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자 교육의 중요성
[실무 논단]
평가 공정성 제고를 위한 평가자 교육 방안
화인컨설팅그룹 대표 민경국
1. 들어가며
인사평가는 전통적으로 경영자의 판단을 위한 근거(조직배치, 임금결정등)를 제공하는 목적에서 시작하여, 기업의 성과를 관리하는 경영 도구로 변화되어 왔다. 인사평가는 저성장 구조의 변화무쌍한 경영환경 하에서 그 결과를 ‘배분’하는 수준을 넘어 경영자원의 전략적, 선도적 배분에 관여하며 경영 성과와 궤를 같이 하게 되었다. 또한 이런 측면에서 인사평가는 주무부서인 HR을 넘어 전사적인 경영활동의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타당하고 합리적인 인사평가는 임금체계 뿐만 아니라, 경영 성과와 연계되는 보이지 않는 성공과 실패의 요인이다. 여기서 인사평가는 성과 및 역량 평가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간과하기 쉬운 것은, 성과 평가가 인사 평가 자체로 오해되거나 인사 평가는 성과 평가 또는 역량평가로만 이해되기 쉽다는 것이다. 기업에서 평가라고 하는 것은 기업의 전략(전략 :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자원’관리를 위한 것인데 평가를 제한적 요소로만 이해하고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평가는 채용부터 평가, 보상, 교육, 퇴직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이루어지는 것이며, 그 공정성과 수용성은 전체 프로세스상에서 이루어지고 쌓인다는 것이다.
인사평가는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은 원칙하에서 설계되어야 한다고 한다.
경영목적및 전략과 일치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제도의 설계의 중요성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수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인사평가제도를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그 실제에 있어서는 수용성이 무척 낮은 것이 현실이다. 현실적인 제도운영의 효과면에서 인사평가제도의 수용성 원칙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나 마찬가지이다. 위의 여러 기준을 현실론적으로 환원하면, 수용성이 중요하며 그 수용성의 또 하나의 기준은 평가의 공정성이다.
‘인사평가의 공정성에 관한 기존 논문들을 종합해 보면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은 아홉 가지 요소를 추출할 수 있다.
①인사평가의 목적이나 기준에 대한 적절한 공지
②인사평가제도 설계나 변경 시 종업원에게 참여기회 제공
③담당업무에 부합하는 타당한(reliable) 평가도구 마련
④인사평가 결과 공개
⑤고충처리제도 마련
⑥성과코칭 및 목표 달성도 공지 측면에서 피드백 실시
⑦합의에 의한 명확한 목표설정
⑧평가면담 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즉, 평가결정 전 이의제기 기회제공),
⑨증거에 기반한 판단.
(공정한 인사평가의 가능성과 조건, 정동관, 월간 노동리뷰 3쪽, 2016.04호)
많은 기업들이 내외부 컨설팅을 통하여 ①~⑤의 제도적인 절차를 마련해 나가고 있다. (물론 ④번의 인사평가 결과 공개는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비공개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인사평가의 공정성은 제도적인 측면의 토대위에서 운영상의 공정성이 담보되어야만 그 수용적 효과를 볼 수 있음이 자명하다. 그런데 운영상의 공정성은 평가자(면담자)라는 다양한 변수에 의해 공정성 리스크가 발생하게 된다. 즉, 위 인용글의 ⑥,⑦,⑧,⑨은 평가자(면담자)의 역량과 이해관계에 따라 자칫 공정성을 훼손하거나, 효과를 저감시킬 수 있는 항목이다.
위와 같은 문제점을 고려하여 인사평가제도에는 평가자 교육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인사평가제도는 제도설계에 집중하다보니, 평가자 교육은 일회적으로 또는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기업 구성원 모두가 초미의 관심을 갖고 있는 인사평가에서 그 제도설계도 중요하지만, 그 실질을 이끌어내는 평가자에 대한 관리 및 교육 부분이 등한시되어, 결과적으로 제도 자체의 수용성이 떨어지는 역효과를 초래하게 된다.
본 고에서는 경영 성과의 보이지 않는 성공/실패 요인으로서의 인사평가의 수용성, 그 중에서 공정성이라는 측면에서, 그 동안 형식적이었던 평가자 교육의 실태와 문제점을 확인하고, 그 대안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려고 한다.
2. 평가자 교육의 의의와 필요성
(1) 평가자 교육의 의미
인사평가의 제도를 구체적으로, 신뢰도를 높혀 타당하게 설계하더라도, 그 내용을 담는 평가자에 따라 그 결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또한 평가자는 기업-경영자로부터 권한(역할과 책임)을 위탁받아 구성원의 역량과 성과를 평가하는 사람이다. 기업의 연속은 사람의 연속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사람의 평가는 결국 기업의 자기평가이라고도 볼 수 있다.
