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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봉주 변호사 Feb 06. 2023

영화 <브로커> 리뷰 (1)

영화 줄거리와 후기

* 영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브로커>는 당연히 기대가 높을 수밖에 없는 영화인데, 기대가 높아서일까..

개인적으로도 아주 재미있게 본 영화는 아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읽은 어느 평론가의 영화평이 기억에 남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송강호 배우 두 사람의 필모그래피에서 이 영화는 가장 최고는 아니지만, 수상은 수긍할 수 있다. 그런 취지.


영화를 보고 난 이후 오랫동안 감흥이 남는 그런 영화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봤던(또는 보아야 할) 영화 목록에 포함시키는 건 필요한 그런 영화다. 





1. 영화 줄거리


영화는 비가 내리는 밤에, 한 여성이 아기를 어떤 건물 바닥에 두고 가고, 두 명의 여성이 자동차 안에서 몰래 지켜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소영(이지은)이 자신의 아기를 교회 현관 밖에 두고 가는 것이고, 약 반년 전부터 아동매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형사 수진(배두나)과 이형사(이주영)가 이것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버려진 아기는 얼핏 교회 내부인으로 보이는 상현과 동수가 거두고, 아기 바구니에 친모가 남긴 쪽지 ‘우성아 미안해, 꼭 데리러 올게’가 있었지만, 친모의 이름, 연락처 등 중요한 내용이 없어서 아기를 다시 찾으러 오지 않을 것으로 상현과 동수는 판단하고, 베이비 박스에 아기가 놓이는 장면을 찍은 cctv를 삭제하고, 우성이는 자신들이 입양 보내기로 한다.


그러나 다음날 생각이 바뀐 소영이 교회에 아기를 찾으러 오지만, 중간에서 상현과 동수가 아기를 가로채고, 아기가 찍힌 cctv도 삭제돼서 소영은 아기를 찾을 수 없게 된다. 소영이 경찰한테 신고를 하려고 하자 동수가 소영이의 신고를 막고 상현이 운영하는 세탁소로 데려가면서 소영이는 자초지종을 알게 된다. 소영은 상현과 동수를 아기 인신매매범이라고 비난하지만, 자신도 사정이 있어서 아기를 입양 보내는 여정에 동참하게 된다. 


한편 호텔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현장이 등장하는데, 현장을 둘러본 최형사는 와인잔에 묻은 립스틱을 보고 여자가 연루되어 있음을 알게 되고, 사건을 계속 조사한다.


수진과 이형사는 상현, 동수, 소영과 동수가 자란 보육원에 들렀다가 동행하게 된 보육원 아이 해진, 우성 다섯 명이 탄 봉고차를 계속 미행하는데, 수진은 아동매매 현장을 잡아서 현행범체포를 하는 것이 계획이다. 


한편 상현의 차량을 미행하는 일행 중에는 경찰인 수진과 이형사 외에 조폭이 있었다. 상현은 조폭으로부터 빚 독촉을 받고 시달리는 중인데, 그 조폭들이 살인사건의 피해자와도 관련이 있음이 드러난다. 조폭들은 누군가로부터 아기를 데려오라는 제안을 받고 아기를 뺏으려는 것이다.  


수진은 상현과 동수 몰래 소영한테 접촉해서 소영이 살인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한 뒤, 수사에 협조하고 자수할 것을 권유한다. 


후반부가 되면, 소영의 협조 하에 수진과 이형사는 상현이 빠진 채 동수 혼자 아기를 매매하는 현장을 급습해서 동수와 아기를 매수하려는 윤씨부부를 체포한다. 


3년 후, 수진이 소영한테 보낸 편지의 내용을 통해 등장인물의 근황을 알려주는데, 상현은 아기를 매매하기 전에 자신들을 미행하면서 아기를 뺏으려는 조폭과 함께 자취를 감췄고, 소영은 3년 정도 실형을 선고받아 복역하다가 모범수로 6개월 빨리 가석방되었으며, 소영의 부탁으로 우성이는 수진과 남자친구가 키우고 있었다. 수진은 부산의 모 장소에서 다 같이 만나서 우성이의 미래를 논의하자고 편지를 마무리하지만, 소영이 그 장소에 나타날지는 알 수 없고, 소영이 잘 있는지 지켜보는 상현의 자동차가 쓱 지나가면서 영화는 끝난다. 

 



2. 후기


브로커는 감독부터 등장하는 배우들까지 모두 유명하고, 송강호 배우가 칸에서 남우주연상까지 받았기 때문에 이 영화에 대한 높은 기대치는 당연하다. 기대가 높아서 그런 건지, 영화는 호평도 있지만 혹평도 상당하고, 감독의 지난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평가가 높지 않다. 


영화가 아주 재미있거나 지루 할 틈 없이 전개되는 흥미로운 영화는 아니다. 줄거리나 장면에 의문이 드는 지점들이 몇몇 있다. 


그러나 이 영화의 미덕은 아기를 버리는 생모의 마음과, 점점 모정이 생기는 과정을 신파조로 그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부러 관객들한테 울음을 짜내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블랙코미디 느낌의 대사를 통해 관객과 영화 사이에 거리를 둔다. 개인적으로 이런 민감한 소재를 유쾌한 느낌이 들 정도로 나름 밝고 가볍게 그린 것이 좋았다. 


영화를 보고 나면 의문이 남는 게 있다. 영화가 시작할 때 소영은 왜 교회 현관에 마련된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넣지 않고 교회 현관 앞 맨바닥에 아기를 두었는가라는 점이다. 비 오는 그 밤에 아기를 길바닥에 두고 간 거랑 다를 바 없는데 잘못하면 아기가 죽을 수도 있다. 소영은 바닥에 아기를 두고 가지만 다행히 수진과 이형사가 잠복근무를 하면서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수진이 아기를 베이비박스 안에 넣어준다. 물론 소영은 이 사실을 모르고, 교회 내부에서 cctv를 통해 이를 지켜보는 상현과 동수도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넣는 손이 소영이 아니라 수진의 손이라는 사실을 모른다. 영화는 끝까지 이유를 알려주지 않는다. 왜 이렇게 했을까 의문이 있다. 


 이 영화를 보기 전부터 영화에 대한 많은 평을 읽었고 영화를 본 후에도 평을 많이 봤는데, 물론 그런 평가들이 정답은 아니지만, 대체적인 의견은 감독과 주연배우의 전작들을 모두 고려했을 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송강호 배우의 최고작은 아니라는 점이다. 나도 동의한다. 그래서 느낀 점은, 영화와 관련 없는 생뚱맞은 소감 같아 보이지만, 인생은 정말 알 수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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