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일기 6
네이버에 '부산독서모임'이라고 검색하면, 무료 모임도 많고 저렴하고 괜찮아 보이는 모임이 있는데 왜 하필 컨텍스트에서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또 감상문이라는 것을 쓰지 않으면 참석을 하지도 못하는 이 불편한 서비스를 왜 하게 됐는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했다.
불안을 감수하고 번듯한 직장이 아니라 왜 여기서 시간과 에너지를 내어서, 굳이 월급도 보장받지 못하는 불안한 길을 선택했냐고.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스타벅스에서 테이블 3-4개를 붙여서 하던 지인들과 함께 했던 독서모임이 어느 순간 140명 규모가 되어버렸다. 2년간의 시간 동안 희로애락의 다양한 감정들이 오고 가면서 그 순간순간에는 힘들었지만, 오늘 2020년 8월에 와서 뒤돌아 보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렇게 커져있었다.
어찌 보면 컨텍스트라는 스타트업을 하는 이유는, 회원분들하고 정규 모임에서, 파티에서 대화를 나누고 그들과 감정을 나누면서 조금씩 명확해졌던 것 같다. 정규 회원이 몇 명 없었을 초기 시절에는
그저 붕 뜬 생각으로 컨텍스트라는 것에 뛰어들었다면, 점점 회원들이 10명 30명 70명 100명 140명 늘어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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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확신이 점점 생겼던 것 같다. 시작부터 이렇게 일찍 회원이 많아질 거라는 걸 상상하지 못했고, 어찌 보면 그저 막연하게 일을 벌여나갔었는데 이제는 우리의 일을 인정해 주시는 140명의 컨텍스트 멤버들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우리 대표들이 생각하는 컨텍스트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우리가 제공하는 이 서비스의 의미는 무엇이지? 컨텍스트는 부산에 있는 독서모임을 넘어 서울에 있는 트레바리, 크리에이터 클럽, 취향관, 문토와 다른 점은 무엇이지? 그저 단순한 모방에 불과한 걸까?
회원이 늘어남에 따라 업무량도 많아지고, 일에 치이다 보니까 위와 같은 고민들을 주고받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우리는 일에 잡아 먹혔다. '먹고사는 것 그 너머의 이야기들', '먹고사는 문제에 잡아먹히지 말아요'라는 슬로건을 늘 앞에 내세웠지만, 정작 우리 대표들의 삶이 먹고사는 문제에 잡아먹히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컨텍스트의 정체성과 큰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기는커녕, 지금 당장의 일을 해내기 바빴던 것이다.
이제는 어느 정도 일하는 방식에서 출퇴근 시간이 생기고, 공식 휴무(월-화) 생기기 시작하면서 체계가 잡혀가고 있다. 체계가 잡히는 만큼 대표들의 삶에도 여유라는 것이, 쉼이라는 것이 자리 잡아갈 토대가 생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표들끼리는 월-화요일만큼은 일 이야기를 금지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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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는 농담도 던지면서 우리는 여유를 가지려고 애쓴다. 스타트업이라는 것, '내 일'을 한다는 것은 마음 놓고 쉴 수 없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왜냐면 우리가 안 하면 아무도 일을 진행해주지 않고 마무리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쉼표를 찍고자 한다. 그 쉼표라는 빈 공간 위에서 정말 컨텍스트의 정체성, 우리가 바라보는 방향성을 세울 수 있다고 믿는다.
'부산 독서모임 중에서 컨텍스트는 다른 독서모임과 다르다'라는 말을 컨텍스트에 참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고, 좀 더 욕심내서 컨텍스트를 염탐하는 모든 사람들이 딱 우리의 글과 홈페이지만 봐도 '이 커뮤니티는 확실한 개별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
"왜 컨텍스트를 하세요?"라는 질문에 대해서 조만간 운영진도 인터뷰를 했으면 좋겠다. 그 조만간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2020년도의 큰 과제가 아닐까? 우리가 2025년을 도모하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