사람에 좌우되기 보다는 제도로서 통제하려는 사고의 기저에는 그 동안 한국의 기업과 노동자간의 낮은 신뢰가 있으며, 의사결정구조상 수평적이고 다양성에 기반한 창의적 기업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이유도 있다. 이런 문화일수록, 평가의 다양성 보다는 평균적 평가에 안도하는 경향이 크다. 업종의 차이는 있으나, 이제는 다양한 개인의 창의성을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면, 그것을 제대로 평가해 낼 수 있는 평가자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더욱이, 인사평가의 목적이 구성원에 대한 평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경영 성과를 관리하기 위한 평가로 확장되었다는 측면에서, 역량 및 성과 평가의 적극적, 발전적인 측면이 더욱 강조되어감에 따라, 평가자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2) 평가자 교육의 필요성
이러한 현실적 필요성과 중요성에 비하여 평가자에 대한 육성은 매우 부족하며, 단순히 직책, 직급, 경력 등을 고려하여 ‘평가능력이 있다’고 간주되어 운영되는 것이 현실이다. 기업의 인사평가는 인사프로세스의 전반에 걸쳐 이루어지는데 인사행정을 제외한다면 인사프로세스의 핵심은 평가 그 자체이다.
기업의 자기 평가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이루어 경영 성과를 제고하고자 한다면 그 ‘평가’를 제대로 해야 하며 ‘평가자’를 제대로 지속적으로 교육 및 훈련시켜야 한다.
(3) 기업들의 평가자 교육의 현황과 문제점
- 기업내 평가자 교육의 현황
많은 기업들의 성과관리는 BSC에 따라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전략과 전술과제가 계층적으로 분화되어, 상위 목표를 위한 하위 전략이 단계적으로 만들어지는 형태이다. 그에 따라 성과관리 --> 성과 평가라는 단순한 관점에서 평가자교육은 아래와 같은 커리큘럼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평가자 교육은 기업의 규모에 따라, 임원, 팀장과 같은 직책자로 승진하는 경우, 리더십 교육과 함께 병행되거나, 성과관리제도를 구축하면서 위 그림과 같은 평가 교육을 추가하는 형태가 있다. 면접 평가의 경우 공채 직전에 평가자(면접관) 교육을 하거나, 직책자 교육시에 반영하기도 한다. 작은 기업의 경우, 임원, 팀장급이 면접관 교육을 받아보지 못하고, 자신만의 경험과 관점을 갖고 면접에 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연구한 아래 자료에 의하면, 전체 501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평가자교육(훈련)을 하지 않는 기업이 48.3%이며, 1년 1회인 경우는 20.6%, 2-3년에 1회인 기업도 5.8%에 이른다. 평가자 교육의 실태가 이렇다는 것은 평가 자체의 중요성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없다는 것이다. (경영)활동의 기초인 Plan-Do-See(Review)에서 See(Review)를 하지 않거나 등한시 한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또한, 평가자 교육(훈련)이 없거나, 1년 1회 또는 그 미만으로 진행된다는 것은 평가 자체에 대한 신뢰도, 공정성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한다.(한국기업 평균적으로 인사평가제도를 대체로 신뢰하는 비율은 21%이며, 보통이 67.5%로 신뢰도가 낮은 편이다. 인사평가제도 현황과 발전방안에 관한 연구, 한국노동연구원, 정동관외 4인, 2015.12) 성과평가/역량평가의 평가는 매우 어려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훈련되지 않은 평가자에 의한 평가는 공정성, 그리고 수용성이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가자의 평가피드백이라는 조직내 코칭과 훈련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조직적 역량의 축적과 조직 시너지 차원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4) 기존 평가자 교육의 문제점
- 자기 평가 훈련의 부재
앞에서 성과평가는 궁극적으로 기업의 자기평가를 통한 혁신의 과정이라고 했는데, 기업의 자기평가는 신입사원부터 CEO까지 모두에게 요구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의 상사 위주의 평가자 교육, 직책자 위주의 평가자 교육은 평가(소수의 평가자-다수의 피평가자) 구조에서 자기분석-자기평가-자기혁신이라는 효과를 내기에 부족하며, 평가 그 자체의 내실도 미약하기 쉽다.
