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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의 점심시간

by 맑은희망

점심시간에는 늘 칭찬과 온갖 꼬심이 들어간다

“이거 한번 먹어봐 진짜 맛있어 우와 00 버섯 먹는다 얘들아”하고 말하면 “선생님 저 봐요”하며 경쟁하듯 먹는다

“이거 한 개만 먹어볼까? 맛만 한번 보자”하고 말한다

팥은 초코맛이라고 이야기하고 청포묵은 젤리라고 이야기하며 꼬신다 하지만 넘어오지 않는 편식이 심한 00은 입을 벌리지 않는다

옆반 토끼반 선생님이 지나가길래 “선생님 이거 보세요 00가 버섯 먹어요! “하고 말했다 그러니 입에 넣고 씹는 척을 하였다 “한번 먹어봐 진짜 맛있어 “하고 말하니 00도 밥을 먹는다

토끼선생님이 "우와 00가 정말 잘 먹네. 키가 쑥쑥 크겠어"하고 말하고 가고 나자 우리 반 여자아이가 혼자 말한다

“토끼선생님 진짜 똑똑하네 대단해"


예전에 큰애들은 다 먹은 척을 하더니 나중에 교구장 뒤에 방울토마토 한 개가 떨어져 있기도 했다. 혼날까 봐 한 개를 입에 물고 있다가 몰래 버린 모양이다. 휴지에 싸서 잘 버리면 될 텐데 나름대로 머리를 쓴 것 같았다. 예전에 큰 아이들은 식판을 다 비워야 한다는 게 있었지만 요즘 세상에는 억지로 먹이면 큰일이 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농사지은 음식이다.

배추를 직접 뽑은 뒤 배추를 잘 먹기도 했고 감자를 캐고 난 뒤에는 "이거 지난번에 우리가 캔 거야"하고 말하며 먹게 했다. 물론 그 감자는 금방 다 먹었지만 1년 가까이 그 감자여야만 했다.


옆반 남자아이가 형님반이 되어 한숟가락 먹여주니 갑자기 울먹인다 “엄마는 어디있어요?“

“왜? 선생님은 모르지”

“당근이 먹기 싫어서요”

그래서 당근을 아래에 숨겨두고

“이거봐 없지?”하니

받아서 먹는다

옆에 남자친구에게 “나 속상해 안아줘”하고 말하니 그 친구가 꼭 안아준다

옆에 있던 여자친구에게 “선생님이 당근 먹으라고 했다고 둘이 저래. 어떻게 하지?”하고 말하니

“그냥 먹어!”하고 말한다^^


0세반 아이는 배가 고픈지 식사할때 앉는 의자를 툭툭 친다

말을 못하지만 배고픔을 표현하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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