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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봉주 변호사 Aug 22. 2022

영화 <우먼 인 골드> 리뷰 (2)

영화 줄거리와 법률 쟁점

* 영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오스트리아의 상소로 미국에서 재판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대법원까지 가게 되고, 대법관이 오늘 사건은 오스트리아 정부 대 마리아 알트만 사건이라고 호명한다. 




양 측과 미국 정부의 각 주장


오스트리아 국가 입장

이 사건은 오스트리아 내부 문제다, 그래서 미국 법정에서 다룰 문제가 아니다


미국 정부 입장

이 법이 소급적용되면 여러 해외 국가에서 청구권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면 국제관계가 더욱 복잡해진다. 예를 들면 현재 일본, 프랑스 등을 상대로 방어 중인 사건이 있다


마리아(랜드)

FISA를 소급적용을 주장함, 미국 정부가 우려하는 사안을 이해한다, 하지만 각 국가는 상이하고 각기 다른 조건을 제시한다. 오스트리아는 조약이 있어서 어떤 법이 적용될지 명확하다. 이 사건을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 한 여인이 자신의 물건을 찾으려는 사건이다. 마리아는 젊은 시절 평화를 찾아 미국에 온 것이다. 이 여성에게 정의를 보여주자.




2. 대법관이 쟁점을 정리해준다.

이 문제는 ‘특정 목적을 위해’ ‘그 법이 언제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는가’이다. 

3개월 후 대법원은 마리아 측을 손을 들어주고, 오스트리아를 법정에 세울 수 있게 됐다. 


3. 여기서 FISA에 관해 간략하게 살펴보면, 1976년 제정된 외국주권면제법(Foreign Sovereign Immunities Act : 미국 FSIA)인데 미국 법원은 FISA에 의거하여 과거 나치 정권 등에 의해 부당하게 몰수된 문화재의 반환을 구하는 소송에서 외국 재산에 대한 재판관할권을 성립시켜 적극적으로 반환판결을 내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외국과 관련된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적용되는 법률로 국제사법이 있다. 국제사법에서 국제재판관할권과 준거법을 정하고 있다. 


4. 국제재판관할권, 준거법, 재판권 개념


1) 국제재판관할권은 국적이 다른 사인 간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 어느 국가의 법원이 재판을 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고, 준거법은 어느 국가의 법률을 적용할 것인지의 문제다. 그래서 한국인과 미국인 사이에 분쟁이 발생해서, 대한민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인정돼도, 준거법은 미국법이 적용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한국인이 한국 내 법원에 소를 제기하지만 재판에서 그 사안에 적용하는 법률은 미국법이 된다. 




* 판례가 국제재판관할을 결정할 때 고려사항


국제재판관할을 결정할 때는 당사자 간의 공평, 재판의 적정, 신속 및 경제를 기한다는 기본이념에 따라야 하고, 구체적으로는 소송당사자들의 공평, 편의 그리고 예측가능성과 같은 개인적인 이익뿐만 아니라 재판의 적정, 신속, 효율 및 판결의 실효성 등과 같은 법원 내지 국가의 이익도 함께 고려하여야 하며, 이러한 다양한 이익 중 어떠한 이익을 보호할 필요가 있을지는 개별 사건에서 법정지와 당사자와의 실질적 관련성 및 법정지와 분쟁이 된 사안과의 실질적 관련성을 객관적인 기준으로 삼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그리고 준거법에 관해서는, 당사자가 둘 이상의 국적을 가질 때는 그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을 그 본국법으로 정하고, 당사자 중 한 명의 국적이 대한민국이면 대한민국 법을 본국법으로 한다고 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3) 마지막으로 재판권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것은 국가나 외교사절이 당사자가 되는 경우에 주권면제 또는 국가면책과 관련되는 문제다. 즉 외국 국가가 소송의 피고가 되는 경우에 주권면제를 인정할 것인지의 문제로서, 과거 판례는 절대적 주권면제론이었으나, 그 후 제한적 주권면제론 입장으로 판례를 변경했다. 국가의 주권적 행위와 국가의 사법적 행위를 구별해서, 국가의 사법적 행위에 대해서는 당해 국가를 피고로 하여 우리나라 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대한민국 법원의 국제재판관할권을 인정한 사례