자기 평가는 자신의 역량 및 성과를 데이터로서 먼저 분석하는 등, 자기 객관화를 거치기 때문에 외부 평가만으로 이루어진 것 보다 훨씬 더 공정성과 수용성의 제고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또한 자기 평가 훈련은 향후 승진하였을 경우에 보다 더 훈련된 모습으로 팀원이나 부하직원을 평가할 수 있으며, 코칭이라는 측면에서도 상사의 평가 &코칭보다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 일상적 평가와 코칭과 연결되지 않은 교육
인사평가는 기업의 문화와 경영진의 의지, 임직원의 참여 수준에 따라 년 단위, 반기 단위, 분기 단위 등으로 이루어지고 진다.
위 연구에 의하면, 한국 60% 이상의 기업이 연 1회 평가를 하고 있으며, 반기 평가가 30% 정도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평가 횟수는 많을수록, 평가자는 다양할수록, 평가의 질이 좋아진다고 한다. 이것은 단순한 산술평균의 문제가 아니다. 평가의 대상이 내면의 역량과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활동, 그리고 그 결과라고 볼 때, 그 활동의 전후에 평가가 이루어진다면 그 평가의 현장성(정확성)과 시의적절한 피드백과 코칭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상적 수시 평가와 코칭은 후술한 교육 평가와 코칭이라는 관점에서도 매우 효과적인 방식이다. 기업교육에서 노동생산성 향상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OJT 교육이다. 그 이유는 바로 교육과 훈련(실습)이 업무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즉, 평가는 별도의 회의실에서 시간을 잡고 하기 보다는, 업무 자리에서 수시로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지식경제의 도래와 함께 근로자의 지식과 숙련은 노동생산성과 기업의 경쟁력에 핵심적인 요소가 되었다. 기존의 연구들은 작업장에서의 교육훈련, 곧 OJT가 근로자의 숙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교육훈련 수단 중 노동생산성 향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OJT 비교연구> 서론 1쪽, 2010년, 한국노동연구원, 장홍근외 4인)
일응 규모에 따라 수시 평가가 힘들다고 볼 수도 있으나, 그것은 표피적인 변명이며, 익숙함에 대한 의존일 뿐이다. 인사 평가를 HR의 관리 업무가 아닌, 전사의 모든 부서의 고유 업무로 인식 전환을 한다면, 기업의 현실과 직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일상적 평가를 시도할 수 있다고 본다.
- 역량, 성과, 교육단계의 일체적 교육 부족
채용프로세스상에서 필요한 평가자 교육은 채용(승진심사) 단계의 면접관 교육, 성과관리 및 성과평가를 위한 교육 정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즉, 피평가자는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역량으로 한번, 성과로 한번 평가하고 교육 평가는 사실상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교육결과보고서나, PT발표등의 교육공유 형태로 일회적으로 이루어진다.)
기업에서 교육의 효과는 경영적인 의미로 환산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교육 이후에 피평가자의 역량(지식, 기술, 태도)에 어떤 변화가 유도되었는지, 성과가 있다면 어떻게 연결되었는지를 확인하는데 있어 중요하다. 기업의 성과는 평가하면서, 그 성과를 촉진하기 위한 교육은 왜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가? 성과는 후행지표이고 교육은 선행지표가 아닌가? 성과 평가는 일응 사람에 대한 평가가 아닌, 행위와 결과에 대한 정량적 평가로 이야기할 수도 있겠으나, 그 결론은 사람에 대한 정성평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기업내 평가는 분절적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구성원간 매우 다양한 관계와 층위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전인적 평가와 피드백, 소통이 가능한 평가구조가 제도설계 및 효과적인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이런 평가를 위한 평가자 교육 역시 평가자와 피평가자가 접하는 프로세스상의 다양한 지점에 맞게 일체형으로, 전인적 평가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검토할 만하다고 본다.
교육은 배우는 것이고, 훈련은 익히는 것이다. 일상적 평가와 코칭은 자연스럽게 역량, 성과, 교육의 평가의 일체성과 함께 하게 된다. 평가의 공정성, 수용성 측면에서도 업무처리-평가-코칭이 이루어지는 일련의 과정에서 해당 피평가자에 공정성과 수용성은 높아질 수 있다.
수행 업무와 시간적으로 연계된 이러한 일상적 평가-교육의 효과는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기업 교육 진행상의 불신뢰를 해소하는데에도 도움이 된다. 목표는 역량 개발이지만, 현실적으로 저성과자의 퇴출을 위한 관리 내지 평가로 진행된다는 비판을 받는 해고/퇴사 직전에 수행되는 저성과자 교육프로그램은 그 내용도 문제이지만, 그 형식이 구성원의 역량개발과 보완과 유리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 교육 평가에 대해 피평가자의 공정성 인식, 평가 결과의 수용을 기대하기 어렵다.
