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편견의 사전적 의미는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이라고 한다.
어느 날 지인들과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수다 떨다가 편견에 대해서 다시 끔 생각하게 하는 일이 있었다.
초등학생인 아이들 학교 관련 이야기를 하다가 가정통신문으로 나누어준 ‘교과 보충 점프업 프로그램’을 신청했는지 내가 물었다. 한 지인이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그거 지능적으로 문제 있는 아이들이 하는 건데,”라고 말을 했다.
순간 내 눈은 더 동그라졌다. 그리고 말했다.
“작년 딸아이 6학년 때도 있었던 프로그램인데, 신청자가 많아서 어떻게 선정해야 할지 담임 선생님께서 고민할 정도로 인기 있는 프로그램인데”라고
지인은 다시 말을 했다.
“그거 예전부터 전 학년 중에서 지능적으로 문제 있는 애들만 추려서 한 반에서 모여서 공부시키는 건데”라고 했다. 주변 엄마들도 다 그렇게 알고 있다고 말은 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런저런 정보통으로 유명한 이 지인이 그렇게 말을 해준 것 같았다. 어떤 엄마는 신청할까 고민하다가 이 엄마의 말을 듣고 안 했다고 한다.
에디슨 반이라고 학습적으로 따라가기 힘든 친구들을 위한 반이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점프업 프로그램은 좀 다르다. 담임과 4-5명의 아이들이 교실에서 자기 주도 학습 능력도 신장시키고 코로나로 인한 학습결손을 회복하는 교과 보충 집중 프로그램이다.
나는 사교육을 시키지 않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점차 수학이 어려워지고 있던 시기이기도 했기에 바로 신청을 했던 참이었다. 괜찮은 프로그램 같아서 '관심 있으면 신청하라'는 의미로 말을 꺼낸 거였는데, 누구의 말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기분이 찹찹 해졌다.
‘교과 보충=나머지 공부=지능적으로 저하’ 어쩌면 지인은 이런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영국 아동작가 콜린 웨스트가 쓴 ‘핑크 대왕 퍼시’라는 동화가 있다.
퍼시는 핑크색을 광적으로 좋아하여 모든 것을 핑크로 바꾸게 하는 법까지 만들었다.
세상의 모든 것이 핑크로 변한 듯 보였으나 하늘만큼은 핑크로 바꾸는 것이 불가능했다.
핑크 대왕은 자신의 스승에게 방법을 찾아내도록 명령했다. 밤낮으로 고민하던 스승은 마침내 하늘을 핑크색으로 바꿀 방법을 찾아냈다 그리고 안경을 핑크 대왕에게 내밀었다.
“이미 하늘을 핑크색으로 바꾸어놓았으니 준비한 안경을 끼고 하늘을 보라”라고 했다.
핑크 대왕은 크게 기뻐하며 그날 이후로 매일 핑크 안경을 끼고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스승이 한 일이라곤 핑크빛 렌즈를 끼운 안경을 만든 것뿐이었다.
[참고 자료 : 프레임(최인철)]
나는 어떤 편견을 가지고 생활하고 행동하고 말하는지, 나도 모르게 끼고 있는 안경 색깔은 무엇인지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더 유연한 사고를 위한 노력의 필요성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