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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lawadee Aug 03. 2023

농민들의 절박함이 만든 30년 전통

유기농 야시장 <NOCTAMBIO-MARCHÉ> 방문기

녹탐비오 야시장은 주1회 도시의 중심 광장에서 열리는 유기농산물 직거래 시장이다. 1980년 지속가능한 유기농업을 위해 설립되어 현재까지 신선농산물, 유제품, 육류, 가공품 등 다양한 유기농 제품을 소비자와 직거래한다. 좋은 품질의 유기농산물, 안전한 식품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의 가치, 지역 농민과의 연결을 통해 지역사회를 지원하는데 의미가 있다.

Nature progres(지속가능한 자연)단체 타른지부가 주관하는 유기농 전문 야시장으로 현재 Castres, Albi, Saint-Juery 세 곳에서 열린다. Albi에서는 매주 화요일 4시부터 8시까지 페르낭 펠루티에 광장에서 12명의 생산자가 참여하고 있다. "Nature et Progrès" 또는 "AB"(유기농법) 인증을 받은 현지 생산자의 신선한 농산물, 육류, 유제품 및 기타 제품을 판매한다.

30년 이상 계속된 유기농 야시장에는 27년 째 직접 재배한 밀로 빵을 만들어  나오는 농가도 있다. 


“이런 게 팔리면 농사 걱정이 없겠어요.” 

시장을 둘러보던 연수자들 사이에서 나온 말이다. 우리나라 마트와 시장, 아니 못난이채소를 취급하는 플랫폼에서도 보기 힘든 작고 못생긴 채소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인기 없는 시골장터의 모습이었고 몇몇 연수자들 사이에서 가장 실망스런 곳이기도 했지만 우리를 안내한 오르페오씨로 부터 “관행농산물과 가격경쟁력이 없어 우리끼리 장을 열기로 했다. 일주일에 3번 동네를 돌아가며 야시장을 연다.”는 말을 듣고 살짝 숙연해졌다. 

30년 동안 매주 야시장을 열어야만 하는 농민들의 절박함이 이 시장을 지속하는 힘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오랫동안 그들을 잊지 않고 찾아주는 지역 주민, 소비자들의 변치 않는 신뢰가 큰 재산이라고 여겨진다. ‘관계의 지속’이란 이런 것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프랑스 유기 농가들의 가장 큰 어려움도 시장에서의 가격이다. 

특히 유제품의 경우 유기농유와 일반유의 가격이 같아 축산 농가들이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유기농을 먹던 사람들이 일반농산물을 먹게 되고, 유제품 역시 남아도는 유기농유의 가격이 어쩔 수 없이 떨어진다.

그래서 도시와 농촌, 생산농가와 소비자를 꾸준히 연결하는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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