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과 자영업사이 넋두리 #01
작년 12월을 마지막으로 퇴사를 했다.
이직과 복직을 거치며 회사의 첫모습, 부흥기, 그리고.. 나오기 까지
약 7년간 이어온 인연의 끝은 그리 아름답지는 않았다.
적잖은 실망과 후회는 아쉬움과 미련, 그리고 기대와 응원으로 남지는 못했다.
나름 부푼 꿈을 안고 퇴사를 했다.
승승장구까지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나름 몇개 약속(?),
예정되었던 프로젝트들은 나름 초석이 되리라 믿었다.
하지만, 내 건방짐을 정신차리라는 듯 보기좋게 모든 프로젝트는 풍지박산이 났다.
시건방속에 잘난척하던 내 코는 보기 좋게 깔아뭉개졌다.
재정비를 갖기 위해 포트폴리오와 소개서를 정리했다.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꼬여버린 내 경력은 어디서도 어필되지 못하는 상황이였다.
안에서 말하는 그럴싸한 포장들은
밖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였다.
난 그저 늦은 나이 유학으로 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이너로 성공하지 못해
그저그런 교육전문 회사에서 월급루팡으로 몇년을 굴러먹다
꼴에 어떻게 좀 해보려고 대학원에서 브랜드 매니지먼트를 전공한 사람이였다.
오프라인 기반의 고객 경험을 위한 브랜드 디자인을 하겠다고 하지만,
디자이너라 하기엔 실무에서 손을 땐지 오래라 포트폴리오가 없고
브랜드 기획/전략 전문가라 하기에도 경력이 없긴 마찬가지다.
더욱이 공간디자인 전문은 더더욱 아니다.
아무리 우리나라 굴지의 자동차 기업의 브랜드 공간에서의
고객 경험을 위한 서비스 디자인 컨설팅을 했다고 해봐야
그저 교육 개발 및 위탁 교육 업체 출신이라고만 받아들여질 뿐이다.
그래도 꾸역 꾸역 만든 포트폴리오와 소개서로 여기저기 문을 두드리며 프로포절도 내봤지만,
어느곳에서도 반겨주지 않았다.
그러다 육아와 일로 인해 논문을 포기한게 아쉬웠지만 결국 대학원 졸업장을 손에 쥐었다.
하지만, 빛 좋은 개살구 일 뿐, 나의 어떤 것에도 아직 도움이 되질 못한다.
취업사이트를 뒤적이며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 등을 찾아 지원을 해본다.
하지만, 애매한 나이 애매한 경력은 그들에게 귀찮게 하나 더 확인해야하는 이력서 중 하나일 뿐인가보다.
아무도 찾지 않고, 필요로 하지 않아 선택받지 못한 사람이 되었다.
괴로움과 답답함에 지난 시간을 후회하고 원망의 대상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결국은 내 책임으로 돌아온다.
이대로 주저 앉고 마는것은 아닐까 싶으며 불안과 답답함이 찾아온다.
그렇게 10개월을 지나고 있다.
하지만, 난 여기서 살아 남아야 한다.
방법도 방향도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난 살아남아야 한다.
살아 남는 과정을 기록해봐야 겠다.
그리고 훗날 웃으며 꺼내 볼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