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도입부 + 서류 지원
넷플릭스 채용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말이 많다. 나도 면접 준비때문에 준비내내 계속해서 이리저리 검색을 해봤는데 뭐 면접부터 채용에만 2년?이 걸렸다 같이 도시전설 같은 이야기도 있고 면접을 8번, 10번 봤다는 이야기도 자주 봤다.
근데 뭔가 그 채용 프로세스들이 정확히 어떤식으로 흘러갔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나 후기는 찾기가 어렵더라. 그나마 찾을수 있는 블로그 면접 후기들도 리쿠르터 스크리닝 정도만 있고 이후의 스테이지는 진행하지 않은건지 글을 쓰기가 귀찮아진건지 이후 스테이지들에 대한 후기는 거의 없어서 면접준비가 쉽지 않고 다음은 어떤식으로 진행될지 예측이 어려웠다. (특히나 비개발쪽은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이후 스테이지들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넷플릭스에 지원하는/지원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금은 프로세스 파악에 도움이 되고자 후기를 나눠서 남겨본다. (TMI가 매우 많을 예정이니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사실 글을 한개씩 천천히 발행하는게 나로서는 구독자도 더 잘 모일테니 더 이득 아닐까 싶긴 했지만 그렇게하면 넷플릭스 면접 준비로 급하신 분들은 원하는 정보도 제대로 얻지 못하시고 애가 타실테니 그냥 미리 써놓고 한꺼번에 다 공개하는 방식으로 발행하기로 했다. 넷플릭스 면접 준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아, 참고로 미국 본사는 아니고 넷플릭스 '코리아' 면접 후기다.
나름 외국에 나가서 영화공부도 했던 이력이 있지만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영화쪽에서는 일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년 반 정도 영화가 아닌 콘텐츠쪽 업계에서 일하면서 살았다. 면접을 다니면서 꼭 '후회 안해요?'st의 질문들을 받았지만 뉴스레터를 발행해서인지 크게 후회하거나 엄청난 불만을 가지고 살진 않았다.
물론 당시 회사의 쥐꼬리만한 연봉은 불만이었지만 난 그냥 뭐 이러고 사는거지~ 하고 있는데 주변, 특히나 가족들은 내 당시 회사에 큰 불만을 가지고 날 이직시키지 못해서 난리더라. 그동안은 싸우며 에너지 쓰기도 귀찮기도 하고 어차피 영화쪽에 다시 갈 생각이 없어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며 대충 살았는데 작년 말 친오빠가 넷플릭스 코리아 채용 공고를 하나 나에게 공유하면서 일은 시작되었다.
사실 넷플릭스라고 해도 채용 공고가 마음에 안들었으면 읽고 휙 던져버렸을거다. 영화쪽에서 더이상 일하지 않겠다는 마음은 진짜였으니까. 근데 채용 공고를 읽는데 뭐랄까, 좀 오버해서 말하자면 채용공고를 읽고 반해버렸다.
채용 포지션 이름은 참 길고 어려웠지만 쉽게 말해서 tagger (태거)를 뽑는 공고였다. 넷플릭스 태거에 대해서 들어본 분들도 상당히 될것이다. 예전에 한번 '돈 받으면서 넷플릭스 작품들을 하루종일 보는게 일이다'와 같은 설명과 함께 약간(?)의 화제가 되었던 것으로 안다. 뭐 나는 사실 그때도 그래봤자 일이 되고 업이 되면 힘든건 똑같지.....하고 넘겼다만 허허
어찌되었든 '넷플릭스의 꽃은 태그'라는 표현도 있을 정도로 넷플릭스가 태그를 바탕으로 이용자들에게 작품 추천을 하는것은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이 부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넷플릭스가 태그를 만드는 일을 현재까지도 ai한테 맡기지 않고 사람에게 직접 맡기는 일은 매우 유명하다.
친오빠가 공유한 채용공고는 그런 작업을 하는 tagger를 넷플릭스 코리아에서 뽑는다는 채용공고였다.
내가 반한 이유는 tagger의 채용공고를 읽으며 '넷플릭스는 작품 추천에 진심이구나'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채용공고를 hiring manager가 직접 쓴다는 얘기가 있던데 맞다면 그분이 정말 채용공고를 잘 쓰셨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하는 일이 작품들 보면서 분석/분류하는 일인데 내 입장에서야 싫을 부분이 없었다.
채용공고를 읽고 마음에 들긴 했지만 사실 지원하기 귀찮은 마음도 아직도 꽤 있었다. 그리고 당시에는 이직할 마음이 크게 없었는데다가 영화쪽에서 일 안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이렇게 쉽게 휙 마음을 바꿔버리는게 좀 찝찝했기에 자꾸 서류 준비를 미루게 되었다. 물론 회사 일도 너무 바빠서 퇴근하고 지원 서류 작성하는게 너무 힘들고 귀찮았던 것도 있다.
하지만 친오빠 + 엄마의 성화에 난 결국 꾸역꾸역 resume 와 cover letter를 쓰고 오빠한테 피드백까지 받고 수정한 후 제출했다.
채용공고 처음 읽고 실제로 지원하기까지 1달~2달은 걸린것 같다는건 안 비밀....하핫
(사실 오빠가 뉴스레터도 한 2,3개 골라서 영문으로 번역해서 같이 제출하는걸 추천했는데 그게 좋은건 나도 알겠는데 결국 때려치고 안 했다....회사 다니느라 힘들어죽겠는데 그것까지 할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ㅠㅠ)
*참고로 resume랑 cover letter의 경우 그냥 구글에서 template 검색해서 제일 스탠다드한 포맷으로 작성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resume는 기본적으로 뭘 강조하기는 좀 힘든 포맷같고 (나만 그렇게 생각할수도...) 대신 cover letter를 통해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들, JD와 qualifications에서 요구하는 부분들과 연결되는 나의 강점들을 드러내려고 했다*
겨우겨우 서류 제출하며 지원을 완료한건
2024년 1월 말.
그리고 4개월이 넘게 지나서야
넷플릭스에서 연락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