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일기 5
컨텍스트에서 일하면서 원욱, 장미님과 앞으로의 모임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값이 올라갈수록, 공급자의 입장에서도 그만한 값어치를 회원분들에게 제공하고
있는가?라는 고민이 끊이지 않는 것 같다.
값은 올릴 수 있지만, 결국 그 값에 준하는 만족도나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면 소비자들은 결국에는 떠나기 마련이다. 컨텍스트의 문화가 좋고 취지가 좋아서, 이 사업을 좋게 봐주는 호의가 많았지만 거기서
안주하게 되면 컨텍스트는 사업으로 이어나갈 수 없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밥벌이를 한다는 것은 이런 일이다. 두 마리 토끼 잡는 일은 만만치 않다.
2년 전에 한 달에 고작 5,000원씩 회비를 받으면서 독서모임을 키워나갔다.
그 시절에는 제대로 된 홈페이지도 없었고, CS라는 것도 개인 계정으로 연락이 오면 정성 들여서
한 글자 한 글자 답변을 드리곤 했다. 그 시절에는 회원수도 적었고, 엄밀히 말해 회원이라기보다는
지인의 지인으로 한 다리 걸쳐서 아는 분들로 구성된 10-20명 규모였던 것이었다.
사실 그때는 모임에서 선정된 책도 다 읽고, 운영진이라기보다는 한 명의 멤버로 오롯이 몰입해서 모든
모임에 참가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모임의 재미도 높았고, 회원들과의 관계도 좋았다. 그냥 사적으로
연락하면 삼삼오오 나와서 번개 모임이 쉽게 됐다. 그러다 보니 정규 모임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고, 반대로 너무 사람들끼리 가까워져서 발생하는 불화, 다툼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독서모임의 규모가 10-20명의 아닌, 100명이 넘어버리니까 다음 단계를 도모하려면 150명 200명 규모의 커뮤니티를 머릿속에서 구상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느껴진다, 확실히 규모가 작은 2년 전과는
고민의 방향과 색깔이 달라졌다. 솔직히 말해서 모임에 참여하면서 얻게 되는 개인적인 즐거움은
2년 전이 훨씬 컸다.
지금은 늘어나는 회원수와 반복되는 하찮지만 필요한 일들, 적은 보수에 느끼는 경제적인 고통과 더불어,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경험을 회원들에게 제공할 수 있고, 그 만족도를 밑거름 삼아서 충성 회원들을 점점 쌓아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과 부담의 무게가 상당하다.
이번 시즌부터가 정말 독서모임 컨텍스트에서 큰 변곡점이 아닐까 싶다. 어떤 큰 변화가 일어나기 전의
그 고요한 상황. 이 시점을 지나고 나서는 어디로 튈지는 알 수 없다. (가봐야 알겠지? 무섭기도, 설레기도 한다.)
시즌 개월 수도 목표했던 4개월 단위로 변했고, 멤버쉽 비용도 운영진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최소 비용까지 올라왔으며, 더 이상 운영진이 모임에 들어가지 않고 커넥터/호스트 제도가 생기고, 또 홈페이지에서 결제 및 문자발송 시스템까지. 이 모든 일이 정돈되는데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4-5년이면 스타트업의 성패가 결정이 난다는데, 그 과정에서 중요한 포인트까지 도달하지 않았나 싶다. 우린 운 좋게 지금까지 살아남았고, 부산에서 199,000원을 주고 서비스를 론칭했고 정규회원을 100명 이상 유치했다, 허나 스타트업이라는 게 워낙 바람 앞의 등불인 것을 알기에 마음을 더 굳게 먹게 되고 그래야 한다. 결국 가격이 높아졌다는 건, 시장에서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회원분들을 만족시키는 게 그 이전과는 확연히 양상이 다를 거라는 소리이기도 하다.
이렇게 스타트업이라는 것은 산 넘어 산이다. 사실 스타트업이라고 하기에 아직은 규모가 작지만, 우린
이 일을 사업으로 풀어내려고 분투하고 있다. 원욱과 장미 덕분에 조금은 버겁지만 꿈이라는 걸 꾸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 그리고 그 일을 멋지게 풀어내는 대표가 된다는 건 녹록지만은 않다! 건투를 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