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보내는 나를 향한 글
[시] #38. 연말
지은이 : 류희
늘 그러하듯
이 맘 때가 되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마음 한 켠, 어딘가에 묵혀두고
자꾸만 꺼내어들던 그 사람과의 기억
퍽 서럽다가도,
불쑥 찾아와 나를 간지럽히던 그 사람의 목소리가
마치 내 귓전에서 속삭이니
잠시 눈을 감아 그 온몸으로 느껴봅니다
떨어져나간 기억일지라도
나를 눈물짓게 했던 순간일지라도
아닌 줄 알면서도 행했던
이미 지났다는 것을 알면서도 포기하지 못했던
나의 모든 역사들에게
조용히 안녕을 말해봅니다.
늘 그러했던
이번 연말에도 따뜻함을 간직하기 위해
차가웠던 감정들을 비워내는 시간
오늘은, 12월 19일 입니다.
안녕하신가요?
부디, 다른 곳에서 같은 마음을 안고
언젠가 안부를 전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