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파는 공간, 커뮤니티 서비스

✍사업 일기 4

by 코나투스

주말 모임에 이어서 평일에도 모임을 만들게 됐어요.


평일에도 모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덕분에 생각보다 빨리 한 걸음 내딛게 되었네요. 어제 첫 평일 모임을 했는데, 회원분 중 한 분이 이런 말을 하셨어요.


"오랜만에 대화다운 대화를 하는 것 같다"라고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이 '회사 생활을 하면 늘 만나는 동료들과 일하고, 밥 먹고, 맥주도 한 잔 하곤 하는데 '직장동료'라는 이해관계 속에서는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가 한계가 있다고, 그리고 또 대학 동기들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하곤 하는데 그 모임마저도 (대학시절) 그때의 이야기에 빠져있게 된다.


ㅡ라는 말을 하셨던 거 같아요.


2019년 - 두 번째 파티


이런 일련의 말들을 듣고 있으면, 속에서 부터 묵직하게 차오르는 흐-뭇함이 있어요. 우리 모임 이름 Context잖아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문맥을 놓아주고, 그 위에서 자기 자신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공간인데, 그분들과 저희들이 이 공간을 통해서 연결됐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뭔가 우리가 문맥을 잘 놓아주고 있구나 하고 흐-뭇 했어요.


<빛을 보지 못하는 감정을 씁니다> 글쓰기 정규 모임



1. 우리가 모임 때 하는 역할


정말 요즘은 힘들었어요. 너무 많은 마음에너지를 써버렸고 고갈되어 버렸거든요. 연말 파티도 -원욱 님 표현을 빌리자면- 영혼을 갈아 넣어서 만들었고, 매번 모임에 참여할 때마다 온 마음을 다해 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꺼내서 표현하려고 애썼어요. 그게 저희가 '현재' 하는 일이니까요.


정규 모임이 시작되기 전에


저희가 모임 당시에 하는 역할이 어떤 느낌이냐 하면, (상황에 빗댈게요) 노래방에 그리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갔는데 '누가 선곡을 부를 거냐?' 하는 기류가 흐를 때, 똭- 노래 '못'부르는 제가 마이크를 잡고 신명 나게 취해서 노래를 부르는 겁니다. 그러면 뒷사람들이 마음이 서서히 놓이면서 편하게 노래들이 이어집니다.(웃음)


비슷한 작동원리예요. 원욱 님과 제가 진심을 꺼내 보이는 일과 마음으로 경청해주는 일이, 모임에 처음 참여하시는 분의 마음의 빗장을 풀게 할 테고, 그에 따라 용기를 내서 이야기의 첫 단추를 꿸 수 있다고 믿어요.


항상 컨셉을 잡고 찍었던 모임 후기 사진. 이 사진들이 주는 느낌이 좋아서, 사진 속의 그들이 행복해 보여서 연락을 주신 분들이 꽤나 많았다.


2. 모임의 방향


독서모임 이라면서 너무 감성적이고 서로 격려만 해주고 하는 것 아니냐, 얻어 가는 게 있어야지!


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허나 우리 컨텍스트에서 지향하는 방향은 명확합니다. 학술대회에서나 할 법한 이야기들, 역사적인 배경의 옳고 그름, 이야기의 논리성, 상대방을 이기려고 하는 것 - 이런 것들은 저희들이 추구하는 본질적인 부분이 아닙니다.(앞에서 나열한 것들은 본질에 다가서기 위한 과정은 될 수가 있겠죠.) 이것은 네이버나 구글이 충분히 해결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2019년도 첫 엠티였어요. 책 들고 찍은 사진들은 미션을 수행 중인 멤버들이네요



3. 사사로운 나의 이야기들


2018년도 연말 즐겁기도 했지만, 여러모로 힘들기도 했습니다. 여러분도 비슷한 마음이실 거라 생각합니다.


어젯밤 친구랑 단둘이 잠을 청하면서 누웠어요. 그리곤 많은 이야기가 이어졌죠. 여자 이야기, 여자 이야기, 여자 이야기 그리고 여자 이야기.(웃음) 그리고 컨텍스트 운영 이야기, 트레바리 이야기, 마케팅 관련 강연 이야기, 감정에 대한 이야기 등등. 정말 좋았습니다. 뭐가 좋았냐 하면, 진짜 이런 시간 - 그러니까 아무런 시간의 쫓김이나 부담감 없이 속에 있는 이야기를 편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시간 속에 제가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이요.



정말 그런 시간이 저에게 필요했던 것 같아요. 바쁘고, 심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가지지 못하고 있었던 시간인데 어제 친구와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습니다. 뭔가 회복이 된다는 느낌, 쪼글아 들었던-소모되었던-마음이라는 풍선이 다시금 그 에너지로 볼록해짐을 느끼는 시간이었어요.


저는 또 그 볼록해진 풍선 속의 공기를 사용해서 이 글을 적고 있습니다. 제 마음을 이리저리 만져보며 가장 제 진심을 잘 그려낸 글을요.



4. 추가 멤버 모집에 관하여(밑줄, 별표 땅땅)


(마지막). 맞습니다. 이거 진심을 담은 컨텍스트 글 홍보입니다. 우리를 여러분에게 노출시키는 글이고, 이 글을 읽고 우리 모임에 단 한 분이라도 더 참여했으면 하는 마음에 쓰는 글이기도 합니다. 한 분 한 분이 너무 소중합니다. 5명에서 토론하는 것도 좋은 부분이 있지만, 각 모임에 인원이 한 둘씩만 더 있으면 여러모로 좋을 것 같아요. 새로운 회원분들 한 분 한 분 공간을 찾아주실 때, 혹은 기존의 회원분들이 우리 모임에서 하차를 하실 때 정말 감정의 파도가 마음을 뒤흔들어요.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더 나은 공간을 담다. 컨텍스트


디자이너 분이 없던 시절에는 이런 식으로 멤버들을 모집했다 ㅎㅎ.. 날 것 그대로





2019년 12월 - 다음 시즌 오픈을 앞두고, 강연에 공동 연사로 초청됐다. 포부랑 이상을 발표했고, 다음 시즌에 우리는 처음으로 140명 넘게 정규 멤버를 모집한다.



오늘부로 19년도 4-6월 한 시즌이 후루룩 지나갔다.


첫 만남의 어색함을 달래는 입꼬리, 수많은 킥킥거림과 요란한 웃음소리 그리고 소리 없는 충만한 미소. 서로 마주 보고 앉아,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 전달했고 그에 따라 이해했다는 끄덕거림과 미묘한 눈빛들까지.


우리는 어쩌면 수십수백 시간을 컨텍스트라는 울타리 안에서 함께 보냈고 웃었으며 또 우리의 현주소를 바라보며 씁쓸해하기도, 서로 위로를 주고받고 울기도 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따스함으로 혹은 차가움으로 남았다. 그렇게 한 시즌이 지나갔다.


30년 전에는 '물'을 사서 먹는다고 하면 말도 안 된다고 했지만, 현재 2019년도에는 '대화'를 사 먹는다. 입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그 대화를 말이다.


이전 03화이 일을 좋아했던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