아직 진짜 간다는게 실감이 안나는거 같아요”하고 말했지만 아이들도 유치원에 갈 때가 되었음을 아는 듯했다.
한 아이가 "저는 엄마한테 가서 앉을거에요. 언니오빠가 엄마 무릎위에 있어요"하고 말한다. "졸업식 끝나면 엄마, 아빠랑 집에 갈거야. 이제는 선생님이랑 헤어지는 거야. 오늘이 마지막이야"하고 말하니 사랑많은 아이는 나를 꼭 안아준다. 그리고 옆에 있는 보조선생님도 꽉 끌어 안았다. 그러면서 원래 연습했던 졸업생 자리에 가서 앉았다.
한 아이는 너무나 진지한 표정으로 앉아 있어서 사람들은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우리반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오늘이 그날이란건 알았지만 막상 졸업식 날이 되니 우는 아이는 없었다. 연습때는 “아침마다 모여서 재미있게 지내던 사랑하는 어린이집 떠나가게 되었네”를 부르며 늘 울음을 터뜨리더니..
집에 가는 엄마들을 배웅하다가 작년에 우리반 아이
담임과 애기반때 담임이 아이를 보았던 엄마와 함께 우는 모습을 보았다.
“제가 담임인데 왜 다들 울고 있어요?“하고 말했다
옆반 아이가 작년 교사에게 마지막으로 인사하며 끌어안으니 선생님은 울음이 터졌다
“어머니 저 선생님 울어요“하고 말하니 ”선생님이 울면 저도 울어요“하며 그 어머님도 울었다.
가운데에서 나는 ‘뭐지? 과학적으로 T라고 판명이 나서 나의 눈물이 말라버렸나?’ 다들 우는 상황에서 혼자 뻘쭘해졌다.
원장님이 선물로 주신 ‘연남천 풀다발’ 책을 읽었다.
동료 선생님은 “이건 꼭 1년을 담고 있어요. 풀안에 우리의 인생이 있어요”하고 말했다.
나는 그제서야 비닐도 안 뜯은 그림책을 펼쳤다.
한장 한장 넘기며 아이들과 함께한 1년이 생각이 났다.
누구보다 풀꽃을 아끼는 아이들.
아이들과 함께한 산책에서 본 풀꽃들이다.
풀꽃을 보며 계절마다 그 풀꽃을 보았던 장소가 생각이 났다.
강변을 걸으며 보았던 풀꽃, 아이들이 보물처럼 소중히 들고 다니던 모습.
너무 더운날 그늘에서 아이들과 소꿉놀이했던 때
아이들과 주웠던 단풍잎, 그리고 한겨울의 겨울산까지.
“이 책을 보니 아이들과 함께한 1년이 생각이 나요”하고 말하니 그 선생님은 “선생님은 정말 좋은 교사네요. 이 책을 읽고 아이들이 생각났다고 말하니까요”하고 말씀하시니 갑자기 그제서야 눈물이 터져 나왔다.
아이들과 헤어지는 구나. 1년이란 시간이 머릿속을 지나갔다.
풀꽃하나도 소중히 여기며 손에 들고 다니던 모습.
자연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 소중히 여기고 반짝이는 눈으로 관찰하던 아이들.
너희도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