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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색 한 스푼 May 13. 2021

흘린 눈물만큼 성장한다

울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들을 위한 글

울지 않는 일이 습관이 됐다

작년부터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우울감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외출이 자제되니 그만큼 내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아졌고 그만큼 소통 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 답답함을 느끼는 것이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집에서 홀로 술 한 잔 기울이며 답답함의 눈물을 참고있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어린시절에는 사소한 일에도 비명을 지르며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조금씩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우는 모습을 남들에게 보이는 일이 창피한 일이 돼 버린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리 슬프고 답답해도 참으려하고, 울지 않으려 한다. 눈 밖으로 흐르지 못 한 눈물은 마음 안으로 흘러 우리 안에 작은 눈물 웅덩이를 만든다. 웅덩이에 눈물이 쌓이고 쌓이다보면 '울고싶다'라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울기 위해 슬픈 영화를 찾는다.


따지고 보면 나 역시도 남몰래 훔친 눈물이 수백 리터는 될 것이다. 안 좋은 일들이 겹친 어느날, 답답함에 혼자 조용히 소주 한 잔을 입에 털어 넣는 순간에도 눈물이 흘렀다. 멈추지 않고 흘렀던 눈물은 그날 내가 마신 술 병을 가득 채울 수 있었을테다. 그런 눈물을 그제서야 흘린 내 스스로에게 미안했다. '좀 더 자주 솔직하게 울었어야 했는데'라고 생각하며 내 자신을 다독여주었다.


눈물을 흘린 후에

울다 지쳐 잠들거나 더이상 눈물이 흐르지 않기 시작할 때, 항상 비슷한 패턴이 이어진다. 바로 생각하기다. 보통은 '울지 말자'라고 되뇌거나 '변화 하자'라고 다짐하는 그것이다. 눈가에 남아 있는 촉촉함을 손가락 끝으로 닦으며 '이딴 일로 울지 말자' 혹은 '이제 다시는 그러지 말자'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는 곧 스스로가 울기 전의 상태를 반성하거나 어떠한 다짐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후 놀랍게도 우리는 같은 실수를 절대 하지 않는다.


친구 A에게 배신 당해 참을 수 없는 눈물을 터뜨린 B는 이후 다시 A에게 배신 당해 또 눈물을 터뜨리지 않을 것이다. 처음 배신을 당했을 때 A와 절교를 할 수도 있고, 화해해서 잘 지내다가 똑같이 배신을 당했다 해도 이전과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곧 B의 성장을 의미한다.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무의식중에 방어나 회피를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자신에게 해가 되는 상황이나 사람 자체를 대비할 수 있게 된다. 눈물을 흘렸기 때문이 아니라, 눈물을 흘린 후에 다짐을 했기 때문이다.


당당히 흘리는 눈물

인생을 살면서 지금까지 흘린 눈물 중 90%가 성인이 되기 이전에 흘렸던 눈물인 것 같다. 슬픔이나 답답함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왔던 20대의 자신에게 보다 솔직하고 당당해지라 충언하고 싶다. 

눈물을 그친 후에 어떠한 다짐을 하리라 믿기에 당당히 목 놓아 울어도 괜찮아.

힘이 들어 눈물 흘리고 싶을 때는 마음껏 흘려도 괜찮아.

눈물 흘리는 것에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괜찮아.

소리 내어 울어도 괜찮아.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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