- 평가자의 전문성의 부족
성과평가가 기업의 전략 방향하에 사전에 합의된 목표, 그리고 KPI에 따른 계획 실행을 측정한다는 측면에서 객관적인 정량적 요소와 평가기준이 제도적으로 확보되어 있는 편이다. 그래서 많은 인사평가자 교육프로그램에서는 기업의 성과관리 및 평가시스템과 기술적인 측면에서 평정방식을 교육하는 것으로도 어느 정도 평가역량을 확보하게 된다.
그런데 역량평가의 경우에는 추상적인 역량 기준 및 평가안을 토대로 결국 ‘주관적인’ 판단에 맡기게 되는데 역량에 대한 평가자의 분석 및 평가능력은 평가자 교육에도 불구하고 수준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 현실이다.
(역량평가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
위 그림은 인용한 연구에서 기업이 역량평가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을 나타낸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추가한 빨간 점선안의 내용은 바로 평가자의 평가역량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평가자에게 평가 전문성까지 요구하는 것이 과한 것이냐에 대한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평가 업무가 리더(직책자)의 본질적인 업무라는 인식과 평가능력 역시 리더의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평가자는 피평가자의 직속 상사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편향성을 갖기 마련이다. 성과 평가의 경우에는 해당 성과의 업무과정과 결과를 잘 아는 직속 상사의 평가가 매우 중요하지만, 역량 평가의 경우에는 ‘피평가자를 잘 안다’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과 부하직원과의 관계등에 기인한 관대화 경향, 엄격화 경향의 오류, 자신이 갖고 있는 부하직원에 대한 이미지에 기반한 평가 오류(Image Dependency) 또는 자신과 부하를 비교하는 대비 오류(Contrast Errors)가 그것이다.
- 평가 과정의 충실도 부족
아직도 인사평가 업무는 HR부서의 위탁업무(?)로 이해하고 자신의 본 업무외 추가 업무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평가 주기가 1년에 4번 이하인 경우에 특히 그런 인식이 강한 편이다. 이런 경우, 평가는 리더의 일상적인 업무가 아닌, 한시적 업무로서, 평가 결과의 중요성에 비하여 평가 업무의 중요도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 결과로 평가의 충실도가 부족해질 수 밖에 없는데 이것은 결국 평가의 공정성, 평가자의 수용적 태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평가 주기는 평가 과정의 충실도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분기 단위 평가만 하더라도, 평가 자료의 작성과 취합등 또 다른 업무량이 되어버리게 되며, 반기 또는 년 단위 평가인 경우에는 현장감과 구체성이 떨어지게 되어, 평가 오류중 근접한 시기의 성과를 전체적인 것으로 판단해버리는 시간적 오류(Recency Errors)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 부실한 평가자 교육 여건
평가는 인사 프로세스상에서 채용단계(면접관-역량평가) - 평가(성과평가)-보상-교육(교육평가)-퇴직(역량 및 성과평가) 단계에서 모두 이루어지는데, 평가자 교육은 주로 성과관리용 평가지침 숙지를 위한 교육, 직책자 리더십교육 또는 면접관 교육 형태로 외부 위탁교육으로 짧게 일회성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보니, 평가자 교육의 내용 역시, 인사 프로세스 전반에 필요한 사람과 사업(성과)에 대한 평가역량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주제보다는, 기술적인 접근(Skill)으로 가볍게 진행되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위 연구자료를 보면, 평가자교육(훈련) 기업의 50.6%가 평가자 교육 시간을 3시간 이내로 진행한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교육 현실에서 3시간은 일정한 내용의 전달교육 수준에 불과한 시간이다. 조금 과장되게 이야기하면, 평가 지침을 공유하고, 주의사항을 전달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여건하에서 평가자가 어떻게 훈련될 수 있으며, 그 평가자에 의해 평가받는 피평가자의 신뢰 확보, 그리고 피평가자의 역량개발과 코칭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기업, 조직에서 평가는 구성원의 동기부여와 보상의 근거는 물론, 경영 혁신을 위한 냉철한 자기(조직) 이해이며, 명령(지시)와 평가는 경영의 2가지 핵심 축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가는 리더십의 일환이며 인재(사람)의 연속으로서의 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찾아가는 제도이자, 평가 운영상의 실질이 요구되는 것이다.
평가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 뛰어난 성과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성과와 연동된 업무를 분석하고 뛰어난 인재를 발굴할 수는 있다.
