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에게 부모는 세상의 전부입니다. 부모에게도 아이는 세상의 전부입니다. 아이는 부모라는 울타리 안에서 안전하게 자라납니다. 그 어떤 침범도 허락하지 않을 것만 같은 부모라는 울타리, 아이는 자라면서 그 울타리 너머의 세상을 궁금해합니다. 그 세상은 아이에겐 너무나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부모는 아이를 보낼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향한 아이의 호기심은 멈출 수가 없습니다.
<세상>은 부모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자신의 세상을 찾아 떠나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이자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성장해 가는 아이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자신의 세상을 찾아 떠나려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부모들이 함께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꿈오리가 애정하는 그림책 중 하나인 <꽃을 선물할게>,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쓴 강경수 작가의 신작이라 더 기대하며 기다렸던 책이기도 합니다.
아기는 자신을 가로막는 벽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때 아기 앞에 커다란 손이 나타났습니다.
'세상' 중~
거대한 우주 속 지구라는 행성, 지구에 있는 수많은 도시, 그 도시 어딘가에서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그 아기에게 세상은 자기가 살고 있는 바로 그 집입니다. 아기가 자신을 가로막는 벽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바로 그때, 커다란 손이 나타났습니다. 커다란 손은 아기를 위한 모든 것을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둘은 행복한 날들을 보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기는 몰랐습니다. 세상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집보다 훨씬 더 크고 넓다는 것을 말이지요.
아이는 자라면서 창문 밖 세상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는 바깥세상으로 나가 보고 싶었지만, 커다란 손은 그럴 수 없다고 했습니다. 바깥세상은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그러니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면서 말이지요. 늑대에게 쫓기던 사슴이 상처를 입고 쓰러졌을 때, 커다란 손은 세상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를 다시금 일깨워주었습니다. 하지만 바깥세상을 향한 아이의 호기심을 멈출 수는 없었습니다. 사슴이 죽은 자리에 한 소녀가 나타났습니다. 그 소녀는 커다란 손 외에 처음 보는 사람이었습니다. 아이는 그 소녀와 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만, 모든 건 다 널 위해서야.
넌 아직 세상을 몰라. 언젠가 내가 옳았다는 것을 알겠지.
'세상' 중~
세상은 위험한 곳이라며, 모든 건 아이를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커다란 손, 아이는 처음으로 커다란 손의 말을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와 커다란 손 사이엔 틈이 생기기 시작했고, 둘은 다투는 날이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는 커다란 손이 위험하다고 말하는 그 세상으로 달려 나갔습니다. 아이를 붙잡으러 따라오는 커다란 손은 마치 사슴을 쫓는 늑대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아이는 커다란 손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요?
"나의 사랑아, 잘 가렴, 너의 세상으로."
'세상' 중~
소년이 된 아이는 세상을 향해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커다란 손을 안심시키고 작별 인사를 합니다. 떠나는 소년을 향해 "나의 사랑아, 잘 가렴, 너의 세상으로."라고 말하는 커다란 손, 세상 모든 부모들의 모습이 바로 이러하겠지요? 그렇기에 더 울컥하여 눈물을 흘리게 되는 듯합니다. 우리들의 부모가 그러했듯, 가까운 미래 우리들의 모습 또한 그러할 것임을 알기에...,
<세상>은 부모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자신의 세상을 찾아 떠나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이자 더 넓을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성장해 가는 아이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자신의 세상을 찾아 떠나려는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부모들이 함께 읽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응원과 지지를, 부모들에게는 위로를, 무엇보다 책을 함께 읽으며 아이와 부모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