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내면여행 중이다. 어디에 있는가?
마음의 숲 속에 있다.
무엇을 하고 있는가?
갈 길을 찾고 있다.
기분부전장애를 아시나요?
인지행동치료를 공부하기 위해 구매한, '필링굿'(데이비드 번즈 박사)이라는 책을 통해 기분부전장애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분부전장애 정의>
약한 우울증상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성인의 경우 최소 2년 이상, 청소년은 1년 이상 우울 기분이 지속되며, 하루 대부분의 시간 동안 거의 매일 경험된다. 기분부전장애를 앓는 사람들은 마치 평생 안갯속을 걷는 것처럼 느낀다고 한다.
<주요 특징>
지속적인 우울감이 몇 달 또는 몇 년 이상 이어짐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다", "나는 항상 기운이 없다"라고 생각.
자신의 우울상태를 병이 아닌 성격으로 여김
삶에서 기쁨, 희망 같은 감정이 거의 사라져 있음
자기비판적 사고가 강하고, 자신을 무능하고 가치 없다고 여김
무기력, 낮은 자존감, 만성적인 피로감
기분은 나쁘지만, 일상생활은 겉보기엔 유지됨 (출근, 가족 돌봄 등)
치료받지 않으면 수년간 계속되며, 종종 심각한 우울(major depressive episode)로 발전할 수 있음
특히나 날 놀라게 했던 것은 기분부전장애가 있는 사람은 흑백논리, 과잉 일반화, 해야 한다 사고 등 10가지 인지왜곡을 하는 데, 전부 아내에게 해당되어 보였다는 점이다. 내가 아내의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점은 인지왜곡 증상에 들어가 있었다.
내가 그토록 싸운 이유가 기분부전장애 증상이라고?
며칠 잠이 오지 않았다. 아내와 결혼 후 수년을 싸웠던 모든 이유가, 마음 들지 않았던 아내의 모든 모습은 기분부전장애의 증상이었다. 이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었다. 허탈한 마음이 컸다.
'그동안 내가 무엇과 싸운 거지?'
아내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었는데, 본인 스스로 도움이 필요한 상태인지 자가 진단이 안 되었다. 그 이유는 위의 특징에서 나온 것처럼 아내는 "자신의 우울상태를 병이 아닌 성격으로 여겼기"때문이다.
성격은 당연한 것이기에 자신이 도움이 필요한지 몰랐고, 나 역시 아내를 "부정적인 성격"으로 이해하고 살았다.
당시 고된 감정노동으로 나 역시 우울함이 있었다. 아내와 나는 같이 우울증 자가진단을 해 보았다. 아내는 중증 우울증, 나는 경증 우울증으로 결과가 나왔었다.
나는 인지왜곡 10가지를 출력(첨부참고)해 잘 보이는 붙여두고 지나다니면 자주 봤고, 아내와 내가 대화 중에 인지왜곡을 하는지 점검했다.
누가 진단을 내리는가?
우울증 진단은 누가 내리는가? 정신과 전문의가 내리는 것 같지만, 사실 많은 정신질환은 가족이 판단하거나, 혹은 자기 자신이 내린다.
아내의 기분부전장애 진단은 누가 내렸는가? 남편인 내가 내렸는가? 아니다. 나는 뭐든 돕고 싶었고, 그러다 보니 책을 알게 되어 보여줬을 뿐이다. 아내는 "이거 완전 내 얘기네"하며 동의하였다. 자가진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관계에 금이 가지 않았다.
내가 만약 책을 펼쳐서 증상들을 내 보이며 아내에게 "너는 기분부전장애야"라는 식으로 판단하는 교만을 부렸다면, 아내가 요즘처럼 좋아졌을까?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남편으로서 우울을 겪는 아내를 돕고 싶을 뿐이었다. 나는 정상이고 아내를 비정상으로 여기지 않는다.(인간은 전부 저마다의 결점이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많은 가족들이 여기서 실수를 한다. 자신은 철저한 정상이라고 여기며, 마음의 어려움을 겪는 가족에게 함부로 말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넌 품행 불량이야", "넌 우울증이야", "넌 불안장애야"
"너는 ADHD야", "넌 나르시시즘이야"
이런 식으로 단정을 짓고, 병원상담/입원을 강제하면 가족 간의 신뢰에 금이 가고, 더 큰 어려움을 불러올 수있다.
정신질환 남발의 시대다.
요즘 대부분의 국민들은 불안장애, 공황장애, 우울증, ADHD 등 정신 장애 하나 정도는 갖고 있다. 정도가 얼마나 심각하냐가 문제이다. '장애'라고. 이름 붙이지만 대개의 경우 '고치기 어려워하는 약점'정도로 이해하려고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아내는 불안이 높고, 나는 분노가 높은 편이다. 고치기 어려우니 '장애'라 불릴만하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인정하고 차츰 고쳐 나아가고 있다.
서로의 격려 속에 우리는 완전하지 않아도, 함께 발전하고 있어서 행복하다. 이 과정들을 수년 통과하며 원수처럼 싸우던 우리 부부는 좋은 친구가 되었다.
해결책은 항상 하나다.
겸손과 사랑이 없다면 백약이 무효하다.
자기 자신이든, 가족이든 겸손과 사랑으로 돕고 싶다고 말하자.
"같이 아프고 싶다고, 돕고 싶다고..."
또, 그 어느 인격도 완벽하지 않음을 잊지 말자.
그래야 우리가 같이 살 수 있다.
기록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롬 3:10)
의인은 없다. 하지만 용서받은 죄인은 많다.
P.S
끝으로 자존감을 찾기 위한 질문을 드리니 대답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손으로 직접 써보는 것이 항상 제일 좋으니, 꼭 손으로 써보시길 바라며, 정 귀찮으시면 속으로 진지하게 대답해 보시길 바랍니다.
< 자존감 여행 질문 >
* 나는(혹은 그는)만성적 우울함이 없었나요? 있다면 언제가 시작이었을까요?
* 나는(혹은 그는)우울함을 성격으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나요?
* 그동안의 노력이 소용이 없었다면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 나는(혹은 그는)인지왜곡을 하고 있지 않은지요? 하고 있다면 몇 가지나 해당될까요?
※ 참고자료
1) 우울증 자가 진단
https://nct.go.kr/distMental/rating/rating02_2.do
2) 10가지 인지왜곡 리스트(필링굿 본문)