1) 일본국에 주소를 둔 재외동포 갑이 일본국에 주소를 둔 재외동포 을을 상대로 대여금채무에 대한 변제를 구하는 소를 대한민국 법원에 제기한 사안에서, 대한민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인정된다고 한 사례

(상세 설명: 일본국에 주소를 둔 재외동포 갑이 일본국에 주소를 둔 재외동포 을을 상대로 3건의 대여금채무에 대한 변제를 구하는 소를 대한민국 법원에 제기한 사안에서, 3건의 대여금 청구 중 2건은 분쟁이 된 사안과 대한민국 사이에 실질적 관련성이 있어 대한민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인정되고, 나머지 1건도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과 법정지인 대한민국 사이에 실질적 관련성이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변론관할에 의하여 대한민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생겼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한 사례)


2) 일제강점기에 국민징용령에 의하여 강제 징용되어 일본국 회사인 미쓰비시중공업 주식회사(이하 ‘구 미쓰비시’라고 한다)에서 강제노동에 종사한 대한민국 국민 갑 등이 구 미쓰비시가 해산된 후 새로이 설립된 미쓰비시중공업 주식회사를 상대로 국제법 위반 및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과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대한민국 법원의 국제재판관할권을 인정한 사례


3) 2002년 김해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중국 항공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중국인 승무원의 유가족이 중국 항공사를 상대로 대한민국 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사안에서, 대한민국 법원의 국제재판관할권을 인정한 사례




5. 3개월 후 대법원은 마리아 측을 손을 들어주고, 오스트리아를 법정에 세울 수 있게 됐다. 


대법원까지 가서 오스트리아를 미국 법정에 세울 수 있게 됐지만, 소송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오스트리아는 소송을 지연시키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할 것이고, 마리아가 그때까지 살아있을지도 의문이다. 그래서 조정을 하게 된다. 마리아는 조정안을 제시하는데, 그 내용은 오스트리아 벨레데레 박물관에 그림을 그대로 두는 조건으로 오스트리아가 불법으로 그림을 가져갔다고 인정하고 보상을 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오스트리아는 자기의 물건인데 돈을 내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끝까지 오스트리아가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마리아의 조정안을 거절한다. 


그런데 랜드가 빈에서 중재재판을 열자고 제안하는데, 서로 중재인을 한 명씩 선정하고 세 번째는 제3자로 하는 것이다. 


6. 중재재판이 열리고, 랜드가 주장의 서론을 구두로 직접 변론하기로 한다.


랜드: 이 사안은 오스트리아 국내문제라고 생각해 오스트리아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본인과 알트만 부인은 오스트리아인이다 가족과 뿌리는 바로 이 도시의 문화에 자리한다. 이 사건을 객관적으로 봐야 하는데, 이 사건은 한 여인의 초상화를 두고 싸우는 것이다. 오스트리아에는 나치의 희생자에 대한 보상을 거부하는 부류와 오스트리아의 유대인이 당했던 부당함을 인정하고 그것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하는 부류가 있다.

법은 배상을 지지한다. 일련의 사건과 악행이 저질러졌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문제의 작품들은 부정직하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벨레데레에 도착해서 반세기 넘게 전시되고 있다, 아델레의 유언은 법적인 효력이 없다, 이 순간은 역사에 남을 순간이다, 과거가 현재에 무언가를 요구하는 순간이다.

과거 이 자리에서 무수히 많은 악행들이 저질러졌다,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인간성을 짓밟고, 박해했으며 죽음으로 내몰았고 온 가족을 죽였다, 그들의 재산과 생계수단을 훔쳤고, 그중에는 블루어 바흐만 가족도 포함되어 있다. 오스트리아인으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여러분에게 마리아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를 위해서 잘못을 인정해달고 부탁한다. 


7. 결국 마리아한테 초상화를 반환하는 것으로 최종 평결이 나온다. 이에 오스트리아 정부는 그제야 마리아한테 합의를 요청하지만 마리아가 거절한다. 그림은 에스티 로더의 손자한테 로더의 갤러리에서 항상 대중에게 공개한다는 조건으로 팔았다. 