3. 새로운 평가자 교육 방안의 설계 방향
역량평가이든, 성과평가이든 평가는 기업의 현재(사업, 구성원 역량)를 분석하고 변화와 혁신을 통해, 경영의 목적을 달성하고 보상 배분을 위한 경영 활동이다.
인사평가의 중요성은 인사평가제도의 정밀한 설계 및 평가자의 역량 강화를 요구한다. 인사평가제도의 제도 설계적 측면에서는 그 동안 많은 연구와 제시가 있어 왔다. 그러나 인사평가제도 운영의 핵심인 평가자에 대한 중요성은 인식하면서도 조직내 평가 역량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의가 부족하였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방향성을 평가자 교육에 반영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1) 훈련된 평가자의 확보
조직내에서 평가역량을 갖춘 평가자의 확보는 피평가자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금껏 평가자 교육은 직책자(고과권자) 중심으로만 이루어졌다. 그런데, 성과관리제도의 운영은 경영자의 철학과 전략에서부터 말단사원까지 연계되어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대다수 실행 인력인 피평가자들이 자기 업무의 실행과 평가에 숙달되고, 해당 성과 창출에 요구되는 역량에 대한 이해와 역량개발을 한다면 그것은 바로, 평가의 목적 자체를 충족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또한 이 과정은 경영단위의 목적과 방향에 대한 구성원의 공감과 평가에 대한 공감능력의 향상을 가져와 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 즉 수용성을 제고하는 효과도 도모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신입사원 연수교육시 성과 및 역량에 대한 개념과 평가방식에 대한 훈련을 1차로 한 뒤에, 주기마다 본인의 자기 평가(성과/역량)를 실행하고 반영하는 것이다.(경우에 따라 실제 반영은 하지 않고 예비평가로 비교해 보는 정도로도 다소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
(2) 내부 및 외부 평가 역량의 활용
이상적인 조건하에서는 기업내부에서의 인사평가가 제일 타당성이 높다. 그러나 성과평가와 달리 역량평가의 경우에는 역량이 개인이 갖고 있는 지식, 기술, 태도가 발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외부 전문가를 활용하여 평가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도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기업의 경쟁력은 내부가 아닌 외부와의 비교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구성원 역량을 상대평가로만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전문가를 통한, 시장 경쟁력 측면에서 구성원 역량의 As-Is와 To-Be를 평가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업의 HR부서 뿐만 아니라, 현업부서에 평가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 평가는 채용부터 시작하여 인사프로세스 전반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직책자로 승진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필수 역량으로서 요구하고 교육하여야 한다.
(3) 일상적 평가와 피드백, 코칭의 훈련
평가는 공식적 소통이면서도 평가자의 비공식적인 소통‘방식’에 따라 그 평가의 공정성, 수용성의 효과가 달라진다. 따라서 평가자 교육에서 Skill 차원에서 교육하고 실습하는 피드백, 코칭을 일상 업무에서 익히고(훈련) 다시 주기적으로 평가와 피드백 및 코칭의 결과를 갖고 교육으로 환원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평가 및 피드백, 코칭의 일상성은 피평가자와 평가자의 업무적 인간적 신뢰를 형성하고 그 평가의 공정성, 수용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기업에서 평가자 교육은 극히 제한적으로 일시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런 교육 방식으로는 해당 교육이 지향하는 인사평가의 목적을 일상 업무에 녹여낼 수 없고, 그런 평가는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는 달리 또 다른 업무부담으로만 작용할 뿐이기 때문이다.
(4) 평가 결과가 아닌 평가 과정과 내용에 대한 경영자의 관심
마지막으로 경영자는 인사평가 결과보다는 평가 과정과 내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누가 S등급이냐, D등급이냐는 것은 평가프로세스를 거친 결과일 뿐이다. 구성원의 역량과 성과를 어떻게 분석하고 평가해내었는지, 어떠한 사유와 근거로 평가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러한 평가 과정과 내용에 따라 기업의 성과를 지속시킬 수 있는 혁신 과제를 도출하고, 성과 역량을 가진 인재를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자의 이런 관심은 각 직책자별로 결과라는 후행지표만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는 것이 아니라, 업무 성과 또는 인재 육성 과정이라는 선행 또는 병행지표에 매진하도록 하여, 그 결과를 좌우할 수 있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인사평가의 무엇이든 정량평가와 정성평가가 균형을 이루게 마련이다.
그것은 곧 정성평가의 어려움과 중요성이 평가 결과 전체의 공정성과 수용성에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고, 그 평가자의 평가 역량에 대한 신뢰가 가장 우선시 될 것이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 계간지, 임금연구 2016년 여름호에 게재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