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스럽게 열리는 지평
묵직한 겨울의 관념을 접어두고
남중국 해안의 무지개빛 온기를 꺼내입는
감각적인 전이 轉㧠
오전 열시를 앞둔 활주로는
햇살에 젖어 새로운 설렘의 금빛 서사를 쓰고 있다
오 마카오의 햇살 아래서
바람은 깃털이 아닌, 투명한 울음처럼 맴돌고
광저우의 새벽 공기는 혀끝에 닿는 가장 오래된
찻잎처럼 시차時差의 맛을 건네리라
낯선 공기의, 낯선 서정속으로
지금 이륙하는 순간
나의 무거운 시간들은 고도의 진공이 되어
구름 위에 닿자마자 날카로운 파편처럼 깨진다
정형의 틀을 벗어나
시간에 주조한 단 하나의 색채를
그 낯선 표정을 주워 담으러 간다
푸른 공중에 얇게 새겨진 예민한 공명
지상의 언어로는 닿지 못하는 소리의 정적이다
#중국 #산전(심천) #주해 #광저우 #마카오
습관적인 아침과 조금 다른 오늘,
가방 속 가을옷들이 계절을 배신했다
남중국의 공기는 온도계가 아닌 피부에 닿는 결로 느낀다.
서울의 기온이 차가운 물리학이었다면,
광저우의 첫 볕은 시간이 주조한 단 하나의 꿀처럼 점도 높게 흘러내린다.
두꺼운 겨울의 문법을 벗어던진 자리에서
나는 가장 가벼운 피부로 낯선 풍경과의 격렬한 접촉을 시작한다.
이 모든 것은 계절의 완벽한 사기극이다.
심천에서 만난 이슬비 조차에서도
여름냄새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