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여성문학회 ;35년의 궤적

서로의 문장에 불이 켜지는 순간

by 안명심


문학이 켜낸 쉼표와 울림


​35년이라는 세월을

단지 시간의 경과로만 본다면,

그 속의 무수한 노고와 열정은 얇은 달력처럼 쉬이 넘어갈지 모른다.


그러나 안산여성문학회에게

'제35회 문학의 밤'은

매년 피고 지는 문학의 계절,

그 찬란하고 멈춤 없는 '궤적' 그 자체인 것이다.


그것은 지난 일 년, 안산여성문학회가 시민들의 삶 속에 조심스럽게 심어놓았던 문학적 씨앗들을 한데 모아 감상하는 시간이었다.


​매년 4월, 안산시민문학대학 개강은

새로운 희망의 싹을 틔우는 일이었고,


5월 미등단 여성들을 위한

전국여성백일장은 숨겨진 언어의 보석들을 발굴하는 기쁨이었다.


가장 뜨거운 계절인 7월에 진행된

안산시민대상 세 줄 시 공모는 우리 삶의 가장 밀도 높고 드라마틱한 순간들을 세 줄의 문장으로

포착해 내는 치열한 시도였다.

일 년 내내 경기 미술관과 김홍도미술관 산책로에 전시해 시민들과 호흡하는 문학 작품들이 마침내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와 축제를 여는, 경이로운 '귀환'의 장이기도 했다.


​이처럼 역동적인 행보가 35년 동안 단 한 번의 멈춤 없이 이어져 왔다는 사실은,

안산여성문학회라는 이름 아래 헌신해 온 모든 이들의 숭고한 정신을 명백하게 웅변해 준다.

우리는 멈추지 않고, 문학이라는 쉼표와 반전을 시민들의 일상 속에 조용히 심어 넣는 일을 지속해 왔다.


하지만 안산여성문학회가

이런 화려한 연례행사들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10 년째 요양원 어르신들께 '마음의 필사'나

다름없는 손 편지를 정성껏 건네며 문학이 가진

따뜻한 온기를 나누어오는 중이고,

또한 8년 청소년 쉼터에 책을 나누며

메마른 마음에 지식의 샘물을 대주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


무대 밖, 더 낮은 곳을 향한 조용한 실천이야말로

35년 역사의 가장 단단한 뿌리이며,

이 변치 않는 나눔의 기록이야말로,

문학회가 건넬 수 있는 가장 겸손하고도 강력한

서사인 것이다.


손편지와 세줄시 배너


포토존




​무대의 순조로운 진행 뒤에는 숱한 '땀방울의 손길'들이 숨겨져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행사의 기획 단계부터 늦가을 밤의 쌀쌀함마저 잊게 할 만큼 세심했던 준비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적으로 애써준 임원진과 회원들의 노고를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마치 ​ 그것은 글을 쓰는 작가의 고독한 뒷모습과도 같다.

수많은 퇴고와 고뇌가 한 줄의 정제된 문장으로 태어나듯, 그들의 헌신적인 수고는 그날 저녁,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감동했던 '문학의 밤'이라는 완벽한 문장으로 완성되었다.

이 지면을 빌려 그분들께 깊은 감사 보내드린다.
​더불어, 우리 문학회가 걸어온 35년의 깊이를 인정하고 축하해 주기 위해 기꺼이 귀한 시간을 내어주신 내빈 여러분께도 진심을 담아 감사드리고 싶다.

그분들의 따뜻한 격려와 응원은 우리 문학회가 앞으로 나아갈 길에 더 큰 의미와 책임감을 부여했다.

존재 자체가,

문학이 사회 속에서 가져야 할 가치와 무게를 묵묵히 증명해 주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28집 동인지


세줄시 문집


정현종 시인이 노래했듯, 우리 앞에 펼쳐질 모든 순간은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이다.



35년의 굳건한 유산을 바탕으로,

안산여성문학회는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삶을 밝히는 아름다운 문장들을

계속해서 세상에 건네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어제의 감동을 오래도록 기억하며,

다시 만날 새로운 '문학의 계절'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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