8. 영화 엔딩 자막

 

랜드: 이 소송으로 번 돈으로 로펌을 설립하고 예술품반환소송을 전문적으로 함

마리아 2011년에 94세로 사망, 초상화를 판 돈으로 희생자 유족, 박물관 등에 기부를 많이 함 

나치가 가져간 10만여 점의 작품이 법적 소유자에게 반환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한다. 


9. 중재는 구성한 판정부의 판정에 구속력을 부여하는 분쟁해결 방식이다. 

민사소송의 중재화-> 상사중재, 행정소송의 중재화->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10. 우리나라 문화재 반환 사례


외규장각 도서 반환 사례 


https://www.yna.co.kr/view/AKR20101112005400081

 ▲1994년 11월 : 영구대여 협상 무산.

▲1999년 4월 29일 : 서울에서 전문가 협상 개시.

▲1999년 10월 18일 : 파리에서 전문가 협상 속개.

▲2000년 10월 19일 : 외규장각 도서와 국내 고문서의 등가교환 추진.

▲2007년 2월 9일 : 국내 시민단체 문화연대, 파리행정법원에 반환소송 제기.

▲2009년 12월 24일 : 파리행정법원, 약탈은 인정했으나 반환청구 소송은 기각.

▲2010년 2월 24일 : 문화연대, 외규장각 반환 항소.

▲2010년 3월 4일 : 한국 정부, 프랑스에 외규장각 도서 191종 297권 영구대여 요청.

▲2010년 3월 17일 : 자크 랑 전 佛문화장관, 파리특파원단 간담회서 "수개월내 좋은 결과 있을 것"

▲2010년 3월 19일 : 쿠슈네르 佛외교장관 방한, "반환에 협력하겠다" 언급.▲2010년 4월 28일 : 파리7대학 총장 등 프랑스 지식인들 '반환 지지협회' 결성.

▲2010년 8월 10일 : 간 나오토 일본 총리, 조선왕실의궤 반환 담화 발표.

▲2010년 10월 14일 : 박흥신 주불대사 국감서 "G20 정상회의 전 해결 목표로 협상 중" 답변.

▲2010년 11월 8일 : 한-일, 조선왕실의궤 등 일본의 약탈도서 1천205책 반환 합의.

▲2010년 11월 11일 : 프랑스, 대여 형식의 사실상 반환 입장 정리.

▲2010년 11월 12일 : 한불 정상, 사실상 반환 공식 발표.


11. 영화 개인적 소감


나치에 의해 강탈당한 예술품 반환을 다룬 영화다. 소유권을 가진 상속인은 현재 미국 국적이고, 예술품은 오스트리아의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어서 외국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해야 하는 것이다. 외국인 사인이 아닌 외국 국가를 상대로 하는 소송 쟁점뿐만 아니라 불법적으로 몰수당한 예술품 반환을 다룬 문제이므로 영화를 보기 전에도 이런 사건이 법리대로만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역시 마리아 측은 미국 내 소송이 아닌 중재재판을 선택했다. 우리나라 역시 약탈된 문화재 반환 사례를 찾아보면 법에 의해 반환판결을 받은 것이 아니라, 외국으로부터 영구대여 방식으로 반환을 받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외규장각 의궤의 국가문화재 지정과 관련해서, 당시 기사 중에, 정부 측이 해외 문화재는 소유권과 관계없이 문화적 가치를 기준으로 법적으로 국가문화재로 지정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프랑스 내 국민들의 반대 여론을 자극할까 봐 문화재 지정은 검토하고 있다 기사를 보았는데, 문화재를 약탈당한 국가의 설움이다. 


미술품 영화를 보고 싶어서 선택한 영화였으나, 이 영화를 법적으로 감상하다 보니, 영화 내용이 굉장히 어려워졌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조금이나마 클림트의 작품에 익숙해질 수 있었고, 예전에 벨레데레 궁전에 여행 갔을 때, 왜 클림트의 키스 작품만 엄청 홍보하면서 그림책 같은 기념품을 팔았는지, 이 영화를 보고 비로소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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