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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색 한 스푼 Sep 09. 2021

어찌할 수 없는 일은 어찌하려 하지 마라

'어떡해'라며 고민하고 있을 사람들에게

해결할 수 없는 일

"걱정거리에 96%는 쓸데없는 것이다"

Ernie J. Zelinski가 [느리게 사는 즐거움]을 통해 주장한 글이다. 그에 따르면 걱정거리의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들에 대한 것이고 30%는 이미 일어난 일들이며 22%는 사소한 일들, 4%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일에 대한 것이라고 한다. 대개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나 이미 일어난 일들, 사소한 일들에 대한 걱정거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레 소멸되고는 한다. 그러나 4%에 해당하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한 걱정거리는 그 일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문제는 이러한 문제에 집착하고 깊이 빠져드는 데에서 발생한다.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일들에는 크게 자연재해능력 밖의 일이 있을 것이다. 폭설이 내린다는 기상 일보를 보고 하루 종일 걱정하며 폭설이 내리지 않게 무언가 하려는 것은 해결할 수 없는 일을 해결하려 드는 것이다. 이는 마치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파도를 만났을 때 파도를 멈추려 드는 것과 같다. 우리는 몰아쳐 올 파도의 존재를 알 수는 있지만 파도를 어찌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폭설을 기다려야만 하는가, 혹은 몰아쳐 오는 파도를 맞고 있어야만 하는가라고 한다면 그래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해결할 수 없는 일을 마주했다고 마냥 손 놓고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될 수 없다. 그렇다고 앞서 기술한 것과 같이 해결하려 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좋은 방법은 그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가령, 하늘의 바람은 우리의 마음대로 할 수는 없지만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하도록 돛을 조정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즉, 해결할 수 없는 일 안에서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에 걸맞은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나의 경우 더 많은 사람들이 사색을 즐기고 무언가를 깨닫는 인생을 살아가길 원한다. 그러나 인간은 각자가 다른 인생을 살아가기 때문에 즐기는 것, 깨닫는 것에는 반드시 차이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내가 원하는 것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인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곳에서 '글'이라는 형태로 내 능력에 걸맞은 일을 한다. 이것이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일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이런 글을 작성하기까지 가장 어려웠던 것은 나의 능력을 객관화하는 일이었다.


능력의 객관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일 수 있다. 대개 자신의 능력을 객관화할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현재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만이 '잘하는 일'은 아닐 것이다. 학창 시절을 생각해보면 그림을 잘 그렸거나, 노래를 잘 불렀거나, 춤을 잘 췄거나, 기타 많은 것들을 잘했을 것이다. 인간은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은 잘하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더 잘하는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기준에서 잘했던 것을 떠올리고 연마하면 자신이 곧 '더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반면, 못 하는 일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나의 경우 대단한 몸치라 춤이 곧 못 하는 일이다. 몇 번의 춤출 기회가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남들보다 2배는 더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했으나 결과는 늘 좋지 않았다. 내 능력 밖의 일이었던 셈이다. 물론, 잘 못 하더라도 춤에 대한 꿈이 있고 목표가 있었다면 몸치를 벗어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목표나 꿈은 없었다. 그러니 내가 춤을 잘 춰야 할 이유도 없는 것이었다. 그렇게 춤을 포함한 여러 가지 내가 못 하는 일들을 수십 개씩이나 내려놓고 포기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잘하는 일, 못 하는 일을 구분하는 것이고 잘하는 일은 연마하고 어찌할 수 없는 것은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무언가를 잘하는지 못 하는 지를 구분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단언컨대 경험만 한 것은 없다. 


여러 상황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객관화하고 객관화된 능력을 바탕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을 타개하는 것이 바람직한 셈이다. 불어오는 바람에 맞서 싸우지 않고 돛이나 조타륜을 조정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어찌할 수 없는 일을 어찌하려 하지 말라. 때로는 내려놓기도 필요하고, 받아들임도 필요하며, 다른 길로 돌아가야 하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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