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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less Nov 24. 2022

Strum's

마닐라의 '진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

늦은 밤 술 한잔이 더 필요하다면, 마닐라에서는 Strum's에 가야한다. 어느 밤가게 앞에서 꽃 파는 아주머니를 마주치게 될거다. 장미 한 송이를 건네며, 유어 파인 레이디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어, 라고 말할거다. 미리 준비했다는데, 거절하기란 쉽지 않을 거다. 세 번 쯤 마주치면 꽃 대신 미소를 건네며, 오늘은 늦었네? 말을 걸어올거다. 그럼, 오늘은 어떤 하루였는지 시시콜콜하게 얘기하게 될거다.


아주머니 옆에는 끈으로 엮은 나무 상자를 목에 걸고 가치담배를 파는 아저씨가 있을 거다. 담배를 고르면 불을 붙여주는데, 가끔 직접 입에 물고 불을 붙여주기도 한다. 당신이 취해보인다거나, 당신의 하루가 그다지 좋지 않아 보인다거나 하면 말이다. 일종의, 어떤 위로라고 느껴질 거다. 그리고, 그 담배 맛있을 거다.


가게에 들어가면, 아주 포멀한 정장을 입은 늙은 웨이터가 자리로 안내해줄거다. 마닐라의 '진짜' 음악이 연주되는 스테이지 바로 앞에 앉을 수도 있고, 연주자와 관객들을 한걸음 떨어져 볼 수 있는 먼 구석에 앉을 수도 있을거다. 메뉴는 따로 없다. 당신이 마시고 싶은 걸 얘기하면 적당히 가져다줄거다. 그리고, 가게 앞의 아주머니처럼, 늙은 웨이터도 세 번 쯤 마주치면 당신을 기억할거다. 그 증거로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대신 "늘 드시던 걸로?"라고 물어올 거다.


마닐라에 간다면 Strum's에 세 번 쯤 가보시라. 당신을 기억하는 사람을, 적어도 셋은 알게 될 거다. 그들이 건네는 하루의 위로를 경험하게 될 거다. 멋진 일이지 않은가? 한 사람도 아닌 세 사람이 당신을 기억하는 공간이라니. 그리고, 당신은 어쩌면 마닐라와 사랑에 빠지게 될 거다. 장담하는데, 그건 좋은 일이다. 세상 어딘가에 사랑하는 곳, 돌아가고 싶은 곳이 존재한다는 건 여행자가 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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