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걸어온 시간들이 가르쳐준 한 가지
그래서 오늘의 나는
어제보다 조금 느려도
조금 서툴러도
스스로를 재촉하지 않기로 한다.
세상은 여전히 속도를 묻고
결과를 증명하라 말하겠지만,
나는 이제 안다.
내 삶에는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박자가 있다는 것을.
가끔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가
가장 용감한 날일 수 있다는 것도,
그저 숨 쉬고 버텨낸 시간들이
이미 충분히 의미 있다는 것도.
나는 더 이상
‘언제쯤 괜찮아질까’를 묻지 않는다.
괜찮아지기 위해 애쓰던 마음보다
이미 괜찮아지지 않아도
나를 놓지 않았던 순간들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는 걸 아니까.
앞으로도
확신보다 망설임이 많은 날들이 오겠지.
그럴 때마다 나는
조용히 나에게 말해줄 것이다.
지금도 잘 가고 있다고,
비교하지 않아도 된다고,
멈춘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가장 나다운 방향으로
천천히 흐르고 있다고.
그러니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를 위해
조금 덜 미워하고,
조금 더 믿어보기로 한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그것이 내가 나를
끝까지 데려가는 방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