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브릭 미니멀
없으면 더 좋고 모르면 더 좋을 것들
쓰윽 쓸어내니
단순 개운하다
집집마다
가구 다음 큰 짐
패브릭이 아닐까
옷장 이불장 벽장
수납함 가득
이불 옷 수건 방석 쿠션 인형 커튼 각종 덮개
미니멀라이프 후
옷과 이불을 줄이고
쟁이던 패브릭과 덮개들을
비우고 기부했다
패브릭 인테리어 ...
꽃무늬와 레이스
하양하양 천들
물건들이 꼬리를 물듯
한번 덮기 시작하니
덮을 것들만 보이고
걸고 늘어뜨릴 곳만 찾게 되었던 ...
그래서 이제 나는
앞치마도 두르지 않게 된 걸까 ^^
최소한의
패브릭 살림을 지향한다
패브릭 단순 살림
해 보면 그 개운하고 편리한
간소함에 빠져들 것이다
하루 동안
세탁과 건조가 가능한
이불홑청 패드 모두
단벌로 충분하다
벼르던 베개를 바꿨다
해 좋은 날
생각나면 바람도 씌우고
땀이 없는 편이라
여느 집 보단 오래 쓰는 편인데
커버는 가끔씩만 세탁하고
커버 위에 베겟잇을 얹어 쓴다
벗기는 수고로움이 없다
단벌이니 수건을 얹기도 한다
땀 많은 지성 두피는
미리 비닐을 씌운 후
베겟잇을 씌우면
베개솜 수명이 길어진다
식기 수세미는
한 달에 한 번씩 바꿔야 한대 ...
수건은 1 ~ 2년이면 뻣뻣해져 ...
이불솜 베개솜은 3년이면 바꿀 시기래 ...
바꾼다
바꿔야 한다
바꿔야지
바꿔야 할까
난 그냥
무념무상이고 싶다
내가 어릴 적
짤순이라는 탈수기가
등장하기 전만 해도
수건은 비틀어 짜 널다
그물망처럼 헤어져
마지막엔 걸레로 쓰이곤 했었는데
첨단 전자 시대에
수건에 구멍 날 일은 잘 없다
다만 둘레가 나달 나달 해지는데
우리 집 수건이 지금 그런 상태다 ^^
개의치 않는다
언제고 더는 못 쓰는 날이 오겠지
적당한 무심함이 절실한
소비 세상에 산다
책 제목 같지만
참을 수 없는 예민함에 대하여
한 번쯤 생각해 본다
낡거나 거친 수건을 쓰는 것
자주 바꿔야 위생적인 면이
해결된다는 믿음
종류별로 두는 닦을 것, 걸칠 것들
한 번만 입어도 세탁기에
집어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세탁 습관
삶에 하등 도움 안 되는
정체불명의 깔끔 병
상업적 경제 성장은
우리들에게 예민함까지 키우게 한 걸까
충분하거나 또는 괜찮지만
그 어떤 상업적이고 심리적인 습관들이
우리의 공간과 시간과 경제를 소모하고 있다
어디에도 없던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는 말은 너무나 흔해졌지만
그냥
무념무상이고 싶어진다
식기 건조대 없이
물기만 털어 올려 두고
자연 건조 시킨다
세탁기 빨래와 함께 돌리면 관리 끝
식기용 마른 천은 필요치 않았다
닦는 수고로움과 천 관리는 싫으니까
애먼 일은 줄여 간다
하루 하나 부엌 작은 수건
낡아 사라지면 그땐
어떤 것도 들이지 말아야지
필요와 당연으로 들이는
패브릭만 줄이고 덜어 내도
집 공간 환경 살림이 깔끔해진다
슬슬 발동이 걸린다
언젠가
누르스름 베이지톤 수건을 마련해서
표백과 삶기를 모두 날려 버리고
밤에는 베갯잇
낮에는 욕실과 부엌의 수건
그래서 하나로 셋을 해결해 버리는
그런 미니멀한 꿈을 꾸어 봤다
이 또한 무념무상
가벼운 살림이 되겠지
얼마만 들이면 쉽게 바꾸겠지만
조용히 때를 기다리겠다
참는 게 아닌
평온함을 누린다
휩쓸려 따르던
상업적 틈바구니에서
다시 보이고 새롭게 읽히는 것이
미니멀라이프
패브릭은
꼭 필요한 만큼만 ...
훌훌 걷어 내고 가벼워지자
정리와 위생은 자동
간결함과 편리는 두 배
개운함 단순함은 무한대
게다가
알게 모르게
꾸안꾸 인테리어가 되는
이런 신기하고 기분 좋은 경험
널리
전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