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잘 가고 있다고

속도를 증명하지 않아도, 나를 데려가는 하루에 대하여

by 작가 보통사람

그리고 나는 안다.

이 다짐이

갑자기 나를 단단하게 만들지는 않을 거라는 것도.


여전히 흔들릴 것이고,

사소한 말 한마디에 마음이 내려앉을 날도 있을 것이다.

괜찮다고 말해놓고

괜찮지 않은 밤을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그 모든 순간을 실패라 부르지 않기로 한다.

넘어지는 마음에도

나름의 이유와 속도가 있다는 걸

조금은 배웠으니까.


나는 나에게서

완벽한 결론을 요구하지 않기로 한다.

대신 오늘 하루를 통과해 낸 흔적만

조용히 인정해 주기로 한다.

아무도 손뼉 치지 않아도

스스로를 퇴장시키지 않은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한 날이었다고.


어쩌면 나는

계속 미완성인 채로 살아가겠지.

하지만 그 미완성 안에서

나는 매일 조금씩

나를 배워갈 것이다.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보다

어디에서도 나를 잃지 않는 법을.


그래서 내일의 내가

오늘보다 조금 더 무거워진다 해도

나는 오늘의 이 마음을

조용히 건네줄 것이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고,

지금의 너도 이미

도착해 있는 중이라고.


그리고 그 말 하나면,

다시 한 걸음은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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